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에서 잘 팔리는 K-뷰티 세럼을 발견했습니다.
제품명은 SeoulCeuticals 20% Vitamin C Serum.
하지만 이 제품을 처음 보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브랜드 이름에는 Seoul이 들어가고, 패키지에는 한글로 “서울”이 크게 들어가 있습니다.
용기도 파란 병, 주황색 라벨, 큼직한 성분명으로 일반적인 한국 화장품 느낌보다는 미국 드럭스토어에서 볼 법한 비타민 제품에 가까워 보입니다.
한국 제품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디자인이 너무 촌스러운데? 진짜 한국 브랜드 맞아?”
“근데 왜 이렇게 잘 팔리지?”
이 제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어딜봐도 세련된 제품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아마존에서는 월 1만개 이상 팔리고 있고 리뷰도 28,000개나 됩니다.
비결이 무엇일까요?
미국 소비자들은 이런 디자인을 좋아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 소비자도 이걸 "예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마존에서는 예쁨이 구매 결정 변수가 아니며 이 제품은 애초에 "감성"이 아닌, "검색 → 썸네일 → 스캔 → 클릭" 퍼널을 뚫도록 설계된 디자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잘 팔리는 이유가 디자인이 아닌, 그 밑에 깔린 장치들인 셈이죠.
브랜드명부터 전략적으로

그렇다면 이 브랜드가 깔아놓은 장치들이란 무엇일까요?
‘SeoulCeuticals’라는 브랜드명부터가 ‘SkinCeuticals’를 노린 전략이라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SkinCeuticals의 'C E Ferulic'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비타민C 세럼으로, 영국 기준 £165(약 25~30만 원)짜리 제품입니다.
이 제품의 dupe(대체품)를 찾는 수요가 워낙 커서 뷰티 매체마다 "C E Ferulic 대체품 TOP 10" 기사를 쏟아낼 정도죠.
그런데 이 회사는 브랜드명을 SkinCeuticals로 짓고, 상품 제목에 아예 "CE Ferulic"을 박아넣었습니다.
즉 원조를 아는 사람이 검색하면 $16.39짜리가 걸리도록 설계된 겁니다.
디자인이 촌스럽든 말든, "25만 원짜리 제품이랑 같은 성분인데 2만 원"이라는 포지셔닝이 이미 이름과 제목에서 끝나 있는 셈입니다.
K-뷰티의 공식을 적용한, 미국 브랜드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 SeoulCeuticals는 이름만 보면 한국 브랜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Seoul이 들어가고, K-Beauty를 말하고, 한국 스킨케어를 전면에 내세우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SeoulCeuticals는 미국 플로리다 기반 회사가 운영하는 브랜드입니다.
제품도 한국에서 제조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 시설에서 만들어지며, 브랜드 소유주도 한국인이 아니라고 직접 밝히고 있죠.
이 브랜드가 내세우는건 달팽이 점액, 인삼, 병풀, PDRN 같은 원료와 K-뷰티 이미지를 가져와 미국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제품화한 쪽에 가깝습니다.
즉 SeoulCeuticals는 출발부터가 ‘미국 소비자에게 통하는 K-뷰티’ 이미지를 만들어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취한 브랜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감성보다 가독성에 집중한 디자인

오히려 한국 브랜드는 K-뷰티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마 브랜드라면 신뢰감 있게, 감성 브랜드라면 부드럽게.
용기는 깔끔하고, 컬러는 은은하게, 성분도 프리미엄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합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SeoulCeuticals의 패키지는 확실히 투박합니다.
한글로 쓰인 “서울”이라는 단어도 너무 직접적이고, 색도 강하고, 라벨도 촌스럽게 느껴지죠.
그런데 아마존에서는 이 투박함이 꼭 약점으로만 작동하지 않습니다.
아마존 소비자들은 보통 '검색'을 통해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vitamin c serum”, “dark spot serum”, “korean skincare” 같은 단어로 검색한 뒤, 수십 개의 상품을 한 화면에서 빠르게 비교하죠.
검색 결과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예쁜가”가 아닙니다.
“수많은 제품 중 바로 눈에 띄는가”입니다.
그런 점에서 SeoulCeuticals의 파란 병과 주황색 라벨은 촌스러워보일 수 있지만, 세럼 검색 결과에서는 확실히 눈에 띄는 색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고급스럽게 말하기보다, 직관적인 문법을 따르고 있는 셈입니다.
“비타민C 세럼입니다.”
“K-뷰티입니다.”
“성분 많이 들어 있습니다.”
“가격 부담 없습니다.”
브랜드 문법에서는 과해 보일 수 있는 방식이지만, 아마존 검색 결과에서는 이 직접성이 힘을 가지게 됩니다.
상품명 세팅도 검색 전략적으로

SeoulCeuticals의 상품명을 보면 브랜드 제품 소개라기보다 검색어 모음에 가깝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Korean Skin Care, 20% Vitamin C, CE Ferulic, Hyaluronic Acid, Vitamin E, Vegan, Cruelty Free, Anti Aging, K Beauty Glow 같은 표현이 한꺼번에 들어가죠.
사람이 읽기에는 길고 부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에서는 의도가 분명합니다. 소비자가 검색할 만한 단어를 제목 안에 최대한 심어둔 겁니다.
비타민C 세럼을 찾는 사람, C E Ferulic 대체품을 찾는 사람, 히알루론산 세럼을 찾는 사람, K-뷰티 제품을 찾는 사람, 비건·크루얼티프리 제품을 찾는 사람까지 한 번에 잡으려는 전략이죠.
중간에 "Vitamin E"가 아니라 "Vitamina E"라고 포함되어 있는 스페인어 철자로 주목할만한 디테일입니다.
이는 미국 내 히스패닉 검색 수요까지 잡으려는 의도적인 키워드 삽입으로 해석되며, 철저히 계산된 리스팅을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제품의 이름, 제목, 성분 키워드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비싼 비타민C 세럼의 저렴한 K-뷰티 대체재처럼 보이기.”
이 제품의 핵심 포지션은 여기에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SeoulCeuticals 제품이 다소 촌스러운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는 이유는 미국인들이 그런 디자인을 선호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유통되는 '채널의 문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Glossier나 Rhode 같은 인스타그램·DTC 기반 브랜드들은 여전히 극도로 미니멀하고 세련된 감각을 자랑하지만, 이 시장은 소비자가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아내는 '발견 기반 커머스'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반면 아마존은 '검색 기반' 커머스라 판독성과 정보 밀도가 자산이 되며, 아마존에서 미니멀 럭셔리 디자인으로 성공하는 건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회사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아마존에서는 제품이 우선적으로 검색 결과에서 보여야 합니다.
썸네일에서 제품이 바로 읽혀야 하며, 첫 화면에서 가격, 리뷰, 성분, 효능이 바로 이해되어야 하죠.
한국 브랜드는 디자인을 훨씬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제품력도 좋고, 제조 신뢰도도 있고, 실제 K-뷰티 원산지라는 강점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마존에 들어갈 때는 그 장점이, 단점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좋은 제품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실제로 구매되게 만드는 것은 모두 다릅니다.
뷰티해커스는 뷰티 브랜드의 아마존 리스팅 제작부터 SEO 세팅까지, 제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드리고 있습니다.
아마존 입점을 준비 중이거나 현재 상품 이미지의 개선 방향이 막막하다면 뷰티해커스에 상담을 신청해 주세요.
현재 리스팅을 간단히 점검하고, 제품에 맞는 개선 방향을 함께 알려드리겠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뷰티해커스는 또 다른 아마존 분석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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