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가치 21억 상승' 한전 사장도 재미 못 본 종목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코스피가 또 한 번 2000대를 찍고 돌아왔습니다. 대단한 조정도 아니지만 상승 탄력을 받을 만한 마땅한 이슈 역시 찾지 못하는 분위기네요. 또르르...좀 더 기다려보죠 뭐.

지난주 주춤했던 연기금의 매도세는 다시 반복. 물론 모든 걸 파는 건 아니죠. 올해 초부터 매도 흐름이 이어졌지만 일부 종목은 더 샀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금호석유, POSCO 순으로 많이 샀네요. SK바이오사이언스도 더 담았네요. 삼성전자는? 1조원 넘게 팔았습니다.

다행히 다음주부터는 연기금의 귀환이 예상됩니다.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기금운용 리밸런싱 체계 검토안을 심의하기로 했는데요. 한 마디로 주식이나 채권 같은 자산의 투자 비율을 조정하는 겁니다. 통상 매년 5월에 이듬해 투자 비율을 확정하는데 올해는 시기를 좀 당긴 거죠.

지난해 확정한 올해 국내 주식 투자 비율 목표치는 16.8%. 그런데 2020년 말 기준으로 21.2%까지 올라간 상태. 연초부터 계속 팔 수밖에 없었던 이유죠. 목표치를 사이에 두고 ±2%포인트까지로 제한하는데, 이에 따라 최소한 18.8%까지는 낮춰야 할 상황이었던 겁니다.

이번 기금운용위원회에선 이 ‘±2%포인트’를 좀 더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거로 보입니다. 통과되면 국민연금 입장에선 국내 주식을 덜 팔아도 되고, 최소한 속도 조절은 가능해지겠죠. 국민연금이 매도를 멈추면 일단 시장 수급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겁니다. 다만, 개인투자자의 반발 때문에 기금운용 체계를 너무 쉽게 바꾼다는 비판도 피하긴 어려워 보이네요.(이럴 거면 지금까진 왜 팔았니 ㅡㅡ;)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주식시장은 정부 정책이나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개별 종목도 마찬가지죠.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한국전력입니다.

제품 가격을 정할 수 없는 장사꾼의 한계, 한국전력

· 올려야 할 때도 올릴 수 없는 전기요금
· 연료비 연동제 도입에도 정치 논리에 밀려
· 주주가치 훼손, 불투명한 미래 실망감 커져

지난해 연간 매출 58조원.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기업 중 5~6위권입니다. 매출의 99%가 전기 판매에서 나옵니다. 이 나라의 송∙변전 및 배전, 판매 등 전력 공급 과정 전부를 총괄하는 회사. 쉽게 말해 독점. 한국전력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전기 사용량도 늘어날 텐데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지만, 주가는 한 마디로 엉망입니다. 2016년 6만원대에 등정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

지난 연말부터 잠깐 분위기가 좋았는데 최근 다시 실망감이 커졌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한전은 지난 22일 2분기 전기요금 조정단가를 1분기와 같은 ㎾h당 -3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마디로 동결. 지난해 12월 정부와 한전은 올해부터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전기를 뭘로 만들든 연료값이 오르면 전기요금도 더 받겠다는 것.

연료비 연동제는 직전 3개월 연료비 평균 가격을 반영해 다음 분기의 요금을 결정합니다. 앞서 1분기 조정단가는 지난해 9~11월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해 ㎾h당 -3원으로 책정했죠. 연료비 하락을 반영한 겁니다. 마찬가지로 2분기 요금은 12월~2월 연료비에 따라 계산했는데 이 사이 국제 유가도 많이 오르고, LNG 수입단가도 올랐습니다. 그럼 당연히 인상을 해야 하는데, 안 한다고 한 거죠. 발표 직후 주가는 5%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포장은 그럴 듯 한데, 애초에 연료비 연동제가 제 기능을 할 거란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세 가지 소비자 보호 장치 때문입니다.

①연간 최대 ㎾h당 5원 범위에서, 분기에 최대 3원까지만 변경할 수 있다.

②㎾h당 1원 이내 변동 요인이 있다면 요금을 바꾸지 않는다.

③단기간 연료비가 급격히 상승하는 예외적 상황이 생기면 요금 조정을 유보한다.

②는 그렇다치죠. ①을 뜯어보면 인상 요인이 ㎾h당 10원인 경우에도 3원밖에 못 올리는 거니 7원은 여전히 손해를 봐야 한다는 얘깁니다. 더 찝찝했던 건 바로 ③ ‘급격히’ ‘예외적’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애매하기 이를 데 없는 조항인데요. 한전은 이번 동결 결정을 두고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인상 유보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합니다. 정부가 그렇게 결정한 근거, 아니나 다를까 ③이었습니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기요금 인상을 미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죠. 지난해 12월 연동제 도입 발표 이후 한전의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주주 입장에선 아주 합리적인 제도가 도입되는 거니까요. 그러다 올해 들어 다시 요동친 건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지 불신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리곤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죠.

한전이 이번에 최대폭(3원) 인상을 결정했어도 1분기에 낮춘 것을 되돌리는 것뿐 실제론 인상도 아닙니다. 깎아주는 건 규정대로 하고, 올려야 할 땐 예외조항을 들이밀며 막는 거죠. 한전은 2013년 이후 한번도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정치에 휘둘리는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란 뜻입니다. 하반기엔 올릴까요? 보궐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상장회사이지만 공기업인 태생적 한계. 바뀌지 않을 겁니다.

