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퍼 매뉴얼 20.

닻내림 꿀팁 2

2022.05.15 | 조회 55 | 0 |

스키퍼 매뉴얼 Il Manuale Dello Skipper

초보 요트 스키퍼를 위해 탑-티어 오션 세일러가 쓴 가이드북을 함께 읽습니다

스키퍼 매뉴얼 게시판에 앵커 알람 앱에 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앵커 알람은 보통 플로터(요트에 설치된 플로터 혹은 모바일 앱 나비오닉스 등)의 부가 기능 중 하나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닻의 위치를 지정하고, 체인 내린 길이로 대략의 배 돌아가는 반경을 영역으로 지정한 뒤 배가 그 영역을 벗어날 때 알람이 울립니다. 무료 앱들도 있죠.
하지만 우리의 페도테는 이보다 '생체 알람'을 권하고 있습니다. 항해기기는 언제나 틀릴 수 있다나요!

베테랑 스키퍼에게 배우는 닻내림 꿀팁 두번째 시간, 오늘의 꿀팁은 '닻 내리고 자는법'부터 시작합니다.


 

닻 내리고 자기

밤중에 갑자기 바람이 거세지면서 닻이 우리의 믿음을 배신하고 밀린다면? 이 때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듯 하다. 바람 세기 자체에 알람이 울리는 풍속계가 있지 않는 이상 GPS의 닻 밀림 알람은 수많은 스키퍼들이 밤을 하얗게 지세우게 만들 뿐이다. 항해기기는 언제라도 틀릴 수 있다. 스키퍼가 몸으로 직접 감지하는 것만한 것이 없다. 특히 여름에 정박지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살룬의 중앙 해치를 약간만 열어두고 소파에서 자는 방법이 있다. 문 열린 해치가 머리 위에 오도록 하고 누우면, 가벼운 바람이 불 때는 자는 데 아무 문제가 없지만 강풍이 불기 시작하면 조금 열어 놓은 해치가 바람골 역할을 하며 한 줄기 강한 외풍이 얼굴에 불어댈 것이다. 이 상황에서 깨어날 수 있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할수 있다. 다른 방법은 할야드에 적절한 텐션을 주어 마스트에 닿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 둔 상태에서 바람이 거세지면 할야드가 마스트에 부딛히며 소리를 낸다. 다만, 자러 선실에 들어가기 전에 테스트를 좀 해 보는 것이 좋다. 잘못하면 밤새도록 파도에 장단 맞추는 할야드 때문에 근처에 정박한 이웃 배들까지 단체로 잠을 설치게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무보트로 상륙하기

크루즈를 할 때에는 승선한 사람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육지로 가고 싶어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하지만 스키퍼는 배에 남는 것이 낫다. 첫 번째 이유는 갑자기 돌풍이 불어 닻이 밀릴 경우, 요트를 잃어버리거나 다른 배에 가 충돌히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법적인 이유이다. 배를 무인 상태로 만에 남겨두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고무보트는 운전하는 데 면허가 필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초보 크루에게 고무보트를 맡기는 일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서비스 보트'라고 부르기도 하는 고무보트는 장난감이 아니라 모선(요트)의 보조적인 운송수단이다. 이 작은 운송수단에도 안전 규정이 있다. 해안 또는 모선으로부터 1해리 이하의 거리에서 운항하는 경우 개인 구명조끼만 비치되어 있으면 되지만, 노와 작은 닻이 실려 있는 상태에서만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어떤 경우든 크루들이 배에서 내리기를 원하면 연락이 닿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상이 악화될 것 같다면 즉시 크루들이 배로 돌아오게 해 필요한 대비를 해야 한다. 이 경우 핸드폰은 매우 유용하다. 

