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 조형물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하여 제공하는 사전 우리말샘에 따르면, 공공 미술은 거리, 공원, 광장 따위의 일반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하거나 전시하는 미술을 의미해.
공공 미술의 예시로 공공 조형물을 들 수 있어. 우리말샘에서 공공 조형물을 국가나 공공 단체가 설치·관리하여 일반 사람에게 공개하는 조형물로 설명하고 있어. 예시로 용산동에 위치한 전쟁기념관 내 6·25 전쟁 조형물이 있어.
공공 영역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공공 조형물을 설치해. 바로 건물 주변에 위치한 건축물 미술작품이 있지. 건축물 미술작품은 문화예술진흥법 제9조(건축물에 대한 미술작품의 설치 등)*에 의거하여 설치한 거야. 덕분에 도심 곳곳에서 누구나 문화예술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지. 다만 바쁜 일상으로 주변의 공공 조형물을 보지 못한 채 지나친 경우가 많지 않았을까 싶어.
🔎 공공 조형물 찾기
용산구민과 용산구를 찾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용산구의 공공 조형물을 소개하고 싶어. '용산 문화예술 탐험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용산구에 어떤 공공 조형물이 있는지 열심히 찾아볼게! 그리고 소개하는 방법을 고민해봤는데 여러 공공 조형물을 하나의 주제로 선보이는 큐레이션 방식이 어떨까 싶어. 매주 만나는 탐험 일지와 탐험 편지와는 달리 비정기적으로 1~2달에 한 번 정도 소식을 가져올게. 많은 기대해줘!
👤 큐레이션 : 도심 속 사람
공공 조형물은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사과🍎와 같이 상대방이 상상할 수 있도록 비교적 설명이 가능한 구상 모양부터 일정한 형태와 성질과 같이 없어 비교적 구체적인 설명이 어려운 추상 모양까지 다양해.
첫 번째 큐레이션인 만큼 구상 형태 중에서도 비교적 만나기 쉬운 사람 형태를 골라 봤어. 도심 속 건물 안팎에는 많은 사람이 이동하지. 그러한 움직임 속에서도 사람 형태의 조형물은 자리를 지키고 있어. 우리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도심 속 사람을 만나보자!
1️⃣ <The Neverending Story>
용산전자상가에서 1호선 용산역 3번 출구 방향으로 걸어가면 서울드래곤시티를 지나가야 해. 걷는 도중에 가로로 길게 뻗은 서울드래곤시티 건축물 위에 앉아 오른손으로 하늘 어딘가를 가리키는 황금색의 사람 형상을 만날 수 있어. 거대한 규모 그리고 도심 속 환하게 빛나는 색상은 주변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지. 그가 가리키는 곳이 어디일지 상상하며 호기심에 고개를 들어 손가락 방향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어.
<The Neverending Story>는 작품명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소설 『모모』의 저자로 친숙한 미하엘 엔데 작가의 소설 『끝없는 이야기』 속 Fantastica의 황제 Childlike Empress를 구해야 하는 소년 '아트레유(Atreyu)'와 곁에서 그를 돕는 행운의 용 '팔콘(Falkor)'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대.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 스틸컷을 보면 아트레유와 팔콘을 상상하는데 도움이 될 거야.
<The Neverending Story> 작품 설명에 따르면 황금색 사람 형상을 두두(Do·Do)라고 부른대. 두두와 서울드래곤시티의 모습을 통해 건축물과 공공미술로 아트레유(두두)와 팔콘(서울드래곤시티)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표현했대. 서울드래곤시티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인 '용'을 문학 작품과 연결하여 건축물에 어울리는 미술작품을 기획했다는 점이 인상 깊어.
두두의 발이 놓인 곳을 보면 주변 보도와 다르게 자갈이 깔려 있어. 마치 다리 위에 앉아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처럼 보여. 서울드래곤시티의 설명에 따르면 작품 <The Neverending Story>는 연못 안에 용이 될 구렁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리나라 전설을 표현하기 위해 두두의 발 아래에 탄생의 연못을 만들었대. 공공 조형물을 지나치면서 보는 것도 좋지만, 이런 섬세한 요소들은 아는 만큼 현장에서 찾는 재미가 있을 거야.
