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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은 우버보다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을까

IT기술,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2025.03.24 | 조회 6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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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기술,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최근 그랩(Grab)이 경쟁사 고투(GoTo)를 인수한다는 루머가 다시 한 번 회자되면서 동남아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빅딜이 성사되면 그랩이 동남아시아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막강한 지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죠.

이미 동남아 on-demand 시장에서 그랩과 고투는 합쳐서 80%를 넘나드는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전망이기도 합니다.

Photo by Dynamic Wang on Unsplash
Photo by Dynamic Wang on Unsplash

하지만 단순히 “그랩이 시장을 통으로 잡는다”는 그림에 그치지 않고, 동남아의 특수한 ‘오토바이 문화’와 슈퍼앱 전략 등의 요인까지 감안하면, 이들이 오히려 우버(Uber)보다 더욱 경쟁력 있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GoTo 인수 루머, 정말 가능성 있나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랩이 최근 고투 지분 매입을 위한 실사를 개시했고, 약 70~90억 달러(혹은 그 이상)의 밸류에이션으로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로 보면, 그랩과 고투가 합치면 인도네시아 등 핵심 시장에서는 90% 이상 점유율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어, 각국 경쟁 당국의 강도 높은 심사가 불가피합니다.

특히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당국이 “기존 우버 인수 사례처럼 시장 경쟁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 문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만약 이 모든 허들을 넘어서 인수가 성사된다면, 동남아 지역 메가 플랫폼 탄생이라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비즈니스 측면에서, 두 회사가 겹치는 사업 영역(라이드헤일링, 음식 배달 등)을 통합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영역(고투가 강한 e커머스 & 그랩의 금융·로지스틱스)도 보완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3월 19일에 GoTo는 인수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딜의 성사 가능성은 아직도 미지수라는 이야기죠.

그랩은 어떻게 컸을까

사실 이미 그랩은 동남아에서 “우버를 내쫓은 회사”로 유명했죠. 2018년, 우버는 결국 동남아시장에서 손을 떼고 그랩에 지분만 남기고 철수했죠. 왜 우버가 포기해야 했을까요? 우버를 넘어 어떻게 성장해 나갔을까요?

철저한 현지화(Localization)

그랩은 시작부터 말레이시아의 택시문제를 해결하려는 ‘MyTeksi’ 앱으로 출발해, 각국의 독특한 교통·결제 문화를 제대로 파고들었습니다. 예컨대 현금 결제 선호, 오토바이(‘GrabBike’)가 필수적인 시장임을 인지하고, 서비스 구조를 지역별로 세밀하게 맞춘 것이죠.

오토바이 중심 시장

좀 더 자세히 보면, 동남아는 차보다 오토바이가 훨씬 많은 지역이라는 점이 크죠. 예컨대 인도네시아에선 이륜차 등록대수가 1억 건 이상으로, 자동차 등록보다 훨씬 많은 상황입니다. 이런 곳에서 우버 같은 승용차 기반 사업모델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그랩은 초반부터 오토바이 배달·이동을 적극 공략해, 사실상 우버가 뛰어들 여지를 크게 줄였습니다.

슈퍼앱 전략

그랩은 일찌감치 음식배달(GrabFood), 장보기(GrabMart), 소액대출·모바일결제(GrabPay, GrabFinance) 등 ‘생활 슈퍼앱’으로 확장하면서, 이용자들의 일상생활 전반을 잡아두었습니다. 이로써 이용자들이 “하루에 여러 번 그랩 앱을 열어볼” 이유가 생겼고, 이를 통해 강력한 플랫폼 효과를 달성했죠. 우버도 이제는 다른 곳들에서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하지 못했죠.

Photo by Grab on Unsplash
Photo by Grab on Unsplash

결국 그랩이 우버를 밀어내고 지금까지 성장하고 있는건 “동남아는 전혀 다른 시장”이라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거기에 최적화한 ‘슈퍼앱·현지화’ 전략을 폈기 때문이죠.

오토바이 문화, 자율주행시대의 반전

그럼 앞으로는 어떨까요? 우버같이 그랩도 자율주행으로 인한 위협에 직면해 있을까요.

