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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Z들 불교박람회 간다고?
#불교박람회 #불교 #굿즈
불교박람회 사전 등록자만 4만 명이 넘었어요.
박람회 굿즈와 체험 부스들이 인기에요.
SNS에 다양한 후기가 올라왔어요.
사원님들, 박람회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불교박람회’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엄청나게 인기였죠. 여러 가지 밈을 활용한 체험 부스와 굿즈도 있고요.🤩
또 작년에는 불경 🪩EDM 리믹스 무대가 엄청난 화제를 모았죠. 이 덕분에 요즘 ‘불교가 힙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요.SNS에 다양한 후기가 올라왔어요.
불교박람회가 뭔데?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2025서울국제불교박람회’ 및 ‘제13회 붓다아트페어’가 진행됐어요. 불교박람회, 생소하실 수 있겠지만, 작년에는 무려 13만 명의 관광객이 참여한 인기 행사인데요.
특히 참가자 중 80%가 2030세대였다고! 올해는 사전 등록자가 4만여 명을 넘어서 무료 관람이 가능한 사전 등록을 조기 마감했는데요. 이 중 76%가 2030세대였고, 불교 신자가 아닌 무교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해요.😲
올해는 ‘너의 깨달음을 찾아라!’를 주제로 진행됐는데요. MZ세대들의 뜨거운 인기를 받았던 만큼, 올해는 MZ세대가 주축이 된 ‘100인의 크루’를 모집해 홍보 활동을 함께했다고!🧐
코엑스뿐 아니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봉은사와도 연계해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인기 행사인 ‘붓다아트페어’ 외에도 ‘산업전’과 ‘해외 교류전’ ‘히든 담마’ 챌린지 등 다양한 콘텐츠가 운영됐죠. 지난해 EDM 파티로 화제를 얻은 ‘뉴진스님’의 강연도 들을 수 있었어요.
MZ 감성 낭낭한 부스
작년 ‘붓다아트페어’에서 판매되었던 굿즈, ‘깨닫다’ 티셔츠가 SNS에서 엄청난 화제였죠. 불교의 교리와 현대 ‘밈’을 섞어 ‘중생아 사랑해’, ‘수행중’ 등 재치 있는 문구가 많은 호응을 얻었는데요. 이 👕티셔츠를 만든 ‘해탈컴퍼니’는 올해도 부스를 개최했어요.
시작 전부터 선주문폼이 조기마감 됐다고 하죠. 개장 직후 대기 줄이 너무 길어져 안전상의 문제로 일찍 입장 마감을 하기까지 했다고!
이 외에도 '목탁 쿠키', '번뇌 닦는 수건' 등 특이한 굿즈들이 많은데요. 관에 상복을 입고 직접 들어가는 ‘임종 체험 부스’와 채식을 체험할 수 있는 비건 스테이크 등 즐길 거리가 마련됐죠.
군 소속 스님들이 운영하는 ‘스밀스밀’의 밀크티와 에그타르트도 볼 수 있었어요.😋 SNS에서는 ‘무소유가 아닌 풀소유로 돌아왔다’며 굿즈를 자랑하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어요.
이렇게 보니 탐나는 굿즈들이 정말 많은데요. 불교박람회에 못 가서 아쉬운 분들, 몇몇 상품은 온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니 너무 실망하진 말자고요.
박람회로 불교 인기 실감?
주말인 5일에는 개장 전부터 수백 명의 관람객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하는데요. 여러 SNS에도 대기 줄 인증샷과 함께 실시간 현황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올라왔어요.🤔 “에스컬레이터 바깥까지 줄서있다”, “불교 언제부터 인기가 이리 난리냐” 등 놀랍다는 반응이었죠. 개장 후에도 대기 줄이 이어졌다고!
