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앤짱이 여러분, 10월에 다시 만나요

구독자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오늘은 형식 파괴! 에피타이저도, 메인도 딱히 구분이 없습니다. 잠깐의 작별 인사를 전할 거라서요.

단도직입적으로 저희 앤츠랩이 오늘 뉴스레터를 마지막으로 약간의 휴식기를 가지려고 합니다. 멀리 가거나, 안 돌아오거나 그러지 않아요. 단체로 어디 놀러가는 것 역시 아니고요^^ ‘재정비의 시간’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번쯤 변신할 타이밍이 됐다는 판단, 좀 더 냉정하게 미래를 고민해보자는 뜻에서 내린 결단입니다. 

쉼없이 달려온 1년 6개월, 돌아보면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딱딱한 기사만 쓰던 기자 셋이 모여 첫 레터를 보냈을 때 저희의 마음은 “이게 잘 될까”였는데요. 하지만 불안감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구독자는 빠르게 늘었고, 우리의 레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점점 신이 났죠. 독자 여러분의 애정 어린 조언까지 더해지니 정말 힘든 걸 모르고 일했습니다.

앤츠랩 이름으로 첫 레터를 보낸 건 지난해 2월 16일. 지금의 레터와 형식도 좀 달랐고, 뭔가 정비되지 않은 느낌이었는데요. 그래도 분석은 나름 날카로웠습니다. 처음 다룬 종목은 아모레퍼시픽. 코로나 충격이 끝나고 화장품 업계의 회복을 전망하던 때였죠.

하지만 앤츠랩의 관점은 조금 달랐습니다. 한류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고, 중국 로컬 브랜드의 성장이 만만치 않을 거로 봤는데요. 앤츠랩의 엣지, 개미 평점이 단 2마리! 당시 23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12만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레터를 시작으로 앤츠랩은 그동안 231번의 레터를 보냈고, 중복을 제외하면 180개 종목을 분석했죠. 잘 알려진 기업은 투자자도 많습니다. 그만큼 관심도 크죠. 하지만 투자자는 늘 새로움을 갈망합니다. 앤츠랩이 신인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이유인데요. 초창기부터 ESR켄달스퀘어리츠, 노바렉스, 고영, 덴티움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종목을 분석했는데, 실제로 이런 기업을 다룰 때 독자 여러분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올해부터는 70여명의 전문가를 만나 생생한 인터뷰도 전했는데요.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원자재, 달러 등 다양한 투자처를 소개했죠. 그 시점에 가장 중요한 투자법을 전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식지 않았던 2월 초, 공모주 투자 전문가 박동흠 회계사를 만나 이런 조언을 전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약간의 전환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2020년~2021년 같은 분위기를 다시 기대하긴 힘들어 보여요. 사실 광풍에 가까웠죠. 당연히 ‘공모주=따상’ 기대도 거두고 냉정을 좀 찾아야 됩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상황을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태도가 나타나는데요. 최대한 냉철한 시각을 담으려고 애쓴 것도 앤츠랩의 색깔 중 하나였습니다. 3월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가 그런데요.

“경기가 나빠지면 다른 거 볼 거 없이 기업 실적이 안 좋아지죠. 실적이 안 좋은데 주가가 좋을 리 없고요. 올해 실적 전망이 과도하게 낙관적인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멀리 갈 것 없이 2018년만 봐도 경기에 적신호가 켜진 뒤 주가가 천장에서 10개월 만에 약 25%나 빠졌죠. 바닥을 궁금해하는 분이 많은데 2200~2300 정도까지 빠지면 ‘혹시 이거보다 더 내려가도 내가 감수하겠다’는 생각을 해볼 만하죠.”

최근 혼란스러운 환율 상황을 정확히 예상한 권아민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과의 인터뷰도 기억에 남습니다.  

