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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미래의 일을 파괴하는가

2026.01.16 | 조회 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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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ded by Zero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차마스 팔리하피티야의 소셜캐피탈이 AI가 미래의 일을 파괴할지에 대한 리포트를 써냈습니다. 전체 리포트는 무척 비싸지만, 분석의 접근방식은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차마스는 우리가 보고 있는 현상을 기술적 노출(Exposure), 기업의 도입(Adoption), 그리고 노동 시장의 반응(Labor Response)이라는 세 가지 층위로 쪼개서 보고 있습니다. 같은 접근 방식대로 한번 세 층위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볼까 합니다. (지난해 다뤘던 데이터들과 겹치는 부분들이 있긴합니다)

뉴스를 보면 한쪽에서는 AI가 인간의 인지 능력을 넘어섰다며 대량 실업의 공포를 조장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고용 지표가 놀라울 정도로 견고하다며 안심하라고 말하고 있죠. 도대체 무엇이 진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AI에 의한 파괴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그 충격은 균등하지 않게 분배되고 있습니다.

기술적 노출

가장 먼저 직시해야 할 사실은 AI의 기술적 진보 속도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5년 3월 METR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완료할 수 있는 작업의 길이, 즉 인간 등가 노동 시간은 7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나고 있다고 하죠. 2024년에서 2025년 사이에는 이 주기가 무려 4개월로 단축되었습니다. 2019년만 해도 AI는 고작 30초짜리 작업이나 처리했지만, 어제 소개드린 클로드 코워크 같은 모델은 숙련된 인간이 1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을 혼자서 처리해 내고 있는 셈입니다. 이 추세라면 2027년에는 하루 종일 걸리는 업무를, 2028년에는 일주일짜리 프로젝트를 AI가 통째로 삼켜버릴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게 무서운 이유는 이번 자동화의 파도가 과거처럼 단순 반복 노동이 아니라, 고소득 전문직의 영역인 인지 노동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맥킨지(McKinsey)에서는 전문 지식의 적용이 필요한 업무의 자동화 잠재력은 2017년에서 2023년 사이 34%포인트나 급증했다고 분석했는데요. 경영 관리나 인재 개발 같은 고차원적인 업무조차 절반 가까이 자동화될 수 있다는 것이죠.

오픈AI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미국 근로자의 80%는 자신의 업무 중 최소 10%가 LLM의 영향을 받고, 19%는 업무의 절반 이상이 대체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의사 면허 시험 정답률 95%, 깃허브 이슈 해결률 80%, 이런 수치는 이제 놀랍지도 않은 뉴스죠. 즉, 기술적 층위에서만 보면 일자리의 종말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셈이죠.

기업 도입

하지만 두 번째 층위인 기업의 도입 현장을 보면 이야기가 다소 달라집니다. 기술적 노출도는 폭발하는데, 실제 기업들의 도입 속도는 생각보다 느립니다.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의 데이터에 따르면, 실제 생산 과정에 AI를 도입한 기업은 전체의 고작 5.4%에 불과합니다. 개인적으로 AI를 쓰는 성인이 55%가 넘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죠. 맥킨지가 작년에 조사한 78%의 기업데이터는 아직까지는 파일럿 프로젝트가 대부분일 수 있다는거죠.

도대체 왜일까요? 여기에는 생산성 J커브라는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MIT의 연구에 따르면, 제조업체가 AI를 도입하면 초기에는 오히려 생산성이 평균 1.33% 포인트 하락합니다. 조직을 뜯어고치고 데이터를 정비하는 데 드는 비용과 혼란 때문이죠. 이 죽음의 계곡을 건너 생산성이 회복되는 데만 평균 2년이 걸립니다. 당장 분기 실적을 채워야 하는 경영진 입장에선 선뜻 지갑을 열기 힘든 구조인 셈입니다.

