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낮아도 너무 낮아"...중국 부양책에 거는 기대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 #134

2021.12.27 | 조회 4.6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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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뉴스가 돈이 되는 순간

구독자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금요일 코스피는 0.48% 오른 3012.43에 마감했는데요. 전날 밤 S&P500가 또 열흘 만에 사상 최고치(4725.79)를 기록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른바 산타랠리인데요. 오미크론이 중증으로 잘 이어지지는 않더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하고, 먹는 코로나 치료제도 FDA 승인을 받았다죠.

아니 언제는 오미크론과 인플레이션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더니 금새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그래서 우리가 일희일비를 하면 안됩니다.

유럽 천연가스 선물가. 출처 FactSet
유럽 천연가스 선물가. 출처 FactSet

주목할만한 뉴스로 유럽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있는데요. 아직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보이지 않지만, 공장들이 가동을 못하고 미국이 천연가스를 실어날라주고 하는 걸 보니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놓고 서방세계와 갈등하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가스관을 잠궈버려서 생긴 일인데요.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60%가 넘는다고 합니다.

금요일엔 천연가스를 싣고 아시아로 가던 배들까지 전부 유럽에 갖다 내려놔서 가격이 꺾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선물 가격은 여전히 작년 이맘때의 6배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프랑스 덩케르크에 있는 유럽 최대 알루미늄 제련소가 일부 가동을 중단했고, 유럽 전역의 철강 아연 유리 공장들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석탄으로 막 공장을 돌릴 수가 없어서 탄소배출권 가격도 상승 중이랍니다.

이보다 더 내려갈 순 없긴 한데, 롯데케미칼

·유가상승공급과잉 등으로 52주 최저가 찍어...PBR 금융위기 수준
·너무 싸서 조그만 호재에도 반등할 거란 기대감...내년 중국 부양책 등
·내년에도 공급과잉 완전 해소는 아니고, 수소사업 등은 장기 프로젝트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하면 롯데가 화학사업도 하나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1970년대 공기업으로 출발한 호남석유화학을 정부 방침에 따라 롯데와 대림이 지분 인수하고, 그 후 여러 차례 합병을 거쳐 2012년에야 롯데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해서, 별로 롯데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현재 롯데그룹의 큰 수입원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큰 수입원이라고 했는데.. 지금 주가는 52주 최저가(!)에서 소폭 반등한 모습인데요. 롯데케미칼의 PBR(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 보통 1 이하면 저평가)은 0.54배로 금융위기 때 수준이라고 합니다! 사실 올해 초부터 석유화학 업종에 대해선 피크를 칠 거라는 우려가 계속돼 왔습니다. 세계적으로 대규모 증설 사이클이 도래해서 공급이 엄청 늘었는데 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심해지고, 코로나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에 물류대란에.. 하여간 요즘 안 좋은 이슈들의 영향은 빼놓지 않고 다 받았습니다.

심지어 새해 2022년에도 에틸렌과 폴리올레핀 등의 신규설비가 계속 늘 것으로 계획이 돼 있고, 게다가 이 증설분이 다 중국이라 한국 화학기업 입장에선 역내 공급과잉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끝없는 악재에도 주가가 역사상 최저점에 근접할 정도로 너무 떨어져 있어서 조그만 호재에도 반등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식품보관 용기는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다. shutterstock
식품보관 용기는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다. shutterstock

증권가에선 내년 중국의 경기 부양책 중국의 탈탄소 정책 인도의 인프라 투자 등을 희망의 이유로 꼽고 있는데요. 여기에 롯데케미칼이 수소사업 등 신사업에도 과감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이 부분도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되지 않을까 주시하는 모습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프로필렌 같은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와 합성수지 같은 플라스틱의 원재료, 가전제품과 자동차의 소재 등을 생산합니다. 석유화학 제품은 비닐봉지부터 배달음식 용기, 의료기기, 통신부품 등 쓰임새가 정말 다양하죠.

세계 석유화학 제품 수요를 좌지우지 하는 건 중국 입니다. 일각에선 국내 석유화학 회사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중국 수요가 가장 큰 건 그냥 팩트입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석유화학 회사들의 밸류에이션은 중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은행대출 증가율, 신규착공 증가율 같은 주요 경기 지표와 비슷하게 움직였다고 해요.