2️⃣ <Love Square>
4호선 신용산역 3번 출구 맞은 편에 있는 래미안용산더센트럴 건물 앞에 하얀색의 거대한 인물 형상이 보여. 한 발자국 정도 거리를 둔 여성과 남성이 두 팔을 벌린 채 서로 등을 맞대어 기댄 채로 비스듬하게 서있어. 고등학교 체육 시간에 친구와 직접 해본 적 있는데, 만약 한 사람이 균형을 잃으면 상대방과 같이 넘어질 수 있는 어려운 자세야. 직접 경험해본 만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서로의 균형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어.
작품 설명에 따르면 두 사람이 등을 기대고 서로에게 의지하여 미래를 응시하는 우리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대. 서로를 믿고 기대선 두 사람의 고요하며 격정적인 감정이 흐르는 만남을 통해 영원한 사랑의 교감을 이야기한대. 작품을 봤을 때 가장 먼저 균형과 조화를 떠올렸는데,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전제해야 하는 게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어. 특히 서로 다른 방향을 보면서도 서로를 의지하는 모습이 건강한 사랑의 형태로 보여. 4호선 신용산역 3번 출구에서 나와 광장에서 친구나 연인, 가족을 기다리면서 이 공공 조형물을 만난다면, 상대방을 향한 마음이 더 커지고 따뜻해지지 않을까 싶어. 그날 만큼은 두 눈을 마주하며 사랑을 표현하길 바라!
3️⃣ <호모날리지언>
용산아트홀 입구 맞은편에 서서 용산구종합행정타운 방향으로 올려다 보면 철제 구조 사이로 파란색 인물 형상이 있어. 주변의 다른 공공 조형물에 비해 <호모날리지언*>은 한 눈에 전체적인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웠어. 자리를 옮겨 요리조리 여러 방향에서 살펴본 결과, 왼팔과 오른쪽 다리를 뻗으며 앞으로 걸어나가는 자세였어. 앞서 본 <The Neverending Story>와 <Love Square>와 달리 철제 구조물이 있는 공공 조형물이야. 인물 형상이 철제 구조물을 통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 그럼 <호모날리지언>을 좀 더 가까이서 보도록 하자.
인물 형상의 머리와 어깨를 중심으로 근접 촬영했어. 가까이서 보니까 양팔을 벌려 대(大)자로 서있는 사람 모형과 차렷 자세로 서있는 사람 모형으로 구성한 거야. 같은 하늘 색상이라서 멀리서 봤을 때 마치 하나의 인물 형상으로 의식했던 거지. 사람이 모여 지역을 형성하는 걸 표현하려는 의도로 보여. 다만 단 2가지 자세만으로는 개인의 다양성을 담기에는 제한적이지 않았나 싶어.
작품 설명에 따르면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용산의 구민들이 서로 조화롭게 소통하고 일치하여 21세기의 희망찬 새용산 건설의 비전을 실천하고 구현하는 모습을 표현했대. 용산구청 신청사가 건립된 2010년에 설치한 작품인 만큼 용산구민과 용산에게 보내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여. 더 나아가 미래를 향해 앞으로 걸어나가는 모습으로 새로운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소통과 일치를 자유롭게 이루는 인류의 비전과 성장을 형상화했대. 나의 느낌에 작품의 해설을 더하며 풍부한 감상을 즐겨볼 수 있지. 그래서 작품을 봤을 때 내 생각을 짧게라도 먼저 적어보는 편이야.
💌 탐험을 마치며
공공 조형물 찾기 첫 번째 큐레이션으로 사람 형태 조형물을 소개했어. 비교적 큰 규모라서 인근을 지나간다면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거야. 그때 '저 조형물에 대해 읽어본 적 있어'라는 기억이 든다면 뿌듯할 거야. 그리고 직접 주위에서 어떤 미술작품이 있는지 찾아보는 경험을 해보면 좋겠어. 지역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거든. 다음 주에는 탐험 일지로 돌아올게. 두 번째 큐레이션도 준비해서 보내줄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려줘.
우리는 다음 탐험에서 만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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