여기에 워크슬롭(Workslop)이라는 새로운 골칫덩이도 등장했습니다. 베터업 랩스(BetterUp Labs)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40%가 AI가 만든 엉터리 결과물, 즉 워크슬롭을 매달 받고 있으며, 이걸 고치는 데만 건당 2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1만 명 규모의 회사라면 연간 900만 달러의 생산성 세금을 내는 꼴이죠. 에릭슨(Ericsson)의 연구에서 87%의 기업이 기술보다 "사람과 문화적 장벽"이 더 크다고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경영진의 42%가 "AI 도입이 회사를 내부적으로 찢어놓고 있다"고 토로할 만큼, 조직적 저항과 스킬 갭은 기술적 혁신을 가로막는 거대한 댐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측면에선 80~98%의 AI 모델이 실험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폐기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노동 시장

하지만 마지막 층위인 노동 시장의 반응은 통계적 착시를 가장 경계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표면적으로는 평온합니다. 챌린저(Challenger) 집계에 따르면 2025년까지 AI로 인한 해고는 5만 5천 명 수준으로, 전체 해고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골드만삭스나 예일 버짓 랩(Yale Budget Lab)도 "아직 AI로 인한 일자리 아포칼립스는 없다"고 결론 내리고 있죠.

하지만 이 평균의 함정을 걷어내면 꽤나 충격적인 데이터가 드러납니다. 전체 고용은 유지될지 몰라도, 그 구성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바로 신입 사원과 프리랜서들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경력 3년 이하를 뽑는 공고는 43%에서 28%로 급감했습니다. 기업들이 AI를 통해 주니어 레벨의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사회 초년생들이 올라갈 사다리 자체를 걷어차 버린 셈입니다. 프리랜서 시장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은 계약 건수가 2% 줄고, 수입은 5%나 감소했습니다.

반면, AI 스킬을 가진 인력들은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PwC의 2025년 분석에 따르면, AI 기술을 보유한 직원은 그렇지 않은 동료보다 무려 56% 더 높은 임금 프리미엄을 받습니다. 불과 1년 전보다 두 배나 뛴 수치죠. 금융, 헬스케어, 제조 등 모든 산업에서 AI 문해력이 곧 연봉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된 겁니다. 결국 AI는 일자리의 총량을 당장 줄이지는 않겠지만, 노동 시장을 AI를 부리는 자와 AI에게 대체되는 자로 양극화시키고 있는 것이죠.

AI 전문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AI가 가져올 미래 생산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립니다. MIT의 대런 아세모글루(Acemoglu) 교수는 향후 10년간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이 0.07%에 그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반면, 골드만삭스는 1.5% 성장을 예측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립니다.

역사적으로 기술은 없앤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왔습니다. MIT 데이비드 오터(David Autor) 교수의 말처럼, 2018년 직업의 60%는 1940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들이죠. 하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과거의 자동화가 육체노동자를 서비스업으로 이동시켰다면, 이번 AI는 서비스업과 지식 노동 자체를 대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오터 교수가 지적한 일방향 대체성의 문제, 즉 고숙련 노동자가 밀려나면 저숙련 노동은 할 수 있어도 그 반대는 불가능하다는 구조적 한계가 이번 전환기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는 겁니다.

특정 추정 모델링(Penn Wharton)에 따르면 AI가 2035년까지 생산성을 1.5%, 2055년까지 3% 높일 것으로 보지만, 이 과실이 근로자에게 골고루 돌아갈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의 세금 제도는 노동보다 자본에 유리하고, 기업들은 AI를 직원의 능력을 키우는 용도보다는 인건비를 줄이는 용도로 쓰고 싶어 하는 유혹에 늘 시달리기 때문이죠.

결론은...

종합해보면, 노동 시장은 기술적 가능성과 실제 도입 사이의 시차 속에서 일시적인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기업들이 J커브의 계곡을 건너고, 조직적 장벽을 허물고, 본격적으로 AI를 운영 단계로 올리는 순간, 지금의 미세한 균열은 거대한 틈을 만들어 낼겁니다.

AI가 일자리의 총량을 파괴하지는 않을 수 있죠. 세계경제포럼(WEF)은 2028년까지 8,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6,9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구요(비록 순증 폭은 줄어들고 있지만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질 재분배의 충격은 피할 수 없습니다. 신입 사원의 진입 장벽은 높아지고, 단순 인지 노동은 증발하며, AI 스킬 격차는 소득 불평등으로 직결되겠죠.

폭풍은 오고 있습니다. 단지 아직 우리 집 창문이 흔들리지 않고 있을 뿐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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