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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코드레드? 그래서 뭐?

2025.12.04 | 조회 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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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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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알트먼이 오픈AI에 코드 레드를 발령했습니다. 언론은 이것을 직원들을 독려하는 전시 체제(War Mode)라고 포장했지만, 실상은 다른 것 같습니다.

이건 단순한 독려가 아니라 지난 3년간 오픈AI가 누려온 독점적 리더십이 붕괴되었다는 처절한 패배 선언이기 때문이죠. 구글이 내놓은 제미나이 3(Gemini 3)는 기술적으로 오픈AI를 압도했고, 중국의 딥시크(DeepSeek)는 가격 파괴로 그들의 경제적 해자를 메워버렸으며, 앤트로픽(Anthropic)은 기업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했습니다. 천문학적인 적자와 기술적 열세, 그리고 인력 유출이라는 삼중고에 갇힌 오픈AI인데.

알트먼이 외치는 코드 레드가 과연 이 기울어진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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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주가 넘었죠. 오픈AI가 발칵 뒤집힌 결정적인 이유는 구글의 제미나이 3가 보여준 충격적인 성능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구글이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진 위기의 하이퍼스케일러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특히 AI의 추론 능력을 극한까지 테스트하는 'MathArena Apex' 벤치마크 결과는 오픈AI에게 재앙에 가까웠습니다. 오픈AI의 GPT-5.1이 고작 1.0%의 정답률을 기록하며 헤맬 때, 제미나이 3는 23.4%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격차를 보여줬거든요. 단순히 조금 더 똑똑하다 수준이 아니라 차원이 다른 지능을 구현했다는 걸로 보일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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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했던 건 ScreenSpot-Pro 점수입니다. AI가 컴퓨터 화면을 보고 버튼을 클릭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이 테스트에서 제미나이 3는 72.7%를, GPT-5.1은 3.5%를 기록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고요? 오픈AI가 준비하던 AI 에이전트 사업이 기술적으로도 열세에 있다는 뜻입니다.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통해 전 세계의 화면 데이터를 긁어모은 구글은 AI에게 눈을 달아줬지만, 그만한 데이터가 없는 오픈AI는 장님이나 다름없는 셈이죠.

거기에 이미지 모델 나노바나나는 오픈AI의 이미지는 언급조차 안되는 수준으로 앞서나가고 있는게 확실해보이죠.

출처: Nanobanana X account
출처: Nanobanana X account

그리고 모두가 잊고 있지만 딥시크는 잠깐의 이슈는 아니었습니다. 2025년의 끝자락에서  연초를 되짚어 보면, 딥시크는 오픈AI의 최신 모델과 맞먹는 성능의 R1 모델을 내놓으면서, 훈련 비용은 고작 600만 달러밖에 안 썼다고 발표해 실리콘밸리를 경악게 했습니다.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어야만 똑똑한 AI를 만들 수 있다는 오픈AI의 스케일링 법칙이 그대로 공격당했었죠.

여전히 딥시크의 API 가격은 오픈AI의 27분의 1 수준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보죠.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이 27배 싼 대안이 있다면, 굳이 오픈AI를 쓸 이유가 있을까요?

이건 오픈AI뿐만 아니라 모든 폐쇄형 AI모델 기업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시장을 선점하던 오픈AI에겐 그 충격이 남다릅니다. 오픈AI가 누려왔던 고마진의 독점적 지위는 영원히 사라졌다는 선고거든요 . 오픈AI가 GPT-5.1을 내놓으며 "더 친근하고 재미있는 성격"을 강조한 것도 결국 기술적, 가격적 우위를 잃은 상태에서 일반 소비자 중심의 브랜드 충성도에 호소하려는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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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샘 알트먼이 발령한 코드 레드의 실체는 방만한 확장을 멈추고 생존을 위해 몸집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가깝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오픈AI는 마치 구글이라도 된 것처럼 로보틱스, 검색, 헬스케어, 쇼핑 에이전트 등 온갖 사업에 손을 댔지만, 이번 조치로 핵심인 챗GPT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취소되었습니다.

특히 자비스를 표방했던 펄스(Pulse) 프로젝트의 중단은 오픈AI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앞서 언급한 ScreenSpot 벤치마크 결과처럼 기술적으로도 구현이 불가능했을뿐더러, 딥시크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사용자의 이메일과 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막대한 추론 비용을 감당할 재무적 여력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1조 4천억 달러 규모의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는 이제 회사의 목숨을 죌 수 있는 거대한 족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2025년 예상 적자만 140억 달러에 달하고, 2028년에는 그 규모가 450억 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만약 점점 모델 사용 단가가 내려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픈AI는 막대한 CAPEX로 구축한 거대한 컴퓨터에 매달 천문학적인 월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겁니다. 이건 순환출자구조가 만들어진 엔비디아에게도 좋지 않은 이야기이긴 하죠.

지난달에 있었던 백악관과의 AI 인프라에 대한 정부 구제금융 거절 해프닝은 오픈AI에 대한 우려를 더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죠. 오픈AI가 안전망 하나 없는 외줄 위에서 춤추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대목인 셈입니다.

전쟁 모드?

샘 알트먼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꺼내든 코드 레드 카드는, 폴 그레이엄이 주창한 파운더 모드(Founder Mode)를 떠올리게 만드는 메시지인데요. 중간 관리자를 건너뛰고 CEO가 말단 엔지니어의 업무까지 챙기며 속도전을 펼치겠다는 거죠.

하지만 이런 전쟁 모드가 성공할까요? 코드 레드 전에는 구성원들이 충분히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요? 스타트업은 늘 코드 레드 상태인데 이게 무슨 차이죠?

구성원에게 코드레드는 혁신을 위한 결단이 아니라, 실패한 경영진의 불안감이 투영된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로 받아들여질 뿐입니다. 이미 메타나 구글이 더 많은 연봉과 풍부한 컴퓨팅 자원을 미끼로 핵심 인재들을 쓸어가고 있는 마당에, "밤새워 일해서 위기를 극복하자"는 구시대적인 호소는 오히려 어떤 동기를 줄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밤을 새운다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데이터를 이길 수 있는가?", "우리가 야근한다고 딥시크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아마 지금의 위기가 노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구글 같은 플랫폼 기업이 가진 구조적 우위와 딥시크가 촉발한 경제적 변화 때문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미 뚫렸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1등 기업의 부진만은 아닙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전지전능한 AI 모델의 시대가 끝났다"는 역사적인 전환점인 겁니다. 시장은 이제 다각도로 쪼개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복잡한 추론과 에이전트 작업은 OS와 결합된 구글 제미나이가, 전문적인 코딩과 업무는 신뢰성 높은 앤트로픽 클로드가, 그리고 저렴한 범용 작업은 가성비의 오픈소스가 각각 나눠 먹는 형국이죠.

여기서 오픈AI의 챗GPT가 설 자리는 어디일까요? 어쩌면 과거 인터넷 초창기의 야후(Yahoo)처럼, 가장 먼저 대중화를 이끌었고 가장 유명한 브랜드지만, 결국 더 뛰어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후발 주자들에게 영광을 내어주고 껍데기만 남는 운명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오픈AI의 코드 레드는 반격을 위한 출정 나팔 소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은 자원을 쥐어짜며 버텨보려는 공습 경보로 보이기도 합니다. 2026년은 오픈AI가 다시 왕좌를 유지하는 해가 될지 판가름되기 보단, 과연 살아남아 평범한 AI 기업으로 존재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겁니다.

오픈AI의 강력해보이던 해자는 이미 뚫렸고, 이제 진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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