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참 정신없이 뉴스를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의미없다'
사실 이전에도 뉴스를 보면서 '의미있고 유익하다'는 생각은 없었죠. 매일 이빨 닦고 세수하듯 습관처럼 하던 일이니까 딱히 뉴스에서 의미와 유익을 찾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유독 그날은 '이 뉴스가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날부터 그렇게 갑자기 뉴스를 끊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작 끊을걸!'
뉴스는 내 삶과 무관하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뉴스를 최대한 많이 떠올려 보세요. 몇 개나 말 할 수 있습니까?많아야 5개를 넘지 못할 겁니다. 그럼 그 중요한 뉴스들 가운데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뉴스는 뭐가 있었나요? 삶에 의미와 유익을 주는 뉴스가 있었습니까? 아마도 거의 없을겁니다.
우리가 접하는 뉴스의 99.9%는 우리와 무관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어느 건물에 화재가 나든,고속도로에서 30중 추돌 사고가 나든, 어느 나라에서 테러가 일어나든 내 삶과는 무관합니다.
뉴스는 내 삶을 갉아먹는다
뉴스를 하루에 얼마나 보시나요? 미국 성인의 경우 하루에 평균 90분 정도를 뉴스에 소비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합니다. 하루에 1시간 30분. 일주일이면 10시간이 넘는 시간입니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일주일 중에 하루가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죠. 1년이면 무려 한 달의 시간과 맞먹습니다.
내 삶과 무관한 아무 가치 없는 일에 1년중 한 달을 쓰시겠습니까?
뉴스는 내 감정과 집중력을 깨뜨린다
인간은 부정적인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위험을 재빨리 인식하고 피해야 생존 가능성이 올라가기 때문이죠. 이런 인간의 특성을 '부정 편향'이라고 합니다. 뉴스 매체들은 이 '부정 편향'을 철저히 이용합니다. 심리를 뒤흔드는 자극적인 뉴스로 우리가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그래야 더 많은 사람이 뉴스를 보게 하고 광고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심리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절반이 뉴스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얼핏보면 나와 전혀 관계없는 뉴스인데도 부정적인 뉴스에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죠.
집중력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짧은 뉴스에 익숙해지면 점점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 힘들어집니다. 뇌가 짧은 호흡으로 계속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발달하기 때문이죠. 책을 읽으려면 적어도 10분 정도 예열 시간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뉴스는 소비하는데 5분도 안걸립니다. 뉴스에 중독되면 긴 호흡의 글이나 영상에 점점 집중하기 어려워집니다.
뉴스를 보는 만큼 정신력도 고갈됩니다.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만 까딱하며 뉴스를 보는 일은 별로 힘들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우리 뇌는 엄청나게 혹사당하고 있는 것이죠. 어떤 뉴스를 클릭할지 판단하고, 의미를 파악하느라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본문에 나오는 링크나 광고를 클릭할지도 뇌는 쉴세 없이 판단하고 결정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에너지가 분명히 소모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만 뇌에 지속적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것이죠.
뉴스는 감정과 집중력을 엄청나게 소모하는 일입니다. 오늘 유난히 피곤하다면, 뉴스를 너무 많이 본건 아닐까요?
뉴스를 안보면 손해?
간혹 하루 종일 뉴스를 못보고 지나치는 날이 있습니다. 이런 날 혹시 놓친 뉴스 때문에 손해본 적이 있나요? 아마 전혀 없을겁니다. 뉴스를 놓쳐서 삶이 망가지거나 행복해질 기회를 망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뉴스는 우리 삶과 무관합니다.
뉴스를 모르면 대화에 참여하지 못한다구요? 세상 물정 모르는 인간이 될까 걱정되나요? 물론 먼저 뉴스 테마를 주제로 꺼낼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뉴스가 대화의 주제가 되면 다양한 의견이 더해진 메타정보를 통해 더 깊이 있게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오히려 뉴스만 보는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참신한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
책, 영화, 여행 등 화제꺼리는 뉴스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오히려 깊이 있는 사고와 독서를 통해 단련된 통찰력으로 대화를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
뉴스를 끊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뉴스를 한 달 동안 끊었더니 그동안 낭비되던 시간이 보입니다.
요즘 스마트폰에 앱별 사용시간 통계를 보여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 통계를 한 번 보세요. 얼마나 뉴스를 많이 보고 있는지. 뉴스를 끊으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뉴스를 끊으면 그동안 사라졌던 집중력이 되살아 납니다.
정신적인 에너지가 남아 돌게 되죠. 깊이 있게 생각하고 더 잘 읽고 쓸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장문의 글을 읽기가 힘들었는데, 뉴스를 끊으면서 책 읽기가 훨씬 수월해 졌습니다.
뉴스를 끊으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그동안 어지러웠던 마음이 뉴스때문이었음을 실감하게 되죠. 스트레스가 덜해지고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더 다정해집니다. 뉴스를 끊고 낭비되던 시간과 에너지로 집중력있게 책읽는 시간이 크게 늘었습니다. 사고가 더 명료해지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되고, 내면은 고요해 졌습니다.
뉴스를 끊어 보세요.
일주일만 실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주일을 버텼다면 한 달을 시도해 보세요. 한 달 후에도 별 소득이 없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밑질 것 없는 장사죠.
당장 뉴스 끊기 실험을 시작해 보세요.
당신의 인생을 바꿀 최고의 실험이 될 지도 모릅니다.
참고: 뉴스 다이어트(by 롤프 도벨리) https://ridibooks.com/books/606002052
#롤프 도벨리
#뉴스다이어트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