흥미로운 건 “오토바이 기반 교통이 워낙 강력한 동남아에서는,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빠르게 대세화되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많다는 점입니다. 자율주행은 주로 차량 중심(4륜)으로 개발돼 왔는데, 동남아의 복잡한 교통(수많은 오토바이+골목+비정형 도로)에선 로보택시 운행이 더 난이도가 높다는 해석이죠.

이 말인즉, 글로벌 시장에선 “자율주행이 택시·라이드헤일링을 단숨에 대체할 수 있다”며 우버나 리프트의 미래를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들이 있지만, 동남아에선 오토바이를 완전히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랩은 비교적 “로보택시 시대에 바로 망할 리스크”가 적을 수 있다는거죠. 그랩은 오토바이 기반 서비스를 동남아 전역에서 구축해놓았고, 이는 자율주행 모델이 본격적 대중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죠.

Photo by Tron L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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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은 어디까지 확장될까

그렇다면 이제 그랩이 정말 (동남아에서라도) “우버보다 더 위대한 회사”로 갈 수 있을까요?

  • 슈퍼앱 확장: 이미 그랩은 배달·금융·커머스 등으로 확장했고, 향후 헬스케어, 보험, 투자서비스 등으로 확대할 수도 있습니다. 동남아는 아직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시장이기에, 슈퍼앱이 모든 일상 서비스를 한데 모을 여지가 큽니다. (카카오의 꿈?)
  • O2O + 오프라인 연계: 동남아 곳곳의 오프라인 상점·전통시장과 제휴해, 이커머스·배달·금융까지 연결하는 ‘로컬슈퍼’ 전략도 유효해 보이죠.
  • EV·에너지 전환: 동남아 교통이 전기스쿠터나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충전 인프라·배터리 교체 서비스 등 관련 비즈니스를 그랩이 주도할 수도 있고, 이 부분도 미래 성장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 결합 시너지 (GoTo 인수 시): 만약 고투 인수로 동남아에서 사실상 ‘절대적 슈퍼앱’이 탄생하면, 시장 지위가 공고해져 수익·데이터·생태계 모든 면에서 폭발적 성장이 가능할 겁니다. 물론 규제당국이 이걸 허용할지가 관건이지만.

물론, 이 모든 시나리오는 경쟁 당국의 인수승인, 각국 정부정책, 그리고 이들이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때의 시너지 창출 능력에 달려있습니다.

네 그런데... 주식은?

그랩은 2021년 말 미국 나스닥에 스팩 합병으로 상장했으나, 초기 주가가 한때 13달러대를 찍었다가 이후 대폭 하락해 2022년 말엔 2달러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최근엔 4~5달러대 수준에서 등락 중이지만, 앞으로 고투 인수 소식이나 실적 발표에 따라 변동이 클 것으로 보이죠. (매수 매도에 대한 추천은 아닙니다)

첨부 이미지

일단 ‘수익성 개선’이 과제이긴 합니다. 2024년 말 그랩이 발표한 실적에서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19%로 준수했으나, 여전히 적자(조정 EBITDA는 흑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음식배달과 금융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시장에서는 2025년 말쯤 흑자전환을 기대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출처: 그랩 실적발표 자료
출처: 그랩 실적발표 자료

그럼에도 규제 리스크·합병 불발·새로운 경쟁자 출현 같은 불확실성은 상존하니, 이 회사가 정말 우버 이상의 거인이 될지, 아니면 지역 한정 서비스 챔피언에 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죠.

Photo by Afif Ramdhasuma on Unsplash
Photo by Afif Ramdhasuma on Unsplash

하지만 동남아라는 독특한 시장 구조와 '슈퍼앱'으로서의 빠른 확장성, 그리고 만약 경쟁사 고투 인수까지 성사된다면, 그랩이 우버보다 더 ‘압도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잠재력은 분명 있어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남아시아의 우버”가 아니라, 오히려 “우버가 꿈꿨던 이상의 모델”을 구현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가능한 거겠죠.

물론, 메가 M&A가 항상 성공만 하는 건 아니고, 규제와 실무 통합이 만만치 않을 건 자명합니다.

그래도 “바이크 천국” 동남아에선 로보택시 시대가 더딜 것이고, 그 사이 그랩이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더 깊숙이 장악하면, 정말로 “우버 이상의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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