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과거]
자산이라는건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그 크기는 모두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빌딩, 주식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날 때부터 빚을 안고 세상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나는 29년이라는 세월동안 빚도, 재산도 만들어본 기억이 없다. 혹자는 빚이 없어 축복이라 할 수 있겠으나 나는 이게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어쭙잖게 자산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필사적인 사람보다 어수룩하다. 빠르게 시장 경제에 눈을 뜨이면 5년 먼저 자산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20년은 더 빠르게 자산을 축적한다.
자산을 구축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늦었다고 생각한 나이에 시장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전환점]
30대는 자산의 격차가 벌어지는 시기이다.
나의 30대 시작은 저축보다 소비 비중이 높았다. 핑계는 무수히 많다. 자취를 시작했고 '서울에서 사니까 돈이 많이 필요한거야' 라는 핑계를 만들었다. 학습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으니 이건 저축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하게 시간을 보냈다면 2020년의 나는 그냥 그런 삶을 살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전환점이 되는 계기가 생겼다.
집 주인=갑
강남 역삼동에 전세집을 구해서 살고 있었다. 본가가 인천이었기 때문에 서울 출퇴근이 힘들어 결정했었다. 1억 6천 전세에 월 10만원의 반전세이다. 거기에 매달 10만원의 주차비, 이자와 관리비를 포함하여 60만원 이상의 고정비용이 발생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작지도 않다. 세 들어 사는 환경은 자연스럽게 "갑"과 "을"을 만들어 줬다. 전세 세입자는 을이다.
집주인과의 마찰이 잦았고 집주인 남매가 관리라는 명목하에 여러가지 문제로 연락하고 괴롭혔다. 집에 문제가 생기면 왜 전화했느냐는 듯한 말투와 짜증 섞인 태도로 나를 응대했고 그럴 때 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폭발 계기가 된 것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회사 근무 중 받은 전화였다.
갑 : 안녕하세요, 집 주인인데요
을 : 네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세요?
갑 : 아니 주차를 하고 주차금지 팻말을 벽 끝에 붙여놓으라고 그랬잖아요
을 : 네 붙이지 않았나요? 매번 확인하고 있어요
갑 : CCTV 보니까 끝까지 안붙였더라구요, 주차 이러시면 못하세요!
을 : 음 확인하고 잘해놓을게요
갑 : 이러시면 주차 할 수 없다구요
을 : 그럼 주차 하지 말라고 전화하신건가요? 어떤 목적이신거에요?
갑 : 아니에요 잘 하세요 뚝..
목적은 세입자인 내가 차량을 주차해놓고 그 앞에 팻말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를 갈구기 위함이라 느꼈다. 곰곰히 생각해보았지만 내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지 않다. 팻말을 세워뒀지만, 벽 끝에 붙지 않았던 것.
이처럼 크고 작은 일들을 반복하다. 더 이상 세입자로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
2020년 1월의 일이다.
본가를 떠나올 때는 하늘이 참 이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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