🦢삼성이 버린 오리새끼, 백조 됐다…분사 뒤 날아오른 이 기업

구독자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 입니다. :)

어김없이 이맘때가 되면 증권사들이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을 발표합니다. 또 언론에선 매번 이걸 다 모아서 기사를 한바닥씩 쓰죠.

한번 쭉 봤더니 이렇습니다. 신한금융투자 3000~3700, 한국투자증권 3000~3550, 메리츠증권 3000~3500, 한화투자증권·KB증권 2900~3500, 삼성증권 3000~3300. 상단만 제시한 곳도 있네요. 하나금융투자 3650, 대신증권 3630(수치가 특이하네요), SK증권 3500, 유진투자증권 3400.

‘기업 이익이 살아나니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쪽(하나금투, 신한금투, 대신증권)과 ‘미국 연준의 자산축소 움직임으로 조만간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쪽(KB증권, 삼성증권)으로 나뉘는 분위기!

그런데 저만 그런가요. 이런 전망을 보면 괜히 삐딱한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맞지도 않던데. 지수 전망을 왜 하지?!’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지난해 5월 말 증권사들이 내놨던 2020년 하반기 코스피 전망! 당시는 코스피가 빠르게 회복해 2000선에 거의 근접했던 시절이었는데요. 증권사 전망치는?!

너무나 암울했네요. SK증권 1800~2300, 메리츠증권 1800~2250, NH투자증권 1850~2150, 한화투자증권 1750~2150, 하나금융투자 1850~2100, 키움증권 1700~2100. 한마디로 하반기 내내 ‘박스피’에 머물거라고 봤던 거죠. 그 때 언론에선 “코스피가 2300까지 간다고? 설마!”라며 기사를 썼고요. 하긴 전례 없는 동학개미 운동에 백신 개발까지.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어요(지난해 코스피는 8월에 2400 뚫고 12월 2900까지 하이킥).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전망은 원래 틀리는 겁니다. 특정 종목도 아니고 코스피 지수를 어찌 맞추나요? 수치가 아니라 전망을 그렇게 한 이유와 논리가 중요한 거죠. 그런 배경은 알면서(믿으라는 건 아님) 투자해야 위험에 조금은 대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우리 오늘도, 공부하시죠~ :)

돈 안 된다 구조조정했는데 이젠 ‘알짜’라니! 솔루엠

·삼성전기 분사 뒤 TV용 ‘3in1 보드’ 신시장 개척
·전자가격표시기, 가파른 성장으로 글로벌 톱2 눈앞
·실적·성장성 O.K…기관 매물이 단기 주가의 관건

한동안 광풍이었죠. 공모주 시장. 하지만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한 기대주라도 정작 상장 뒤엔 주가가 확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2월 코스피에 상장한 솔루엠도 마찬가지인데요(공모가 1만7000원, 현재 주가 2만6500원). 최근에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며 다시 주목 받는 분위기! 어떤 기업이길래?

돈 안 된다고 버렸는데, 알고 보니 보물! 이런 ‘미운오리 새끼’ 스토리는 흥미롭죠. 전자부품·ICT업체, 솔루엠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솔루엠은 2015년 삼성전기의 파워모듈·튜너·ESL(전자가격표시기)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한 회사입니다. 분사 이유는 ‘저수익 저성장’ 사업이라서. 당시 실적부진에 시달렸던 삼성전기는 비주력 사업부를 떼어냈고, 임직원들이 퇴직금을 투자해 솔루엠 주주가 됐습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았죠. 탄탄한 기술력과 노하우에 안정적인 거래처(삼성전자)까지 있으니까요. 분사 당시 매출이 6000억원 규모였는데,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솔루엠의 탄탄한 실적을 뒷받침 해주는 대표제품은 ‘3in1 보드’입니다(2020년 매출의 49%). 원래 솔루엠은 TV용 전원공급장치를 삼성전자에 공급했는데요. 수익성도 낮고 경쟁도 너무 치열했죠(그래서 분사 당함..). 분사 뒤 연구개발 끝에 2016년 TV용 핵심부품 세 개(전원공급장치+튜너+영상보드)를 하나로 합친 ‘3in1 보드’를 자체개발했는데, 이게 신의 한 수! 일체형이라 조립공정이 단순해지고,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게 큰 장점입니다.

2017년 삼성전자가 저가형TV에 솔루엠 ‘3in1 보드’를 쓰기 시작했고요. 지금은 중고가 라인 TV(UHD급)에도 들어갑니다. ‘3in1 보드’가 들어가는 삼성전자 TV는 2017년 76만대(2%)에서 2020년 1200만대(25%)로 급증. 채택률이 올해는 40%, 2023년엔 70% 이상 될 전망입니다(하나금융투자). 솔루엠 실적이 쑥쑥 늘어난다는 뜻.

삼성전자 말고 다른 TV제조사까지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건 안 비밀. 올해 중국 TV브랜드 스카이워스에 공급을 시작하고요. 다른 중국 TV업체도 신규 수주 가능성이 있다는 군요. 일단 기술력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고객사가 더 늘어날 듯.

