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공지] Divided by Zero 멤버십 전환 안내 ☕️

오픈AI의 새로운 모습

2025.12.12 | 조회 92 |
0
|
from.
Essence
Divided by Zero의 프로필 이미지

Divided by Zero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오픈AI가 이번주 데니스 드레서(Denise Dresser)를 최고매출책임자(CRO)로, 그리고 올해 중에는 인스타카트 CEO 피지 시모(Fidji Simo)를 애플리케이션 책임자로 영입하기도 했었죠. 단순한 인력영입으로 보이는 움직은 아닙니다. 오픈AI가 연구소의 시대를 끝내고 엔터프라이즈의 시대를 선언했다는 신호탄같거든요.

궁금한 점이 생기죠. "연구소로 시작한 회사가 어떻게 거대한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내부의 불만과 문화적 충돌을 피해내는 걸까?" 답은 간단합니다. 오픈AI는 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기존의 DNA를 갈아엎고 있죠. GPT 시리즈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기술 회사가 이제는 세일즈포스(Salesforce) 출신들을 앞세워 제대로 장사를 시작하려는 겁니다. 오픈AI는 내부의 반발을 잠재우고 거대한 B2B 공룡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요?

출처: 오픈AI
출처: 오픈AI

Danise Dresser

데니스 드레서의 영입을 통해서 우선 오픈AI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데니스 드레서는 세일즈포스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슬랙(Slack)의 CEO까지 역임한 인물입니다. 

출처: 오픈AI
출처: 오픈AI

세일즈포스에서 10년 넘게 신뢰를 비싼 값에 파는 법을 통달했고, 슬랙(Slack)을 세일즈포스의 거대 제국에 통합시키며 기업 고객의 지갑을 여는 방법을 체득했다는거죠. 드레서의 영입은 오픈AI가 이제 바이럴 마케팅에 의존하던 제품 주도 성장(PLG) 시대를 끝내고 영업 조직이 이끄는 영업 주도 성장(SLG)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 같아 보이는겁니다.

세일즈포스의 성공 방정식은 단순한 CRM 판매가 아니라 기업의 인프라가 되어 신뢰 자체를 프리미엄 가격에 파는 것이었습니다. 드레서는 이 방식을 오픈AI에 그대로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오픈AI를 단순한 똑똑한 챗봇 벤더가 아니라, 기업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보안 인프라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이죠. 세일즈포스가 경쟁사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받으면서도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던 건 데이터 레지던시(저장소 위치 지정), 규제 준수, 면책 조항 같은 기업용 안전장치를 완벽하게 구비했기 때문입니다. 드레서는 챗GPT 엔터프라이즈에 바로 이 신뢰 비용을 얹어서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고가 정책을 정당화할 수 있을 겁니다.

세일즈포스와 슬랙의 과금 모델을 떠올려보면 오픈AI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인 월 20달러 혹은 단순 좌석당(per seat) 요금제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세일즈포스의 특징은 요금제를 아주 잘게 쪼개서, 고객이 숨 쉬는 것 빼고는 다 돈을 내게 만드는 소위 지갑 점유율 전략에 있거든요. 드레서가 설계할 오픈AI의 새로운 요금표는 아마도 플렉스 크레딧이나 토큰 기반의 소비 모델로 전면 개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제 기업들은 기본 입장료(라이선스)는 내되, AI를 실제로 사용할 때마다 추가 비용을 내야 할 겁니다. 가령 간단한 GPT-4o-mini 모델을 쓰는 건 1 크레딧이지만,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o1 모델을 돌리는 건 10 크레딧, 자율 에이전트에게 코딩을 시키는 건 50 크레딧을 차감하는 식이죠. AI 모델의 추론 비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회사의 마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인거죠.

더 강력한 건 보안의 유료화입니다. 세일즈포스가 쉴드(Shield)라는 보안 및 감사 기능을 전체 계약금의 30% 수준으로 비싸게 팔아먹는 것처럼 오픈AI도 데이터 로그 장기 보관, PII(개인식별정보) 자동 마스킹 같은 필수 거버넌스 기능을 비싼 유료 애드온(Add-on)으로 분리할 겁니다. 금융이나 의료 같은 규제 산업군에게 이건 선택이 아닌 필수니, 사실상 20~30%의 가격 인상을 강제하는 효과를 낳는 셈입니다.

