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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월 28일,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가 첫 인간 환자의 뇌에 칩을 심은 지 정확히 2년이 지났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단 한 명이었던 피험자는 미국, 캐나다, 영국, UAE 등 4개국에 걸쳐 21명으로 늘어났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역사상 가장 빠르고 공격적인 임상 확장 속도인 셈입니다.

FDA로부터 시각 및 언어 복원을 위한 혁신 의료기기 지정을 받아내며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85%의 전극이 뇌에서 빠져나오는 치명적인 초기 실패와 동물 실험을 둘러싼 끊임없는 잡음이 그림자처럼 따라붙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특유의 파괴적 혁신 속도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의료기기 산업의 엄격함과 충돌하며 만들어낸 지난 2년의 궤적은 BCI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현실 세계에 어떻게 안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명에서 21명으로
2년전인 2024년 1월 28일, 애리조나 출신의 사지 마비 환자 놀랜드 아보(Noland Arbaugh)가 피닉스의 배로우 신경학 연구소에서 첫 번째 N1 칩을 이식받았을 때만 해도, 다소 무모한 도박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수술은 예상 시간의 절반인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고, 아보는 24시간 만에 퇴원했죠.
놀랜드 아보는 수술 직후 생각만으로 체스를 두고 웹서핑을 하며, 9.51 BPS(Bits Per Second)라는 BCI 커서 제어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전 기록(4.61 BPS)을 두 배 이상 따돌린 압도적 성능이었던 겁니다.
이어 2024년 7월 수술을 받은 2호 환자 알렉스는 몇 시간 만에 FPS 게임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2'를 플레이하며 3D 공간 제어 능력을 입증했고, 2024년 11월에는 루게릭병(ALS) 환자로는 최초로 브래드 스미스가 이식을 받았습니다. 완전히 마비되어 말을 할 수 없었던 스미스는 생각만으로 유튜브 비디오를 편집하고, AI로 복원된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과 다시 소통하기 시작한 셈입니다.

이후 뉴럴링크는 국경을 넘어 캐나다 보건부의 승인을 받아 토론토에서 척수 손상 환자 2명에게 이식을 진행했고, 영국 UCL 병원과 UAE 클리블랜드 클리닉 아부다비에서도 수술을 성공시키며 총 21명의 임상 참가자를 확보했습니다. 하루 평균 6.5시간, 많게는 주당 100시간 이상 기기를 사용하며 디지털 독립을 실현하고 있는 겁니다.
결국 해결하는 머스크
하지만 이 확장의 이면에도 아찔한 위기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첫 환자 놀랜드 아보의 수술 몇 주 후, 뇌에 심은 64개의 실 중 무려 85%가 뇌 조직에서 빠져나오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1,024개의 채널 중 신호를 잡을 수 있는 것이 고작 9~10개밖에 남지 않았었는데, 사실상 기기 사망 선고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죠. 원인을 보면 수술 후 두개골 내에 갇힌 공기가 뇌를 예상보다 3배 더 많이 움직이게 만들었고, 불과 3~5mm 깊이에 얕게 심어진 전극들이 뇌의 움직임을 버티지 못하고 딸려 나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뉴럴링크는 동물 실험에서 이 리스크를 인지했지만, 설계를 변경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던 안일함이 사고를 부른 셈입니다.
그러나 뉴럴링크의 위기 대처 능력은 실리콘밸리 하드웨어 기업의 저력을 보여주었는데, 머스크답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수술 프로토콜 변경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우선 개별 뉴런의 발화(Spike)를 감지하던 기존 알고리즘을 주변 뉴런들의 평균적인 전력량인 스파이크 밴드 파워(Spike Band Power)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15%만 남은 전극으로도 이전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끌어냈습니다.
또한 두 번째 환자 알렉스부터는 전극을 8mm 깊이로 더 깊게 심고, 두개골 내 공기 주머니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단 하나의 전극 이탈도 겪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2026년 1월 현재, 최근 20건의 수술 중 18건에서 신호 품질이 개선되었고(90% 성공률), 심각한 부작용은 '0건'을 기록 중인데, 결국 실패를 데이터로 삼아 즉각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전형적인 애자일(Agile) 방식이 인간의 뇌 수술에도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겁니다.