종교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던 분들 계시죠? 이런 행사 참여하면서 재밌으면서도 부담 없이 체험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 Sunny Hills 써니힐즈
디저트를 공짜로 대접해, 구경꾼을 구매자로 바꾸는 기술 써니힐즈
대만에는 국민과자가 있어요. '펑리수'예요. 반죽 안에 파인애플 소를 넣어 네모난 모양으로 구운 과자죠. 대만 여행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만 여행 다녀오실 때 기념품으로도 많이 사오시는 디저트예요. 국민 과자이다보니 펑리수를 만드는 브랜드가 여러 개 있는데, 이중에서도 인기가 있는 브랜드가 '써니힐즈'예요.
이 써니힐즈 매장에선 다른 매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펑리수와 음료를 마시기 위해 계산대에 가서 주문하고 계산을 할 필요가 없어요. 펑리수와 음료를 공짜로 주거든요.
해피 아워처럼 일정 시간만 그러느냐, 그렇지 않아요. 언제 방문하더라도 펑리수와 음료를 무료로 나눠줘요. 일종의 시식 매장인 셈이죠.
시식이라고 해서 펑리수의 일부만 잘라주거나 작은 종이컵에 음료를 주느냐, 그렇지도 않아요. 온전한 펑리수 하나를 우롱차 한 잔과 함께 정성스럽게 내줘요. 시식이니까 서서 먹느냐, 그렇지도 않아요.
모든 손님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심지어 매장도 고급스럽게 꾸며놓았어요. 고급스러운 매장에서 펑리수와 음료를 공짜로 먹을 수 있으니까 손님 입장에서야 당연히 좋죠. 그렇다면 써니힐즈는 어떻게 돈을 버는 걸까요?
버블티라고 불리는 ‘쩐주나이차(珍珠奶茶)’의 원조가 어딘지 아시나요?
누군가는 버블티를 유명하게 만들었고, 누군가는 더 큰 규모의 프랜차이즈가 되었지만 버블티를 최초로 개발한 브랜드는 대만의 ‘춘수이탕(春水堂)’이에요. 1983년에 문을 연 춘수이탕은 대만 타이중에서 밀크티에 타피오카로 만든 버블을 넣은 버블티를 처음 개발했어요.
춘수이탕의 버블티는 대만의 차 문화에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어요.
달콤하면서도 깊은 풍미의 밀크티에 버블의 쫄깃쫄깃한 식감이 더해져,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대만 전역에서 인기를 끌며 급속도로 국민 음료로 자리 잡았죠. 춘수이탕은 현재 대만 전역에 약 50개, 타이베이에 10개 남짓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국민 음료의 원조치고는 사세가 극적이지는 않아요. ‘코코(Coco)’, ‘우스란(50嵐)’ 등 유명 버블티 브랜드들이 거리마다 자리하며 타이베이에만 수십 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과 다른 행보예요.
여기에는 이유가 있어요. 춘수이탕은 버블티의 원조이기도 하지만 대만의 버블티 브랜드 중 가장 고급 브랜드거든요. 그만큼 품질을 지키려니 공격적으로 확장하지 않는 거죠. 대신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매장은 물론이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전문가 과정을 통해 자격을 인정받은 사람만을 채용하여 차의 품격을 높여요.
대만을 대표하는 음료에 버블티가 있다면, 대만을 대표하는 과자에는 펑리수(鳳梨酥)가 있어요. 펑리수는 버터, 달걀 등을 섞어 만든 밀가루 반죽 안에 파인애플 소를 넣어 구운 과자예요.
대만의 펑리수 브랜드에는 쇼우신팡(手信坊), 치아더펑리수(佳德鳳梨酥), 슌청땅까오(順成蛋糕), 썬메리(Sunmerry), 이즈쉬엔(一之軒) 등 유명한 브랜드만 해도 수두룩해요. 브랜드마다 파인애플 소의 구성 요소와 파인애플 함량이 다르고, 반죽에도 차이가 있어 사람들의 선호가 달라요. 어떤 브랜드들은 파인애플 외에도 크랜베리, 계란 노른자 등을 활용해 색다른 맛의 펑리수를 선보이기도 해요.