 

닻 내리고 육지에 로프 연결하기

근처에 바위가 있는 만에 정박할 때 육지에 로프를 가져가 바위 하나에 묶는 것이 유용할 때가 있다. 이 로프는 닻을 좀더 견고하게 하고 배가 흔들리지 않게 해줄 것이다. 이 때, 로프 묶을 바위 먼저 골라놓은 뒤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 두 명의 크루가 고무보트를 타고 육지로 건너가 이 로프를 육지에 묶도록 한다. 이들이 임무를 마치면 기본 닻내리기 방법으로 닻을 내린 뒤에 점차 그들을 향해 접근한다. 고무보트에 탄 크루들은 모선 요트에 접근해 로프의 다른 한 쪽 끝을 건네준다. 이제 요트에서 로프를 당겨 적절한 텐션에 이르게 하면 작업은 마무리된다. 이 방식의 정박은 날씨가 좋고 잔잔한 바다에서만 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육지에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가끔 육지에 배에 기어오르기를 좋아하는 쥐들이 있는 동네가 있어, 쥐들이 계류줄 위로 외줄타기 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가 있다. 예고 없이 배에 놀러오고 싶어 하는 이 앙증맞은 동물들이 일찌감치 방문을 포기하게 하기 위해 계류줄에 원반이나 플라스틱 병을 반으로 잘라 달아 놓을수 있다. (그림 9.19).

 

바람이 없고 다른 배들로 가득찬 만에 닻 내리기

들어가서 밤을 보내기로 한 만에 도착해 보면 바람은 없고 배로 가득 찬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조건의 정박지에서는 배들이 제각각의 방향을 향하고 있고 다들 닻을 어디에 던진건지, 체인들이 어떻게 해저에 늘어져 있을지 추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바람이 계속해서 약하게 유지가 된다면 이런 상황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각각의 배는 체인을 조금만 내려도 충분하고, 체인이 짧으므로 작은 반경 안으로 당겨지며 그 안에서만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9.20)

하지만 갑자기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하면  상황은 위험해지고 배끼리 충돌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체인을 지나치게 많이 내리지 말고, 이보다 더 내릴지 아니면 안전하게 닻을 다시 내릴지 상황의 변화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좋다. 

 

다른 배에 정박하기

다른 배에 정박하기로 했다면, 몇가지 안전 조치를 취해 놓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우리 배와 상대 배가 접할 위치에 가지고 있는 모든 펜더를 매달아 놓아야 한다. 상대 배에도 마찬가지로 펜더를 달아 놓는다. 그 후, 두 배가 나란히 배치되었을 때, 뱃머리와 배꼬리 클리트에 계류줄로 묶는 것 뿐 아니라 스프링도 설치해야 한다. 즉, 한 배의 뱃머리 클리트에서 다른 배의 배꼬리 클리트로 교차하는 로프 말이다. 스프링을 설치해 두면 우리 요트가 좀 비틀려도 되고 무엇보다 마스트를 안전하게 해 준다. 갑작스러운 물의 움직임으로 마스트가 흔들리더라도 서로 충돌하지 않을 것이다. (그림 9.21)


스키퍼 매뉴얼은 장카를로 페도테가 2004년 낸 책입니다. 지금은 오프쇼어 세일링 씬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탑 세일러가 된 젊은 페도테의 '스폰서 구함' 광고도 재미있지만, '이럴 경우 핸드폰이 유용하다'와 같은 '꿀팁'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군요. 2004년의 핸드폰이라면 방수 기능이 없었을테니 고무보트에 오르는 크루들이 서로 자기 핸드폰을 가져가지 않으려 눈치 싸움을 벌였을 것도 같습니다. '전자 항해기기는 언제라도 틀릴 수 있다' 라는 단언 역시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100년 전이나 100년 후나 변하지 않을 것이 있다면 물과 바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물리법칙이겠죠. 이를 활용한 세일러들의 꿀팁 역시 배가 크게 바뀌지 않는한 그 가치를 잃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거친 흑백 인쇄본이 일반적인 이탈리아 책, 그래서 삽화가 귀하고 그나마 있는 것들도 참.... 
웹서핑을 하다 육지에 로프 묶는 방법에 대한 칼라풀하고 예쁜 그림을 찾아 첨부합니다.

1.
해저 상태를 점검하고 닻을 내린다. 

2.
닻 내린 채로 후진한다. 닻이 잘 걸렸는지 확인한다.

3.
잘 감은 로프를 고무보트에 싣고 한쪽 끝은 배에 묶는다(이 부분 페도테 방식과 약간 다르군요!) 
고무보트는 줄을 풀면서 후진해 육지 쪽으로 이동한다.

4.
바위에 로프를 묶은 뒤, 로프가 보이게 하기 위해 로프 중간중간에 펜더를 달아놓는다(못 보고 다른 고무보트 등이 그 사이를 지나가면 안되겠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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