이어폰 줄과 전선 케이블, 자동차 부품 등도 TPE(열가소성 엘라스토머)라는 석유화학 제품. shutterstock
이어폰 줄과 전선 케이블, 자동차 부품 등도 TPE(열가소성 엘라스토머)라는 석유화학 제품. shutterstock

얼마 전 중국이 지급준비율(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비율)을 인하했다는 소식 들으셨을 겁니다. 지준율을 인하하면 돈이 풀려서 좋은 소식으로 인식돼야 하는데 지난 번 인하는 너무 찔끔 내려서 투자자들이 실망한 나머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긴 했습니다만.. 지준율 인하가 본격화하는 시점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24~20), AA- 등급 이하 기업들의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초입으로 전망이 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과 한국 화학업체에는 희소식.

중국의 탄소배출 규제 정책도 국내 화학업체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요.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생산설비의 많게는 50% 이상이 석탄 기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최근 석탄부족으로 전력난도 겪었습니다만, 탄소감축 압박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시진핑 주석도 2060년 탄소 제로를 천명한 만큼, 석탄기반 설비의 가동 중단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전거 헬멧은 폴리프로필렌의 기능을 향상시킨 발포 제품 EPP. 사진 shutterstock
자전거 헬멧은 폴리프로필렌의 기능을 향상시킨 발포 제품 EPP. 사진 shutterstock

중국 업체들의 증설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며 피해를 본 국내 업체들의 입장에선, 중국 석탄기반 석유화학 업체들의 파산이나 시장퇴출이 현실화할 경우 실적 및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큽니다.

마지막으로 인도 정부의 인프라 투자도 눈여겨 볼만한데요. 인도의 모디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인도의 열악한 도시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뭘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미크론이 좀 우려스럽긴 하지만, 들불처럼 번지던 인도의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잡혀서 내년엔 도시정비 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인데요.

롯데케미칼의 견지에선 상하수도 파이프에 쓰이는 PVC 수요가 일단 눈에 들어옵니다. 도시정비 사업이 아니더라도 이미 2020년 기준 인도의 PVC 수입량은 세계 생산량의 20.4%, 중국 터키 말레이시아 등 2~4위 국가를 다 합한 것보다도 큰데요. 마침 중국의 PVC 내수 증가로 수출량이 줄며 롯데케미칼과 한국 화학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됩니다.

소파 쿠션용 충전재도 석유화학제품(EPP). 사진 shutterstock
소파 쿠션용 충전재도 석유화학제품(EPP). 사진 shutterstock

워낙 장기 프로젝트이고 이미 주가에 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롯데케미칼의 신사업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600억원 수준의 수소에너지 사업 매출액을 2025년까지 6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수소충전 사업을 위해 내년 상반기 SK가스, 프랑스 에어리퀴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고요. 성장성이 큰 수소탱크 사업도 내년 상반기 인천에 파일럿 설비를 구축한다고 합니다. 친환경 생산방식인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말레이시아 사라와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산-저장-활용 등 전 밸류체인에서 수소사업 계획을 구체화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실적 대비 너무 낮은 주가와 중국 부양책 기대감으로 내년 한국 화학업체들의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올해 8800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한데다 올해 배당수익률은 4.7%로 추정(하나금융투자)돼 매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다만 내년 역시 증설 사이클이 끝나는 것은 아니고 오미크론과 미중갈등 등으로 업황이 불안정해 단순히 주가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한 위험 부담은 따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모든 지표가 좋아도 안 오를 때가 많기에...

국방예산은 좀처럼 줄지 않지, 록히드 마틴

khh***@naver.com님이 미국 배당주 록히드 마틴에 대해 문의 주셨습니다. (사실 애브비도 의뢰 주셨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록히드 마틴은 세계 최대 방산업체 입니다. 2020년 매출 654억 달러(776625억원)2위 레이시온(420억 달러), 3위 보잉(324억 달러), 4위 노스럽 그러만(314억 달러)과도 현격한 차이를 보입니다. 전투기나 미사일 하나하나가 엄청나게 비싼 것에 비해 매출은 그리 크지 않은데요(: 삼성전자 연매출 277조원). 스마트폰처럼 가까운 매장에 가서 손쉽게 사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록히드 마틴의 F-35 Lightning II 전투기. shutterstock
록히드 마틴의 F-35 Lightning II 전투기. shutterstock

록히드(1995년 마틴 마리에타와 합병)1960~70년대 서독일본네덜란드 등의 정치권에 뇌물을 줘서 엄청난 스캔들로 비화한 사건(총리 사퇴)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그만큼 전투기 팔기가 어렵다는 의미겠죠. 우리나라에서도 노태우 정권 때 율곡사업 비리 등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어도 무기 도입에는 감사원 감사가 뒤따르는 형국입니다.

