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주간모기영 45호

“특수한 세계에 사는 당신의 ‘평범함’이란”, 모기영의 네 번째 잔치를 위해, [모기수다]는 와글와글, 마음을 담아 보내주신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위기에 드러나는 진가

2022.07.09 | 조회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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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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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45호
주간모기영 45호

“특수한 세계에 사는, 당신의 ‘평범함’이란”

“예술가가 자신의 창조력을 확인하기 위해 온 세계를 담을 만한 비장한 주제 대신 의도적으로 매우 사소한 주제를 찾듯, 운명 또한 이따금 보잘 것 없는 주인공을 찾는다. 부서지기 쉬운 재료에서도 극도의 긴장을, 또한 나약하고 불만스러운 인물에서도 위대한 비극을 전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그런 비극, 이러한 원치 않았던 인물을 다룬 가장 아름다운 비극들 가운데 하나가 마리 앙투아네트이다.”

슈테판 츠바이크, 『마리 앙투아네트/모르는 여인의 편지』(동서문화사, 2018), 25-26쪽.
슈테판 츠바이크, 『마리 앙투아네트/모르는 여인의 편지』, 양원석 옮김, 동서문화사, 2015.
슈테판 츠바이크, 『마리 앙투아네트/모르는 여인의 편지』, 양원석 옮김, 동서문화사, 2015.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해.”라고 말했다는 낭설로 유명한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대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처형된 루이 16세의 왕비입니다. 오스트리아의 황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딸로 14세에 프랑스의 왕세자비가 되었죠. 두 왕국의 동맹을 위한 정략결혼이었어요. 엄청난 사치와 도덕적 타락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한 몸에 받으며 프랑스 대혁명을 야기한 장본인이자 ‘마녀’와 매춘부로 그려지거나, 반대로 역사의 희생양 또는 순교의 화신으로 미화되거나, 여하튼 극단적인 평을 달고 역사를 장식해온 인물입니다. 그런 ‘예외적인’ 인물을 다루는 평전에서 슈테판 츠바이크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자신의 세계에서 지극히 평범한 여성이었다고 단언합니다.

“38년이란 생애 가운데 초반 30년 동안 이 여인은 특수한 세계 안에서 평범한 길을 걸었다. 한 번도 그녀는 선악의 평균치를 넘지 않았다. 만약 쾌활하고 구김살 없는 그녀의 유희 세계 안으로 혁명이 밀어닥치지만 않았더라면, 미미한 이 합스부르크 집안 여인은 모든 시대 수많은 여인들처럼 그저 그렇게 무심히 살아갔으리라.” (25쪽)

자기가 누구인지 물어본 적 이 없는 이 ‘평범한’ 여인은 생의 마지막에 시련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고백을 하게 되었다고, 츠바이크는 썼어요. “불행 속에서 비로소 사람들은 자기가 누구인지 알게 됩니다.”라고 말했다는군요. 그가 마지막에 알게 된 것은 어쨌거나 자신은 프랑스의 왕비이고 그에 맞는 위엄을 갖춰야 한다는 거였어요. 선악의 평균치를 유지하며 평범함을 따라가는 대신, 그가 자신이 속한 세계의 특수함을 조금 일찍 깨달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특권집단으로서의 특수함뿐만 아니라 그 세계 자체가 형편없이 뒤틀려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한 타인의 절망과 고통을 감지할 수 있었다면요? 스스로는 물론이고 모두를 파멸에 이르게 한 그 ‘불행’이 이르기 전에 말이지요.

그러니까, 난 그저 ‘평범한’ 직장인, ‘평범한’ 대학생, ‘평범한’ 엄마, ‘평범한’ 기독교인, ‘평범한’ 한국인…. 일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평범한’ 뒤에 붙는 그 집단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면…. 나의 평범함은 무엇인가요?

<마리 앙투아네트>(소피아 코폴라, 2006)
<마리 앙투아네트>(소피아 코폴라, 2006)

소피아 코폴라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2006) 생각이 났어요. 츠바이크의 전기를 읽고 나서 오랜만에 다시 본 영화에서는 의외로 섬세한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만 전기에 의존하지 않고 영화 자체만으로 캐릭터와 상황을 파악하고 몰입하기에는 역시, 서사가 다소 불친절해 보여요. 비제 르 브룅의 초상화에 익숙해진 탓인지, 커스틴 던스트 대신 조금 더 실루엣이 가늘고 밝은 미소를 지닌 배우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맡았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침묵』의 작가 엔도 슈샤쿠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어떻게 묘사했는지 몹시 궁금해지는데... 윽. 책이 두 권이군요... ^^;

모기영의 네 번째 잔치를 위해

지난 주, 4회 모기영 스태프들이 모여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알찬 회의를 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녹록한 상황이 아니지만, 각기 직장(네네, 모기영은 우리의 ‘직장’이 아닙니다...흑..)에 휴가를 내고 조퇴를 해가며 함께해준 마음들이 든든하고 고마워서 단 몇 분도 허투루 쓸 수 없는 시간이었어요.