그중에서도 최고급 펑리수로 인정받는 브랜드는 ‘써니힐즈(SunnyHills)’예요.
타이베이에는 5개 매장이 있는데, 1개의 매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테이크아웃 전용으로 운영 중이에요. 그런데 테이크아웃 전용이 아닌 매장은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데 오픈 시간부터 긴 줄이 늘어서요. 이런 현상은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아요.
이런 써니힐즈의 인기는 써니힐즈의 역사나 규모, 가격만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어요. 써니힐즈는 펑리수를 최초로 개발한 곳도 아니고, 가장 규모가 큰 브랜드도 아니에요. 게다가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많게는 가격이 3배 이상 비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펑리수의 대표 브랜드이자, 펑리수계에서는 국가대표급으로 자리 잡았어요. 이러한 써니힐즈의 인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써니힐즈의 기본기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어요.
모객의 기본 - 제품을 먼저 경험하게 한다
써니힐즈의 매장은 ‘시식하는 매장’이에요. 시식이라고 해서 대형 마트나 여느 매장처럼 판매하는 제품의 일부를 잘라서 맛보라고 권하는 것이 아니에요.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앉을 자리를 안내하고, 포장도 벗기지 않은 온전한 펑리수 한 개를 따뜻하게 우린 우롱차 한 잔과 함께 나무 쟁반 위에 서빙해 주거든요. 물론 시식이기 때문에 고객들은 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요.
고객을 무료로 대접하는 것도 모자라, 머무르는 공간에도 신경을 썼어요.
우선 입장하는 인원수를 제한해 고객들이 쾌적하고 여유롭게 써니힐즈의 펑리수를 맛볼 수 있게 배려해요. 또한, 나무 소재를 중심으로 매장 인테리어를 꾸며 편안한 느낌을 주고요.
게다가 매장 곳곳에 예술 작품과 분재까지 비치해 도심 속 휴식 공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요. 제품을 공짜로 나눠주기에 급급한 게 아니라, 돈 주고도 살 수 없을 만한 경험으로 만들어 주는 거예요. 그렇다면 써니힐즈는 어떻게 돈을 벌까요?
매장에서 공짜 같지 않은 공들인 대접을 받고 나면 빈손으로 나가기 어려워요.
심리학적으로 받은 대로 갚아야 한다는 ‘상호성의 원칙’이 작동하거니와, 입 안을 맴도는 달콤한 펑리수가 머릿속에서도 맴돌기 때문이죠.
매장을 떠나서도 펑리수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펑리수를 구매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고객의 선택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가는 길에 마련되어 있는 펑리수 매대를 그냥 지나치지 않아요.
구매의 순간 써니힐즈는 또 한 번 지혜를 발휘해요.
펑리수를 10개입, 16개입 등 세트로만 판매하고 낱개로는 팔지 않아 객단가를 높여요. 고객이 10개입 상자를 구매할 경우, 써니힐즈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한 펑리수 1개를 포함해 펑리수 11개를 10개 가격에 파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결과적으로 약 10%의 할인을 해주는 셈이죠. 하지만 단순히 가격을 10% 할인해 판매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고객 만족이나 구매 전환 측면에서 더 효과적인 판매 방식이에요.
고객에게 제품을 구매하라고 소리치기보다, 먼저 다가가 제품을 공짜로 나눠주는 건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방식이에요. 시식을 위한 매장을 운영할 정도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써니힐즈가 펑리수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들의 배짱을 이해할 수 있어요.
제품의 기본 - 재료를 아낌없이 충실하게 쓴다
‘화려하고 복잡한 걸작을 요리할 필요는 없다. 다만 신선한 재료로 좋은 음식을 요리하라.’
‘스타 셰프’, ‘쿡방’의 원조로 불리는 미국의 요리 연구가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가 남긴 명언이에요. 그만큼 음식에 있어서 좋은 재료와 알맞은 요리 방법이 중요하다는 의미예요.