“(환율 하락의) 모멘텀은 별로 없어요. 환율이 조금은 내려오겠지만 (되돌림) 그게 유의미한 추세 전환은 아닐 걸로 봅니다. 연말로 가면 (금리보다는) 결국 경기 쪽으로 시선이 옮겨갈 거예요. 연준이 긴축에 나서면서 경기 침체 얘기가 나오는데요. 그런 컨셉이면 다시 한번 달러가 강해질 수 있거든요. 지금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경기도 미국이 그나마 나아서’ 나타나는 달러 강세인데, 올해 연말, 내년 연초가 되면 ‘경기침체 컨셉’의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단 생각을 해요.”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 같은 종목은 영상에 담았습니다. 미니쮸 에디터가 전국을 누비며 전했죠. 레이더나 위성처럼 너무나 궁금하지만 쉽게 보기 힘든 것들을 꾹꾹 눌러 소소한 재미를 드렸습니다. 놓친 분들이 있다면 지금도 앤츠랩 유튜브에서 확인 가능!

앤츠랩이 진행한 소소한 이벤트도 떠올려봅니다. 게시판에 독자 여러분의 종목 분석 제안을 받는 게 시작이었는데요. 덜컥 이벤트를 시작하고선 치킨 쿠폰을 어떻게 전달하나 고민했던 웃지 못할 일도 떠오르네요. 그래도 400명이 넘는 독자 분들이 글을 남겨 주셨는데 실제로 저희가 종목 고르기 애매할 때 큰 힘이 됐습니다.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한 분들도 많았는데요. 이런 글에선 정말 눈물이...

“앤츠랩 레터는 VIP로 지정해 두고 꼭 챙겨 읽고있어요! 산업 방향성이랑 기업의 특징 깔끔하게 정리 잘 해주셔서 되게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잘 모르던 산업군이랑 기업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고, 팩력배 느낌 나는, 말에 뼈가 있는 문장들도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항상 감사드리고 팩트폭행 또 기대할게요.” -구독자 sukju*****@gmail.com

“앤츠랩 기사는 온기와 생기가 느껴집니다. 오늘 정선용 작가 기사가 특히 그렇네요. 점심식사 후 잠시 메일 보다가 단숨에 기사를 읽었네요. 문장의 호흡이 너무 좋아요. 공감이 가고요. 오래오래 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구독자 hri***@nate.com

얼마 전 구독자 애칭 공모 이벤트에선 ‘앤짱이’라는 소중한 이름도 지어 주셨죠. 참여한 독자 여러분께 드릴 앤츠랩 키트(인턴 승주님이 모두 직접 디자인!!)를 일일이 포장해서 우체국에 싣고 갔던 일도 떠오릅니다.

이렇게 앤츠랩은 쑥쑥 자랐고, 정말 많은 구독자가 저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저희 에디터들도 함께 성장했습니다. 사람들의 지금 관심사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많은 공부를 해야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독자 여러분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 향후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바로 지금, 잠깐의 브레이크를 택한 이유입니다. 레터의 형식이나 전달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텐데요. 늘 해왔던 대로 많이 고민해서, 독자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컨텐츠를 가득 쌓아 돌아오겠습니다. 오래 걸리진 않아요. 10월 초, 새로운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조금 걱정스러운 건 지금의 상황입니다. 물가와 금리가 여전히 시장을 옥죄고, 환율도 부담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기 침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있죠. 국내외 금융시장은 앞으로도 수시로 요동칠 겁니다. 투자자의 불안감도 커질 거고요.

흔들리는 시장에서 같이 흔들리지 않을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진폭을 줄일 순 있죠. 어느 때보다 무리하지 않는 투자, 자산을 지키는 투자가 중요한 때입니다. 앤짱이 여러분들의 현명하고, 성공적인 투자를 기도할게요. 10월에 꼭 다시 만나요!

by. 앤츠랩

Feat. 잠깐 레터 안 온다고, 구독 취소하면 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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