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뜰새 없이 회사와 개인 생활이 바빠지면서 비정기 연재로 전환했습니다. 많이가 아닌 더 좋은 것을 만들기 위한 결정으로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프로덕트를 만듭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가설을 세우죠. 하지만 회사의 돈과 직원의 시간은 무제한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해 목적을 달성할 확률을 높여야 합니다. 조직은 이 단순한 로직을 위해 다양한 방법론을 사용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 널리 알려진 방법인 디자인 사고, 린, 애자일을 정리했고 이 개념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정리해봤습니다.
디자인 사고
고객에게 공감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문제를 해결하자
디자인 사고는 고객의 맥락을 공감하고, 제한 없이 다양한 대안을 찾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의 방법을 찾는 생각을 반복해서 이전보다 문제를 훨씬 잘 해결하는 문제 해결 방법입니다. 얼핏 보면 당연해 보이지만 비즈니스는 예측 가능한 결과와 논리적 근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전에 했던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거와 사례에만 집중하다 보면 이전보다 완전히 다른 혁신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디자인 사고는 사람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사람이 겪는 문제가 모두 다르며,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짜 문제는 테이블이 아닌 현장에서 사람을 관찰해서만 발견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문제를 찾은 다음에는 가장 완벽한 해결법을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제한 없이 떠올립니다.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법을 실행합니다.
디자인 사고는 기존의 분석적 사고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디자인 사고는 논리적인 연관성을 뒤어넘어 직관적 사고를 하는 통합적 사고 방법입니다. 모든 작은 가설을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증명하기보다, 통합적으로 사람에게 공감하고 맥락에 맞는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만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고치는 전통적인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이 통합적으로 사람들을 이해하기에 적합했던 것입니다.
린
낭비 없이 배우고 방향을 조정하자
린(Lean)은 빨리 만들어서 내보내고 데이터를 측정한 다음 배운 것을 다음 제품에 반영하는 방법입니다. 만들기 – 측정 – 학습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죠. 학습은 린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배운 것이 기존 계획과 다르다면 과감히 계획을 수정하기도 합니다. 이것을 피벗(Pivot)이라 부르곤 합니다. 거대한 계획의 일부를 실행하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서 배운 것을 빠르게 적용하기 위한 개념입니다. 잘못된 것을 알지만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 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죠.
린한 가설 검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협업의 낭비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하나의 목적으로 모으거나, 조직의 목표를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비즈니스 목적으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요구사항만을 수행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진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일단 만들고 성과를 측정하고 배우는 것이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린 개념은 린 스타트업을 주창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시장과 고객은 빠르게 변하는데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완벽한 계획을 세워 제품을 만드는데 긴 시간을 투자했다가 실패하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제품을 빠르게 전달하고 배우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입니다.
애자일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맞춰 빠르게 변하자
애자일은 민첩하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개발 방식 중 하나입니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완벽한 제품을 늦게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것보다, 핵심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최소 단위로 고객에게 최대한 빠르게 제품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세부적인 개발 방법론이라기보다 제품을 만드는 철학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 개념입니다.
과거 산업 시대에는 자동차, 선박와 같은 굴뚝 산업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자동차와 같이 생산이 어렵지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큰 산업의 경우 자동차를 제한된 시간까지 얼마나 많이 생산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로 워터폴 방식으로 상품을 제작했습니다. 워터폴 방식은 상품을 만드는 단계를 세부적으로 나누고, 담당 부서가 각 단계에 집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각 단계별로 정해진 일만 수행하면 됐고 앞뒤 단계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디지털 소프트웨어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했고 기존 시장의 다양한 문제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돈과 시간이 없었고 많은 제조 회사들이 거대한 크기를 바탕으로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는 강자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스타트업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통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속에서 구체적인 사용자의 지금 당장의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품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성공을 만들고 있습니다.
2001년 선언한 애자일 선언문에서 제시한 핵심 가치를 살펴보세요.
둘 다 중요하지만 왼쪽이 더 중요하다.
- 개인-개인의 상호작용 > 프로세스, 툴
-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 포괄적인 문서
- 고객 협업 > 계약 협상
- 변화에 대응 > 계획에 따르기
고객 기반 개발법
혁신을 위해 변화에 적응하고 효율적으로 검증하기
디자인 사고, 린, 애자일의 장점을 혼합한 방법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공감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사고, 낭비 없이 배우고 방향을 조정하는 린,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맞춰 빠르게 변하는 애자일의 합친 것이죠. 이 개념을 린 UX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저는 고객 기반 개발법이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개발법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한 설득력 있는 방법입니다. 회사는 이윤을 창출하는 조직입니다.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고객은 수많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조금 나은 정도로는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조금 나은 것이 아닌 이전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경험이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고객을 관찰하고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품을 작게 출시하고 배우면서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고객으로부터 출발해 혁신적인 경험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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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i
프로세스와 방법론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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