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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흐름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

요즘 하는 생각들 글로써 정리하기

2024.08.17 | 조회 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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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버 by 모예드

취향 기르는 훈련하기

큰 꿈을 가지는 사람들은 적어질 것

나는 어렸을 때 자신이 그려온 미래의 모습과 실제로 성인이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 사이의 차이가 클수록, 상실감이 클수록, 어른이 되어서도 큰 꿈을 꾸고 그것을 밀고나가는 사람의 수가 적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에 나 역시 스티브 잡스를 시대적 아이콘으로 삼으며 자라왔지만, 성장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나서야 그 꿈이 얼마나 이뤄지기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다. 세상을 바꾼다는 거대한 아젠다는 점점 더 기만처럼 느껴졌다.

이후 세대들은 유튜브나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훨씬 더 대단한 사람들을 쉽게 접하며 성장한다. 이들은 어쩌면 내가 자라면서 겪은 것보다 훨씬 더 큰 현실의 벽에 부딪힐 것이다. 이로 인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가 더욱 커지면서, 큰 꿈을 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적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결국, 큰 꿈은 점차 더 많은 사람들에게 멀게만 느껴지게 될 것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적어질 것

나의 세대, 그리고 현재 성장하고 있는 세대들은 어쩌면 역사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 이 세대는 성장기 동안 경제적 번영을 경험했지만, 성인이 되어가면서는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우리 세대가, 어쩌면, 성장기에 비해 장년기에 더 잘 살지 못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우리는 점차 "열심히 일하면 그에 따른 보상이 온다"는 믿음을 잃어가고 있다. 성장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과거의 그런 믿음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성장"이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남용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는 왜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품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미래 세대가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해 더 의식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열심히 사는 것이 당연하고 미덕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열심히 사는 것 자체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선택이 된 것이다. 미래 세대는 열심히 사는 것이 과연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보상이 있을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거대한 서사는 부담스러워

대한민국이 장기적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 사회와 소비자들은 어떤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될까?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이러한 질문에 대한 큰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1970~80년대의 기동전사 건담과 같은 작품들은 전쟁, 인류의 미래, 사회적 갈등과 같은 거대한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이 시기의 애니메이션은 거대한 서사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조명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을 반영했다. 이러한 작품들은 당시 경제적 성장기와 맞물려,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대적 배경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말에 등장한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표면적으로는 기동전사 건담과 유사한 장르의 작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용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에반게리온은 외부의 거대한 적과 싸우는 이야기를 넘어서,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과 심리적 문제를 중심에 두고 있다. 이 작품은 거대한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정신적 고뇌와 내적 갈등을 더욱 부각시켰다.

이후 2000년대 초에 등장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세상의 운명이 한 명의 기분에 달렸다는 설정을 통해서,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과 이야기들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케이온!*과 같은 일상물들은 이러한 트렌드의 정점을 찍으며, 대중의 관심을 거대한 서사에서 벗어나 일상적이고 사소한 이야기들로 돌렸다.

만약 한국도 본격적인 장기적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다면, 대중문화 역시 이러한 일본의 흐름과 유사한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우리 사회는 여러 개의 서브컬처로 분화되고 있으며, 대중문화는 점차 해체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결국, 거대한 서사는 점점 더 부담스러운 것이 되고, 사람들은 그 대신 자신이 통제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작은 세계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문화적인 트렌드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심리적 흐름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욕망은 더 본격적으로, ‘동물화’된 형태로

여기서 말하는 ‘동물화’라는 개념은 인간의 간주체적인 욕구와는 달리, 동물들이 타자의 존재 없이도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개념은 일본의 철학자 아즈마 히로키의 저서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에서 처음 언급되었는데, 그는 이를 통해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비롯한 현대 소비자들의 행동 양식을 설명하고자 했다. 이 책이 2007년에 출간되었으니, 이러한 경향은 이미 그 당시에도 존재했을지 모르지만, 나는 최근 들어 이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느낀다.

현대 사회에서는 생리적인 욕구를 ‘동물적’으로, 즉 신속하고 직접적으로 충족하는 것이 점차 더 쉬워지고 있다. 음식, 성욕, 정보 등 거의 모든 욕구를 빠르게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이 마련되었고, 이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필요성을 줄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인간은 친족, 지역 공동체와 같은 현실적인 사교성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관계들이 더 이상 필수적이지 않게 되었다.

대신, 새로운 형태의 사교성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현실이 아닌 특정한 정보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형성된, 개인의 자발성에 기반한 관계들이다. 이러한 새로운 사교성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온라인 커뮤니티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이고,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그 관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미래 사회는 각자가 자신의 결핍-만족의 회로를 닫아버린 상태가 가속화될 것이다.

그래서?

만약 정말 이러한 시대적 흐름이 존재한다면, 어떤 새로운 기회들이 생길 것인가? 어떤 산업들이 떠오르고, 또 질 것인가? 크립토 산업에게는 어떠한 의미일까? 크립토 컨슈머 앱들은 어떠한 니즈를 앞세워야 할까?

참고 자료

  • 오타쿠의 욕망을 읽다
  •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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