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면 좋겠지만 남은 변수가 너무 많다

구독자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주식 투자자에겐 모처럼 기분 좋은 주말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지난주 화끈한 이벤트 덕에 잔고가 좀 채워졌을 테니까요. 10일 나스닥은 이례적인 상승을 했습니다. 전일보다 760.97포인트(7.35%)나 급등한 건데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입니다. S&P500, 다우도 각각 5.54%, 3.7% 상승. 이걸 본 코스피와 코스닥도 11일 3%대 상승하며 힘을 냈습니다. 다음날이 주말이 아니길 바랐을 정도로. 나스닥은 11일에도 1.88% 올랐거든요. 

이유는 ‘물가가 잡힐 것 같다’ 딱 한 가지였습니다. 미국의 10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7.7%. 9월(8.2%)보다 낮았고, 예상(7.9~8.1%)보다도 훨씬 좋은 수치였죠. 4개월 연속 꺾여서 올해 1월(7.5%)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온 건데요. 당연히 Fed가 긴축 속도를 조절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물가 상승이 약화하면서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여지가 생겼다.”<블룸버그>

그러자 ‘바닥이다’ ‘반등 시작이다’ 낙관론도 솔솔 피어납니다. 가깝게는 코스피 2500선 탈환, 길게는 연말까지의 안도 랠리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증권사도 코스피 전망치를 높여 잡고 있는데요.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2100~2400이었던 연말 코스피 전망치를 2300~2550으로 상향. NH투자증권 역시 기존 2150~2550인 코스피 밴드를 2300~2600으로 올렸고, KB증권은 전망치의 하단을 2350에서 2500으로 높였습니다.

납득할 만한 설명입니다. 최근 1년 간 이어진 충격적인 증시 조정은 시작도 끝도 물가였는데요. 아까 올해 1월 CPI 상승률 7.5%였다고 했습니다. 불과 1년 더 앞선 2021년 1월은 불과 1.4%!!!! 폭등한 물가가 급격한 금리 인상을 불러왔으니 그게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면 분명 좋은 신호이겠지요. 한풀 꺾인 달러 강세(지난 일주일 간 달러당 약 100원가량 하락)도 증시 상승세에 힘을 보탤 거로 보입니다.

다만 당장 ‘꽃길’이 열리는 건 아니라는 점은 생각해 둬야 할 것 같습니다. ‘반등의 서막’ 이런 건 아니란 뜻이죠. 일단 CPI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텐데요. 다음달 CPI가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11월 CPI는 올해 마지막 FOMC 이틀 전인 다음달 12일에 발표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Fed는 최근 네 번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인상했습니다. 10월 CPI 결과 때문에 12월엔 0.5%포인트 올릴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데요. 인상 폭이 줄어든다는 거지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8%대를 계속 유지하니까 7%대만 해도 괜찮은 거 같지만 목표(2%)까진 한참 멀었죠. ‘인상 중단’ 또는 ‘인하’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할 시점은 아닌 듯합니다.

이와 별개로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려면 경기 저점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합니다. 이제 좋아질 거란 확신 같은 거죠.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현 시점을 ‘경기가 꺾이기 시작한 상황’으로 봅니다. 오히려 둔화가 어느 정도일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려가 더 크다고 봐야. 실제로 거시 지표, 기업 실적 모두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자금 시장에서 폭탄이 터질까 조마조마한 상황이란 점도 고려해야 할 듯.

이 와중에 예상치 못한 악재가 또 하나 터졌습니다.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세계 3위 암호화폐거래소 FTX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기 때문.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FTX의 부채는 최대 500억 달러(약 66조원)에 이르는데요. 채권자만 10만명 이상. 투자자뿐만 아니라 거래소에 자금을 보관해 둔 개인투자자나 기업도 곤경에 처했습니다. 출금이 불가능하니까요.

투자자 명단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글로벌 큰 손이 포함돼 있습니다. 암호화폐 업계를 넘어 얼마나 많은 금융기관과 연결돼 있는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습니다. 적당한 선에서 수습되면 다행이지만 단언하기 힘듭니다. 벌써부터 ‘코인판 리먼’ ‘제2의 엔론’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예민하게 관찰하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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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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