최고의 펑리수라고 평가 받는 써니힐즈 또한 식재료와 레시피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아요. 최고급 재료로 펑리수의 본질을 살린 요리법을 따르자, 최고급 펑리수의 필요조건이 충족되죠.
먼저 펑리수 맛의 핵심 요소인 파인애플 필링은 팔괘산 지역의 파인애플로만 만들어요. 여타 펑리수 가게에서 파인애플보다 저렴한 박이나 동아를 섞어 만드는 것과는 재료에서부터 차이가 있죠. 게다가 써니힐즈의 펑리수는 계절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요.
여름에 더 달고, 겨울에 더 신맛이 나는 팔괘산의 파인애플 맛을 펑리수에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이에요. 첨가물로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보다는 자연이 낳은 맛의 차이를 살려 사람들이 진짜 파인애플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계절에 따른 맛의 변화는 써니힐즈가 순수하게 파인애플만을 쓴다는 사실을 방증해요.
‘펑리수’의 ‘펑리(鳳梨)’는 중국어로 ‘파인애플’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써니힐즈는 펑리수의 본질에 집중해 브랜드 런칭 이래 파인애플 외에 다른 맛의 펑리수를 취급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2019년부터 파인애플 외의 과일들을 탐구하기 시작했어요.
이름하여 ‘글로벌 과일 프로젝트’. 써니힐즈 월드 프로젝트는 대만뿐만 아니라 해외의 맛 좋은 지역 특산 과일을 알리는 프로젝트예요. 써니힐즈의 디저트를 만드는 기술, 인프라 등을 활용해 조명 받지 못하는 지역 과일들을 발굴하는 거죠.
일본 아오모리현의 ‘루비애플’, 말레이시아의 ‘두리안’ 등이 써니힐즈 월드 프로젝트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어요. 루비애플은 산도와 당도의 밸런스가 좋은 것은 물론, 구운 후에도 섬세한 맛이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 펑리수의 필링으로 활용하기도 했어요.
파인애플 필링 대신 루비애플 필링이 들어간 펑리수는 ‘핑궈수(蘋果酥)’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써니힐즈는 과일 필링에 쓰이는 과일뿐만 아니라 필링 외의 부재료도 최고급으로 선별해요. 뉴질랜드의 청정 지역에서 생산한 버터와 일본산 특제 밀가루를 사용해 반죽을 만들거든요.
또한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TAP(Traceable Agricultural Products)가 공인한 재료가 아니면 취급하지 않고요. 또한 최고급 재료가 내는 맛의 조화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방부제나 감미료도 첨가하지 않아요.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풍부한 맛의 파인애플 필링과 부드러운 버터 향이 나는 크러스트가 서로 어우러지며 가장 펑리수다운 펑리수가 만들어져요.
그렇다면 다른 브랜드들도 팔괘산에서 재배한 파인애플로만 펑리수의 소를 채울 순 없는 걸까요? 써니힐즈가 원재료를 조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보면 경쟁 업체들이 따라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어요.
거래의 기본 - 상대를 공정하게 대한다
거래의 기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들이 합당한 이익을 얻는 거예요.
B2C 거래에서뿐만 아니라 B2B 거래도 마찬가지예요. 판매자는 물건을 팔아 이득을 얻고, 매입자는 물건을 사서 효용을 얻죠. 당연한 듯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기본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공정무역’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이유예요.
공정무역은 경쟁에서 뒤처진 생산자들과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공정한 가격과 조건 하에 이루어지는 거래를 의미해요. 약자를 보호하려는 선의를 가지고 있지만, 공정무역 역시 ‘거래’의 일종이기 때문에 판매자와 매입자 모두 이득을 얻어야만 지속 가능해요.
때로는 공정무역을 합당한 대가 없이 무조건 높은 가격에 원재료를 사들이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구조는 매입자가 자선 사업가나 비영리 단체가 아닌 이상 유지하기 어려워요.