서서히 모양을 갖춰가고 있는 4회 모기영 소식,
조만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모기수다]는 와글와글

5회와 6회 모기수다는 <나의 집은 어디인가>(2021)<리틀 포레스트>(2018)로 모였습니다.

덴마크 출신 감독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의 애니메이션 <나의 집은 어디인가>는 감독이 아프가니스탄 난민이었던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기록한 작품입니다. 다큐멘터리이면서 애니메이션의 기법을 동원한 이 독특한 영화는 다소 거칠고 간결한 이미지와 서사의 생략과 고백형식의 내레이션 덕분에 기록이나 사실전달보다는 감상자의 개인적 경험과 정서를 건드리는 작품이 되었다고, 수다방에 모인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했어요. 주인공 ‘아민’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러시아로, 러시아에서 스웨덴으로 탈출했다가 추방되어 에스토냐를 거쳐 다시 러시아로 송환됩니다. 그리고 나서 마침내 덴마크에 정착하고 나서도 미국과 덴마크를 오가게 되죠. 이처럼 아민의 공간이 계속해서 이동하는 동안 난민이면서 성소수자이면서 무슬림인 아민이 찾는 ‘집’이 그에게 마지막 장소이고 궁극의 안식처이기를 함께 바라게 됩니다.

2022.06.24. 금요일 밤 9시 <나의 집은 어디인가>
2022.06.24. 금요일 밤 9시 <나의 집은 어디인가>

그러고보니 여섯 번째 수다모임의 <리틀 포레스트>도 결국은 정착에 관한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주심기’라고, 양파를 옮겨 심어 겨울을 나게 하는 작업이 있다지요. 훨씬 단단하고 달콤한 양파를 생산하는 농작법이랍니다.

와글와글 여섯 번째 수다방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오갔어요. 4계절의 풍광과 제철음식의 향연이 감각적인 영화를 보며 힐링이 되지만 솔직히 이건 너무 판타지 아닌가, 혜원(김태리)이 문제를 회피하고 잠적하는 것이 맘에 안든다, 그래도 엄마와의 관계라는 근원적인 문제는 출구를 찾지 않았나, 밤조림이랑 곶감이 맛있어지는 걸 보고 가을이 깊어지고 겨울이 깊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참 좋더라, 시골 살아보니(지금 아이들과 함께 일년 가까이 시골생활중인데) 계절의 변화가 정말 멋스럽다, 영화 촬영지 경북 군위에 꼭 가 보시라, 배춧국이랑 빨강 수제비, 아카시아 튀김 먹고 싶다....! ^^ (아... 배고파지는 밤이었어요.)

2022.07.07. 목요일 밤 9시 <리틀 포레스트>
2022.07.07. 목요일 밤 9시 <리틀 포레스트>

 

[모기수다]는 주간모기영 독자여러분께 열려있는 작은 모임입니다.

격주로 열리는 모기수다에 참여하기 원하시는 분은 본 메일에 댓글이나 회신으로 관심을 표해주시거나 카카오채널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에 문의해주세요. 온라인 참여 링크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주간모기영 구독자 여러분들을 특별히 환영합니다.🙌🏻


지난 2주간 정기후원으로 모기영을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 마음을 담아 보내주신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김●선, 이●화, 장●나, 이●진, 강●영, 박●숙, 박●용, 박●형, 이●은, 김●정, 박●홍, 최●, 구●남 님 
고맙습니다. 

(2022.06.26.-07.07. 기준)

고맙습니다.


제3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전체사진
제3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전체사진

 여전히, 정기후원과 일시후원도 환영합니다.
(재)한빛누리 계좌이름으로 출금이 됩니다.
이 점을 꼭 기억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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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드러나는 진가

몹시 웃고 싶던 어느 날, 코미디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중반쯤 지나 조명과 음향사고가 있었어요. 극이 끝날 때까지 음악과 일부 조명과 배경 영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죠.

놀라웠던 것은 그 상황에서 개그맨 김영희씨가 보여준 순발력과 기지였습니다.

후반부를 거의 모두 현장개그로 채워가는 그의 능력에 공연은 연극이 아니라 만담이나 개그쇼에서나 가능했을 종류의 웃음으로 가득하게 됐어요.

<잇츠 홈쇼핑 주식회사>(2022, 대학로 굿씨어터)
<잇츠 홈쇼핑 주식회사>(2022, 대학로 굿씨어터)

불행 앞에서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 말할 수 있었던 왕녀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극단의 상황에서 자아를 찾는 방법은 전혀 내키지 않지만, 무대에서 이백 여 명 청중을 들었다 놨다 하는 김영희씨의 활약을 보며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검증해내는 것은 멋진 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날이 참 습하고 덥지요.
<리틀 포레스트>의 여름밤 청량한 기운을 실어 보냅니다.

늘 고맙습니다.

2022.7.9.토.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수석프로그래머
최은 드림

 

이번 주간모기영에 답장을 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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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빠짐없이 읽으려고 합니다.
혹시 모르죠 주간모기영에 실릴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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