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쿠스트씨, 소쿠리 이장 되다"
옛날 옛날에 소구리라고 작은 마을이 있었다.
물고기자리 마쿠스트씨와 처녀자리 스완피디가 맨 처음 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마을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 마을 한가운데 엄청 큰 당근 밭이 있었는데 10년 전만 해도 세계 각지로 수출되는 품질 좋은 당근이 생산되어 마을 사람들이 당근으로 돈도 많이 벌고 풍요롭게 행복을 누리며 살았던 곳이라고 했다.
여기를 처음 소개해 준 린우샘 말에 의하면, 당근에서 추출한 캐로틴 성분이 당뇨 환자의 나빠진 눈을 치료했다는 임상 결과가 발표되자 친환경 눈 영양제를 개발하던 제약 회사에서 이 마을에 대규모 당근 스마트팜을 짓기 위해 기존에 살던 마을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당근 연구단지 조성을 위한 공사를 시작하려고 했단다.
그런데, 갑자기 3년 전 온 세계를 휩쓴 솔리드19 바이러스 때문에 공사가 갑자기 중단되었고, 불확실한 투자 전망에 따라 추가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제약 회사의 철수로 스마트팜 건설 계획이 전면 취소되었다고 한다. 린우샘 가족은 스마트팜 프로그램 개발 때문에 이 마을에 대해 알게 되었고, 버려진 이 산 속 작은 마을이 자꾸 눈에 밟혀 프로젝트를 같이 참여했던 마쿠스트, 스완피디, 금모래, 써니해섬, 진경, 스테디안 가족과 함께 얼마 전 이 마을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아이가 없는 마쿠스트씨와 스완피디의 집에 소구리 이름을 새로 짓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아직 이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프로젝트 멤버로 활약했던 주네기와 일레이나, 바조, 동동도 참석을 했다. 아임주아 출판사 대표이자 최근 사연 작가로도 활동 중인 가장 나이 어린 주네기가 첫 아이디어를 냈다.
“소(작은), 구(입)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 중에서 점 찍어 놓고 싶을 만큼 특별한 것들만 담았다는 뜻을 담아 구에 점 하나를 더 찍은 '쿠', 그리고 리(마을), 어때요?”
오…!!! 모두가 만장일치로 마을 이름을 소쿠리로 바꾸는데 찬성했고, 이장은 제일 나이가 많기도 하고 모두 모일 장소를 급히 마련하느라 청소하랴 음식 장만하랴 동분서주 애써준 마쿠스트씨가 맡기로 했다.
이장이 된 마쿠스트씨의 소감 한 마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쿠쿠쿠쿠 웃을 일 많은 마을이 되면 좋겠습니다 :)”
2024.02.16 금 많이 따뜻해 졌어요 (봄이 오려나 봐요)
"주네기님이 추천해요!"
'소쿠리'는 어감 상 일본어로 오해받고는 하는데 사실 순우리말이죠. 발음이 비슷한 일본어 '솟쿠리'(そっくり)는 '모조리', '몽땅', '빼닮은'의 뜻이라서 그릇 소쿠리와는 무관합니다. 그러나, 모조리 몽땅 빼닮은 이라는 뜻의 일본어 뜻도 좋아서 더더욱 캐롯가든 자서전 프로젝트명으로 제격입니다. 모조리 몽땅 다 내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게, AI가 빠짐없이 꼼꼼하게 질문해 줄 것이며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으로 채워지는 자서전은 '나'를 빼닮은 소쿠리(자서전)가 될 것입니다.
'소쿠리'는 위에서 보면 둥근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일종의 바구니나 체 같은 역할을 합니다. 안에 식품을 담아 말리거나, 곡물 또는 채소, 과일 등을 물에 씻은 다음 물기를 빼는 데에도 사용되며, 때로는 곡식이나 음식 등을 담아 놓기도 하고 운반하는 그릇으로도 사용됩니다.
캐롯가든의 '소쿠리'는 해당 의미에서 나의 모든 면들 중에서 '정수'만을 담을 수 있는 소쿠리의 역할을 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는 대나무 같은 나무 재질로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값싼 공장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기존의 나무 재질의 소쿠리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에 따라, 대나무 - 플라스틱 - AI (디지털) 로 발전하는 소쿠리의 행보를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소쿠리'라는 이 자서전 프로젝트의 타이틀이 너무 딱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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