써니힐즈는 공정무역의 취지에 공감하고 공정무역의 본질에서 영감을 받아, 그 원리를 활용하여 또 다른 의미의 공정무역 구조를 만들었어요.
써니힐즈가 파인애플을 조달하는 팔괘산 지역은, 과거 지형과 기후가 파인애플을 생산하기에 적합해 많은 농가들이 파인애플을 재배했던 곳이었어요. 하지만 파인애플이 제 값을 받지 못하자 농가들이 수익성이 높은 생강 등으로 재배하는 종목을 바꾸기 시작했죠.
써니힐즈는 농가들이 다시 파인애플을 재배할 수 있도록 기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어요. 써니힐즈가 공정한 가격을 보장하자 자연스레 많은 농가들이 다시 파인애플을 재배했고요.
이렇게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파인애플은 써니힐즈 펑리수의 토대가 되었어요. 파인애플 농가는 합당한 이득을, 써니힐즈는 건강한 파인애플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난 거예요.
써니힐즈의 이런 접근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었어요. 팔괘산 지역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역 경제를 키우기 위해 서로 도와야 한다는 사회 인식이 퍼지기 시작한 건 덤이에요.
이에 써니힐즈는 또 한 번 화답을 해요. 지역 주민들의 의지에 힘을 보태고, 이런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팔괘산 지역의 써니힐즈 매장 바로 옆에 주민들이 지역 특산물을 팔 수 있는 공간을 선뜻 내어준 거예요.
거래의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공정무역을 실현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공정무역의 장을 마련한 셈이죠. 써니힐즈가 만든 선순환 구조 덕분에 써니힐즈의 펑리수가 더 많이 팔릴수록 써니힐즈의 토대는 더욱 단단해져요.
매장의 기본 - 고객의 시간을 디자인한다
써니힐즈는 대만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중국, 일본, 홍콩 등에 걸쳐 1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에요.
대부분의 매장은 바다, 숲 등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어요. 어디에서나 써니힐즈의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써니힐즈 펑리수에 담긴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거예요. 고객들이 머무르는 공간인 매장은 고객들의 시간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에요.
써니힐즈의 여러 매장 중에서 공간에 대한 써니힐즈의 철학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 2013년에 오픈한 도쿄 아오야마점이에요. 일본의 국가대표 건축가 구마 겐고가 설계한 이 매장은 일본의 전통 목조 건축 기법인 ‘지고쿠구미’를 활용해 지었어요.
보통의 경우 지고쿠구미는 목재를 2차원으로 교차시킬 때 사용하는 방법이에요.
하지만 구마 겐고는 30도의 각을 세워 3차원으로 연결해 새 둥지 같은 구조체로 만들었죠. 입체적으로 결합된 각재들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데, 시간대에 따라 빛이 달라져 매장 내의 분위기도 변화해요.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각자가 좋아하는 시간대를 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설계한 거예요. 2018년에는 루비사과로 만든 핑궈수의 런칭을 기념해 매장 앞에 사과 조형물을 추가하기도 했죠.
써니힐즈는 2008년에 경쟁 브랜드 대비 후발 주자로 출발했어요.
하지만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매장을 중심으로 전에 없던 고객 경험을 디자인하면서 대만 펑리수의 기준이 되었어요. 써니힐즈처럼 기본기만 충실해도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를 넘어설 수 있어요.
기본기를 닦는 일은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나 잘 해낼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써니힐즈 대만
써니힐즈 싱가포르
🎯 JSY tea 징셩위
대만 타이베이이 주목받던 차 브랜드가 위기를 겪으며 깨달은 것 ㅣ 징셩위
유니클로는 전 세계 19개국에 진출해 있어요. 대만에는 2010년에 상륙했죠.
그러고는 2011년에 유니클로 타이베이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어요. 그런데 이곳 4층에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자판기가 하나 들어섰어요. 4차 브랜드인 ’징셩위‘의 포켓 보틀을 판매하는 자판기예요.