한전은 지난해 4조원가량 흑자를 냈습니다. 3년만의 흑자 전환. 유가 하락으로 전력 구입 비용이 줄어든 덕분입니다. 원전 가동률이 높아지고,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도 2019년보다 덜 들었죠. 통상 에너지 가격은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요금에 반영됩니다. 이미 1분기에 많이 상승한데다 코로나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유가와 LNG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는 저유가 재미마저 쉽지 않을 거란 의미.

독점기업이지만 한전도 못하는 게 있습니다. 발전입니다. 옮겨서, 파는 역할은 하지만 생산은 하지 말라는 겁니다. 이른바 망중립성 훼손 논란(전력망 다 가진 너희가 생산까지 하면 민간 발전사업자랑 경쟁이 되겠냐!)입니다. 그래도 한전 입장에선 숙원 사업이죠. 그동안은 정부가 막았습니다. 망중립성 훼손, 전기의 생산과 유통을 분리하는 세계적 추세 등을 고려했죠.

그런데 변화의 조짐이 있습니다. 한전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논의 중인데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20% 달성’ 목표와 관련이 있습니다. 아직 6~7% 수준이니 확 늘리려면 한전의 도움이 필요하죠.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가 상승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은 제품 가격도 정할 수 없는 장사꾼이지만 제품을 직접 만들면 얘기는 달라지니까요.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당분간 유가가 오를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지만 아직은 불확실합니다.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 속도를 예상하기 어렵고, 산유국의 대응도 미지수죠. 유가 상승이 덜하면 한전의 부담 역시 덜할 겁니다. 3분기부터라도 연동제를 적용해 요금을 올리는 것 역시 주가엔 긍정적일 겁니다.

하지만 모든 건 기대일 뿐, 이번 결정으로 인한 실망감 오래갈 듯 하네요. 이 와중에 김종갑 한전 사장의 재산이 공개됐습니다. 지난해 주식투자로만 21억원을 불렸네요. 테슬라, 텐센트, 네이버 등 국내외 주식에 고루 투자해 얻은 성과. 하지만 그에게도 실패한 투자처가 있었으니... 바로 한전!!!!!!!!!!!(750주 보유 중)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설사 올라도 주주가치를 모르는 기업은 PASS!!

17조를 날려도 올림픽을 열겠다? 그 이유

일본이 오는 7~8월(이것도 확실치 않음)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에 해외 관중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3월, 1년 연기를 결정했었는데 또 한 걸음 뒤로 물러난 거죠. ‘올림픽=세계인의 축제’ 이번엔 일단 아니겠군요. 이미 해외에 판매한 티켓 63만장은 환불 조치. 티켓이 환불이라는 건 항공권, 숙박요금 모두 날아간다는 뜻이지요.

올림픽(패럴림픽 포함) 때 해외 관중은 받지 않고, 일본 국내 관중을 50%로 제한할 경우(이 비율은 논의 중) 경제적 손실은? 추산에 따르면 약 1조6258억엔(약 16조8800억원) 정도라네요. 뭘 이렇게까지 하면서 대회를 개최하나 싶지만 그래도 여는 게 안 여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입니다. 아예 취소할 경우의 직·간접적인 손실이 45조원에 달할 걸로 보입니다. 도로 깔고, 경기장 짓고, 호텔 세우고 이미 돈은 다 썼는데…

올림픽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장 올림픽을 열어 벌어들이는 수입도 있지만 도로·철도, 경기장이나 숙박시설 같은 SOC 확충 효과도 상당하죠. 전 세계적으로 나라와 개최도시를 알리는 홍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성공적이었던 1988년 서울올림픽은 올림픽 자체로도 흑자(3000억원대)였지만 여러 면에서 국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건 옛날 얘기고.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하계든 동계든 올림픽 개최 이후 적자나 사후 시설 활용 문제로 몸살을 앓는 경우가 허다! 올림픽을 열어 얻는 수익은 크게 중계권·후원·입장권 세 가지 정돕니다. 중계권 비중이 월등히 큰데요. 방문한 선수와 관광객이 먹고, 자고, 쓰는 돈보다 중계권이 훨씬 큰 수입원이란 얘기죠.

그런데 중계권 수입의 75%는 개최도시가 아닌 IOC가 갖습니다. 중계권료 25%+후원·입장권 수입으로 올림픽 준비 비용을 충당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IOC만 배부른 게 올림픽’이란 비판이 있는 이유죠. 나라 안팎에서 대회를 취소하라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 일본 입장에선 ‘해외 관중 제로’로 방어에 나선 겁니다. 취소만은 피해야 하니까.

정치적 이유도 플러스! 지난해 9월 취임 때 지지율이 64%였던 스가 총리의 지지율은 최근 3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대응, 장남 접대 의혹 등이 영향을 미친 건데요. 마땅히 지지율 반등 이벤트가 없는 상황, 올림픽을 잘 치른 뒤 관리 능력을 인정받는 이른바 ‘올림픽 후광효과’를 기대하는 듯합니다. 바람대로 될 진 모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