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세계

[보는 습관] 제2호

2022.09.29 | 조회 2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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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저물

덩어리들이 쓰고, 춤추고, 새겨지는 곳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다시 <보는 습관>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오늘부터는 매호 다른 주제로, 사진과 글을 전달드릴 예정입니다. 쓰는 저도 읽는 여러분들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들렀다 갈 수 있는 글들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재밌게 보고 계시다면 댓글 많이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요즘은 가을이 찾아오고 있어요. 차가운 아침 공기를 느낄 때마다 가을이 온다는 게 새삼 실감 나는데요. 가을의 큰 매력 중 하나가 청명한 하늘이겠죠. 다채로운 색깔과 모양을 보여주는 덕에, 요즘은 하늘 사진을 참 많이도 찍었습니다.

 

날씨와 구름, 빛에 따라 하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다릅니다. 그 시간을 기다린다고 같은 장면이 나오지는 않죠. 그렇지만 정말 너무 다양해서일까요? 하늘을 찍을 때면 별 생각없이 카메라부터 들이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당히 알아서 예쁜 사진을 주겠거니 하고요.

게다가 하늘 사진에는 인물도 사물도 대개 등장하지 않습니다. 광활한 하늘과, 때로는 구름, 그 밑에 걸리는 고만고만한 풍경들이 전부죠. 그래서 하늘 사진을 찍고 보다보면, 세계가 더 멀찍이서, 더 천천히, 더 고요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본인에게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하늘 아래의 세계와 거리를 두게 한달까요.

 

 

덕분에 얻게 되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늘을 찍는 '나 자신'에게 약간의 여유를 챙겨줄 수 있죠. 바쁘게 살다 보면 머리 위를 올려다볼 기회가 전혀 없다는 걸, 하늘은 그런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한다는 걸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굳이 사진을 찍는 행위는 그런 기회를 덜 귀찮고 민망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러면서 바쁜 일상과도, 그 바쁨에 빠져있는 나와도 약간의 거리를 두도록 돕는 것입니다. 일종의 심호흡 같은 거랄까요.

그러니까 내 삶이, 때로는 나라는 사람조차 스스로 너무 버거워질 때면 잠시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고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한편으로는 하늘과 함께 걸려있는 풍경들, 내 눈 앞의 일상들이 비일상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바닥에 비춘 그림자, 하늘색과의 대비, 하늘과 사물들의 경계선들 속에서 매번 세계는 달리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 거리두기는 초연함이나 외면 같은 것이 아니라 애정이 될 수 있습니다. 지루하고 뻔해 보이기만 하던 일상도 어떤 하늘 아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또 그 하늘은 시시각각 변화한다는 걸 기억한다면, 좀 더 예측불가능하고 흥미로운 대상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고백하면,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기 힘들어서 자꾸만 위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거리두기는 '회피'나 '도피'가 되려나요. 그런데 뭐 어떤가요, 모든 사람과 눈을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고 때로 눈을 피해주는 게 예의일 때도 있으니까요. 

 

하늘이 주는 심호흡, 애정, 회피로서의 거리두기를 사진에 더 잘 담아내고, 그리하여 다시 그 사진이 그런 효과를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게 좋은 하늘 사진이 아닐까요...?

오늘 이 사진들이 여러분에게 오늘 하루에 대한 심호흡과, 애정과, 회피를 골고루 나누어드렸다면 정말 좋을 거 같습니다. ☺️ 그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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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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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잉

    0
    about 2 year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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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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