3in1 보드가 솔루엠의 안정성을 책임진다면, 성장성은 ESL이 맡습니다. ESL이라고 하면 자칫 금융상품(주가연계증권 ELS)과 헷갈리실 수 있는데요. 한국어로는 ‘전자가격표시기(Electronic Shelf Label)’라고 부릅니다. 네모난 소형디스플레이에 상품명, 가격, 바코드 정보를 제공하는 전자기기이죠. 대형마트 진열대에서 보셨을 겁니다.

가격 표시해주는 기기가 돈이 되냐고요? 네, 됩니다! 오프라인 매장 가면 종이에 가격을 써서 끼워놓은 곳이 아직 훨씬 더 많은데요. 그게 죄다 ESL로 바뀐다고 상상해보세요.

‘돈 들게 그걸 뭐하러 바꿔. 그냥 종이에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5000종 품목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종이가격표를 일일이 바꿔끼우려면 직원 3명이 3시간을 매달려야 합니다. ESL를 도입하면 컴퓨터 1대로 가격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으니, 인건비를 줄일 수 있죠. 가격을 잘못 표시하는 실수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삼성전기는 이 시장에 꽤 일찍(2007년) 뛰어들었는데요. 정작 ESL 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한 건 솔루엠으로 분사한 뒤입니다. 유럽 대형마트(레베, 메트로), 미국 백화점(메이시스)과 가전판매업체(로우즈), 캐나다 마트(로블로)에 제품을 공급하며 글로벌 ESL업계 ‘톱3’에 올랐습니다(롯데마트, 하나로마트도 고객).

1990년대 설립된 경쟁업체(스웨덴 프라이서, 프랑스 SES이마고태그)보다 후발주자이지만 솔루엠의 강점이 있죠. 바로 자체생산 능력. 제품 생산을 외주 주는 경쟁사와 달리 설계부터 제조·유통·유지보수까지 다 합니다. 자연히 원가 경쟁력 높고 고객AS도 뛰어남. 게다가 ESL의 핵심인 배터리 수명도 1위 업체(SES이마고태그) 제품의 2배인 10년이고요. 대규모 수주가 밀려들고 있어서 올해 안에 프라이서를 제치고 2위로 도약할 겁니다. 물론 솔루엠의 목표는 ‘3년 내 ESL시장 1위’.

코로나 이전에도 글로벌 ESL시장은 연 25%씩 성장했는데요. 코로나로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습니다. 유통업체의 매장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진 거죠. ESL은 단순한 가격표시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라벨’로도 쓰입니다. 확장성 무궁무진.

실적 좋아, 전망 좋아. 그런데도 주가 흐름이 썩 좋지 않은 건 기존 주주(전환사채 등)와 기관투자자 보유 물량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상장 이후 기관은 줄창 팔았죠. 그걸 개인은 줄곧 사왔고요. (외국인은 5월 말 순매수)

상장 뒤 6개월이 지나면(오는 8월 2일)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수급 우려가 잦아드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순 없는 셈.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진짜 실적주. 길게 보면 더 좋다

숙제하는 아이를 감시하라! 중국 IT업계의 핫템

아이가 혼자 책상에 앉아 숙제를 하면 어디서든 그걸 스마트폰으로 감시할 수 있다?

자녀 숙제 봐주기에 지친 맞벌이 부모라면 귀가 솔깃할 만한 아이디어. 이런 ‘AI 숙제 램프’가 요즘 중국에서 인기입니다. 개발 업체는 바이트댄스. 짧은 영상으로 세계를 휩쓴 플랫폼 ‘틱톡’을 운영하는 바로 그 기업이죠.

제품명은 ‘따리(大力)지능’. 언뜻보면 스탠드인데, 카메라 2대가 달려서 아이가 공부하는 모습을 찍어 실시간 전송합니다. 네이버의 AI조명인 클로바램프에 가정용 CCTV를 접목한 셈. 좀더 비싼 고급형엔 아이의 자세가 흐트러지면 부모에게 알람과 현장 사진을 보내는 기능(!)도 있다는 군요.

지난해 10월 출시됐는데 첫달에만 1만개 팔리며 히트를 쳤습니다. 텐센트에서 카피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을 정도. 수학문제나 어려운 단어를 설명해주는 AI기능도 인기지만, 무엇보다 핫한 건 공부하는 모습을 어디서나 지켜볼 수 있는 감시 카메라 기능이죠.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에 사는 니잉 씨는 이 따리지능(기본형 120달러)과 함께 10살 딸의 숙제하는 모습을 원격으로 지켜봐줄 과외교사 세명을 고용했다는 군요(석달치 총 과외비 350달러). “딸이 숙제를 하다 도움이 필요하면 (원격 과외) 교사들이 도와줄 수 있어 효과적이다. 조명 덕분에 나와 딸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게 인터뷰 내용. ‘숙제 봐주기’라는 힘든 과제를 외주화함으로써 엄마들이 해방될 길이 열린 셈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동 보호’가 아니라 ‘교육’을 목적으로 한 감시 제품이 집안까지 침투했다는 점이 놀라운 데요. 감시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중국이기에 가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물론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구매에 거부감을 느끼는 중국 소비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중국 거대 IT 기업의 필요와 교육열 높고 부유한 중국 부모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터라, 이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by.앤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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