이렇게 보면 외국 정부에 로비만 하고 다니나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록히드 마틴 연간 보고서를 보면 매출의 74%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발생합니다(미 국방부 64%, 나머지는 항공우주국(NASA) ). 25%가 외국 정부이고, 1%가량은 민간기업과 기타 고객으로 돼 있습니다.

록히드 마틴은 사드(THAAD) 시스템도 생산한다. 사진 록히드 마틴
록히드 마틴은 사드(THAAD) 시스템도 생산한다. 사진 록히드 마틴

록히드 마틴을 비롯한 방산업체들은 코로나 이전 약 6년간 호황을 누렸습니다. 냉전시대 낡은 기술을 교체하는 수요 덕분이었는데요. 당시 미국 국방예산 지출이 (물가 반영해서) 2차대전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예산 규모가 컸고 지금은 코로나까지 닥쳤으니 상식적으로 이젠 국방예산이 내려갈 수밖에 없겠죠.

올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고 사회 인프라 구축과 코로나 대응에 집중하면서 방산업체 주가에 대해선 안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5월 의회에 제출한 국방 예산안을 보면 방산업체 주가에 도움이 되는 투자 지출항목은 20억 달러가 삭감됐습니다. 또 무기 도입은 6% 삭감된 반면, 연구개발은 5% 늘었습니다. 신기술 개발에 더 집중하자는 포석입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 MSE). 사진 록히드 마틴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 MSE). 사진 록히드 마틴

록히드 마틴에 특히 안 좋은 대목은 전투기 구매 항목이 8% 삭감됐고, 록히드 마틴의 F-35 전투기를 96대 사자고 했던 것이 85대로 줄었습니다. 가뜩이나 방산업체 밸류에이션이 S&P500 지수 대비 크게 디스카운트 돼서 거래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록히드 마틴이 가장 싼 수준입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으로 록히드 마틴의 경쟁력이 뛰어난 우주사업과 극초음속 시스템 부문에서 추가 도입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 록히드 마틴은 세계적으로 114000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엄청난 고용주 입니다. 미국 의원들도 자기 지역구에서 실업이 생기는 걸 원하지 않아요.

올 한해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정도로 호황이었고 완전 고용에 도달했느니 하는 마당에 급격한 국방예산 감소는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상당히 우세합니다.

공격헬기 Defiant X. 사진 록히드 마틴
공격헬기 Defiant X. 사진 록히드 마틴

록히드 마틴을 사업부문별로 뜯어보면 항공 미사일/화기 헬기/작전시스템 우주 이렇게 4개 분야로 구성돼 있는데요. 3분기 매출은 항공(전투기)66억 달러로 가장 높았고, 헬기/작전시스템 40억 달러, 미사일과 우주가 각각 28, 27억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영업마진은 미사일 부문이 15%로 가장 높은 편이었어요.

록히드 마틴은 또 32년째 배당을 지급해 온 배당귀족중 하나인데요. 4분기 배당은 3분기보다 0.2달러 늘어난 2.80달러로 결정했습니다. 5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미국이 국방예산을 아주 펑펑 쓰지는 않는 시기여서 록히드 마틴 주가에는 다소 부정적이지만, 록히드 마틴은 현재 역대급 수주액(1500억 달러)을 쌓아놨고, 향후 5년간 매년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F-35 전투기를 180대씩 인도할 예정이고, 엔진 메이커 에어로젯을 인수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여서, 배당까지 고려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종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y.앤츠랩

gi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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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투자업계 사람들이 '저 사람이 됐으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겁니다.”

-마이클 듀헤임, 미국 공화당 전략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여년간 미국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들은 '악마''죄인'으로 몰려 정치권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지난달 글렌 영킨 칼라일그룹 대표가 버지니아 주지사에 당선되면서 정치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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