Fidji Simo

데니스 드레서가 세일즈 담당자라면 피지 시모는 팔 제품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피지 시모는 메타(Meta)와 인스타카트(Instacart, CEO) 출신인데요, 오픈AI가 단순한 모델 제공업체를 넘어, '버티컬 애플리케이션'과 '마켓플레이스' 기업으로 진화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시모는 인스타카트에서 소비자와 쇼퍼, 소매업체를 연결하는 복잡한 다면 시장을 조율했던 경험이 있죠. 이 경험은 오픈AI가 준비 중인 에이전트 생태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겁니다.

출처:LinkedIn
출처:LinkedIn

아마 곧 월 2,000달러짜리 에이전트라는 루머가 현실이 되는 걸 목격할지도 모릅니다. 소프트웨어 이용료치곤 터무니없이 비싸 보이지만, 인간 신입 사원의 월급과 비교하면 싸다는 노동 차익을 노린 포지셔닝이죠. 시모는 범용 챗GPT를 쪼개서 법률, 코딩, 의료 등 특정 산업에 특화된 전용 챗GPT 혹은 디지털 직원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세일즈포스가 '금융 클라우드', '헬스 클라우드'를 따로 만들어 비싸게 파는 것과 똑같은 전략으로요.

또한 시모의 메타 경력을 고려할 때, 2026년쯤에는 무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 모델이나 스폰서 추천 기능이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거대 플랫폼의 문법을 누구보다 잘 알테니까요. 결국 오픈AI는 모든 사용자의 행동과 데이터를 돈으로 환산하는 상업적 기계가 되려는 겁니다.

Code Red

물론 이 전환 과정에서 "우리는 인류를 구하는 연구소 아니었나?"라는 기존 연구원들의 반발과 박탈감은 필연적이겠죠. 실제로 블라인드나 언론 유출을 통해 전해지는 오픈AI의 분위기는 알트먼 말마따나 코드 레드(Code Red) 그 자체입니다. 학술적 탐구와 안전성 검증보다는, 경쟁사를 이기기 위한 상업적 출시 압박이 연구원들을 짓누르고 있다는거죠. 일리야 수츠케버를 비롯한 핵심 안전 연구 인력들이 괜히 회사를 떠난건 아니겠죠.

하지만 샘 알트먼과 이사회는 이 불만을 시스템의 잡음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 치러야 할 기능적 비용으로 간주하는 듯합니다. 드레서와 시모 같은 외부의 양복쟁이 영입해 주요 보직에 앉힌 건 기존의 연구 중심 문화를 상업 중심 문화로 강제 이식하겠다는 선언인 셈입니다. 막대한 추론 비용을 감당하고 1,0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지키려면 기존 성공 기업의 규율과 매출 목표 달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거죠.

출처: 오픈AI
출처: 오픈AI

New Salesforce

결국 오픈AI는 세일즈포스화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데니스 드레서와 피지 시모의 영입은 오픈AI가 철저한 이윤 추구형, 아니 특히 B2B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걸 보여주는 움직임같습니다.

전환이 제대로 일어난다면 앞으로 오픈AI의 기업 고객들은 더 복잡한 계약서와 더 비싼 청구서를 받게 될 겁니다. 보안과 기능은 철저히 상품화되어 메뉴판에 오를 것이고, 디지털 직원이라는 명목으로 소프트웨어 역사상 가장 비싼 요금제가 등장할 겁니다.

오픈AI는 생존을 위해 연구복을 벗어 던지고, 비즈니스 정장으로 갈아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 옷이 몸에 맞지 않아 어떤 기존 인력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을지 몰라도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에게는 좀 더 매력적인 핏으로 보일 겁니다.

이게 바로 기술적 이상이 자본의 현실과 타협하는 방식이고, 오픈AI가 거대 B2B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건너야 할 강인 셈입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Divided by Zero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Divided by Zero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