마우스 커서를 넘어서
뉴럴링크의 야망은 이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데(Telepathy) 그치지 않고 이제 말과 눈을 복원하려 합니다. VOICE 프로젝트는 생각만으로 분당 140단어(WPM)를 텍스트나 음성으로 변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일반인의 평균 대화 속도인 150~160 WPM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현재 스탠퍼드 대학의 브레인게이트(BrainGate) 팀이 기록한 최고 속도가 62 WPM, UCSF 팀이 78 WPM인 것을 감안하면, 뉴럴링크는 두 배 이상의 속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게 실현된다면 루게릭병 환자들은 타자를 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손상된 눈과 시신경을 건너뛰고, 뇌의 시각 피질을 직접 전기적으로 자극해 앞을 보게 하는 블라인드사이트(Blindsight) 기술은 FDA로부터 혁신 의료기기 지정을 받았지만 논란은 여전합니다. 머스크는 "아타리 게임 같은 저해상도 그래픽"으로 시작해 언젠가는 적외선이나 자외선까지 보는 초인적 시각을 약속했는데요. 베일러 의대 등 학계에서는 "선천적 시각장애인은 시각 피질 자체가 발달하지 않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2026년 초 UAE에서 시작될 임상이 결과를 보여줄겁니다.
뉴럴링크만 있나
뉴럴링크가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고 있지만 기술적 완성도나 안전성 면에서 강력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가장 현실적인 경쟁자인 싱크론(Synchron)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목 정맥을 통해 스텐트처럼 전극을 뇌 혈관에 심는 방식을 써서 안전성은 최고지만 전극이 16개에 불과해 해상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블랙록 뉴로테크(Blackrock Neurotech)는 20년 넘게 학계 표준으로 쓰인 유타 어레이를 보유한 기업으로, 최근 테더로부터 2억 달러를 투자받으며 자본력까지 갖췄습니다.
뉴럴링크 공동 창업자 벤자민 라포포트가 세운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Precision Neuroscience)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필름형 전극을 뇌 표면에 얹는 방식으로 1mm 미세 절개만으로 1,024채널을 확보했습니다. 뉴럴링크는 1,024개, 향후 3,000개를 목표로 하는 압도적인 채널 수와 개별 뉴런 단위의 데이터 해상도를 무기로 내세우는데, 두개골 절개와 뇌 조직 삽입이라는 가장 침습적인 방식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안전성 리스크는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머스크의 꿈
지난 2년은 BCI 기술이 공상과학 소설이나 실험실의 논문을 찢고 나와 실제 환자의 삶을 바꾸는 '제품'이 된 결정적 시기였습니다. 85%의 전극이 빠지는 치명적 실패를 겪고도 1년 만에 이를 극복하고 90%의 성공률을 달성한 뉴럴링크의 엔지니어링 역량은 실리콘밸리, 그리고 모스크의 무브 패스트 정신이 뇌과학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제 지구상에는 생각만으로 디지털 세상과 연결되는 21명의 뉴럴너트(Neuralnauts)가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류가 생물학적 육체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과 직접 융합하는 첫 번째 세대입니다. 기술적 난관과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뇌와 컴퓨터를 잇는 고속도로는 이미 뚫렸으며, 뉴럴링크는 2026년 말까지 1,000명(??), 2031년까지 2만 명 이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뉴럴링크의 가장 큰 리스크이자 동력은 일론 머스크의 비전 그 자체입니다. 머스크는 2016년 창업 당시부터 BCI를 의료기기가 아니라 AI의 지배에 맞서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신경 그물망으로 정의했습니다. AI를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 거대한 비전은 현실의 규제와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2022년 FDA의 첫 임상 거절, 1,500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된 실험 과정에 대한 USDA와 SEC의 조사, 그리고 전극 이탈 문제 등이 있는데, 뉴럴링크가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높다는걸 보여주고 있죠. 시리즈 E 라운드에서 97억 달러 밸류를 인정받으며 자금은 충분히 확보했지만 의료기기 비즈니스는 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머스크는 규제를 넘어서 기술로 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갈 수 있을지,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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