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호 주간모기영

다리 위의 그 남자, [영화로운 모기씨] <레미제라블>(2019) 2부 보러 오세요!, 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21.06.26 | 조회 5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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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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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의 그 남자”

“시간당 상담료가 얼마라고 했죠? 내가 공짜로 상담을 받으면 행복하겠다고 하면 그렇게 해줄래요?” 심리 상담사는 자기도 모르게 프로답지 못해 보일 수도 있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놓고는 너무 놀라서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어설프게 정신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아뇨 하지만 제가 행복해질 것 같으면 공짜로 상담을 해드릴 수 있겠죠.” 그러자 사라가 갑자기 폭소를 터뜨렸다. 입에서 그냥 빠져나오기라도 한 듯 무심결에 터진 웃음이었고 마지막으로 그렇게 웃어본 게 언제인가 싶었다. 

프레드릭 배크만, 『불안한 사람들』(다산책방, 2021)에서
프레드릭 배크만, 『불안한 사람들』(다산책방, 2021)에서

『오베라는 남자』로 유명한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불안한 사람들』에는 강도짓에는 영 소질이 없어 얼떨결에 인질범이 된 은행강도와 아파트를 보러 갔다가 인질이 된 여덟 명의 시민들과 그들을 심문하는 두 명의 경찰관이 나옵니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모두 십 년 전에 다리 위에서 생을 마감한 한 남자의 행적과 이런저런 이유로 얽혀 있지요. 남자가 다리에서 뛰어내린 그 날 이후 그들의 삶은 이전과 같을 수가 없었어요. 자라서 경관이 된 소년과 그의 아버지, 소년이 살렸고 지금은 심리상담사가 된 소녀와 다리 위의 그들을 목격한 은행간부 사라의 경우가 특히 그랬죠. 인질극이 벌어지기에는 너무 조용하고 비좁은 스웨덴의 작은 마을이었는데요, 새해가 되기 이틀 전날 그들 모두가 드디어 만났습니다. 사슴을 닮은, 어설픈 은행강도 때문에요.

어딘가에서 편지 한 장 남기고 스스로 소멸하기를 택한 한 남자의 삶이 나와, 또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딱히 아는 사람도 아닌데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외로움과 슬픔과 죄책감과 누구를 향해서인지도 모를 굳은 다짐으로 각자 버겁게만 살아온 그들은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당신도 거기 있었군요!”라고 외치게 됩니다. 감동이죠. 우리가 함께 목격했고, 그 날 이후 결코 같은 삶을 살 수 없도록 우리를 바꾸어놓은, ‘다리 위의 그 남자’가 혹시 여러분과 저에게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우리도,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1.[영화로운 모기씨] <레 미제라블>(2019) 2부 보러 오세요!

다리 위의 한 남자와 은행강도 인질극처럼, 레쥬 리의 <레미제라블>도 우리에게 그렇게 묻습니다. ‘그 날’ 이후 당신은, 우리는 어떻게 달라졌느냐고 말이죠. 프랑스 혁명 이후, 혹은 빅토르 위고 이후, 그리고 2005년 파리 소요사태 이후....

다만 희비극적인 웃음을 담은 배크만식 위로보다는 묵직하게, 영화는 책임을 요청합니다. “이제 네 할 일을 해야지.”라고요. 박일아, 최은 프로그래머와 함께하는 [영화로운 모기씨] <레미제라블> 2부를 만나보시죠.

episode 1. 그날 이후 세상은 달라졌는가? - 파리소요사태와 프랑스대혁명
episode 2. 그날 이후, 우리는?
episode 3. 카메라를 든 소년과 메모리를 든 청년 

*[영화로운 모기씨] 레미제라블(2019) 2부 보러가기

2.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난주에는 김*균님께서 새로 정기후원 약정을 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유튜브 [영화로운 모기씨]와 모기영의 모든 활동은 여러분의 후원금으로 이루어집니다.[주간모기영]과 [영화로운 모기씨]를 주변에 공유하여 널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가 행복한 것이 전적으로 나의 감정과 정서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불행한 것이 단지 나의 불운이 아니라는 것,
비좁고도 넓은 이 세계에서 우리의 고통은 어떤 모양으로든 서로 얽혀 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함께 헤쳐 나가야만 하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

행복에 대해 먼저 고민해온 선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습니다.
혹시, 분투하는 모기영의 ‘인질들’이 되어주시겠습니까? ^^
평안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021.6.26.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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