대만은 차 문화가 발달해서 차 브랜드가 넘쳐나는데, 왜 하필 징셩위였을까요?
유니클로는 심플함, 퀄리티, 실용성, 속도감 등을 바탕으로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라이프웨어(LifeWear)’를 만들어요. 이를 통해 더 나은 일상을 제안하죠. 징셩위도 마찬가지예요. 패션과 차라는 영역만 다를 뿐.
그렇다면 징셩위는 차 브랜드로서 어떻게 심플함, 퀄리티, 실용성, 속도감 등을 구현하는 걸까요?
‘펑리수’는 대만을 대표하는 디저트 중 하나예요.
버터, 달걀 등을 썩어 만든 밀가루 반죽 안에 파인애플 소를 넣어 구운 과자로, 파인애플의 새콤달콤함과 쫀득한 식감이 매력이죠. 대만에는 수많은 펑리수 브랜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써니힐즈(SunnyHills)’는 단연 최고급 펑리수로 인정 받고 있어요.
써니힐즈는 펑리수에 들어가는 파인애플 소를 100% 대만 팔괘산에서 재배한 파인애플로 만들어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박이나 동아를 섞어 만드는 다른 펑리수 브랜드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에요.
게다가 밀가루 반죽에 들어가는 밀가루, 버터도 최고급으로 선별하고 방부제나 감미료를 넣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죠.
하지만 써니힐즈를 유명하게 만든 건 비단 맛뿐만이 아니에요.
펑리수를 판매하는 방식도 한 몫 했어요. 써니힐즈 매장에 가면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펑리수와 음료를 마시기 위해 계산대에 가서 주문하고 계산을 할 필요가 없거든요.
해피 아워처럼 일정 시간만 그러느냐, 그렇지 않아요. 언제 방문하더라도 펑리수와 음료를 무료로 나눠줘요. 일종의 시식 매장인 셈이에요. 그렇다면 시식이라고 해서 펑리수의 일부만 잘라주거나 작은 종이컵에 음료를 주느냐, 그렇지도 않아요.
온전한 펑리수 하나를 우롱차 한 잔과 함께, 정성스럽게 내어주죠. 시식이니까 서서 먹느냐, 그렇지도 않아요. 모든 손님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심지어 매장도 고급스럽게 꾸며놓았어요.
당연히 고급스러운 매장에서 펑리수와 음료를 공짜로 먹을 수 있으니까 손님 입장에서는 좋을 수밖에요. 그렇다면 써니힐즈는 어떻게 돈을 버는 걸까요? 시식을 하고 나가는 길에 써니힐즈 펑리수를 판매해요.
당연히 구매를 전제조건으로 먹은 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나가도 괜찮아요. 하지만 맛도 있고, 마음의 빚도 진 거 같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펑리수를 사죠.
구매는 낱개로는 할 수 없고 10개 또는 16개 단위의 세트로만 할 수 있어요. 1개를 공짜로 맛 본 고객이 10개입 또는 16개입을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결과적으로는 약 6~10%의 할인을 해주는 셈이에요.
하지만 할인을 할 때보다 집객력이나 구매 전환율을 더 높일 수 있는 판매 방식이에요. 동시에 윈윈하는 방식이기도 해요. 고객은 무료로 대접을 받으며 미리 시식을 할 수 있어 좋고, 매장 입장에서도 할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좋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써니힐즈가 자체 매장이 아닌 다른 브랜드의 매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펑리수를 판매한 적이 있어요. 타이베이 융캉제에 위치한 찻집, ‘징셩위’에서예요.
2019년 말 기간 한정으로 징셩위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징셩위의 차 한 잔과 써니힐즈의 펑리수 한 개를 무료로 대접했어요. 물론 시식 후 나갈 때 써니힐즈의 펑리수와 징셩위의 차를 사갈 수 있도록 했고요.
징셩위의 매장 운영 전략은 써니힐즈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어요.
징셩위 매장에서도 무료 시음을 할 수 있지만, 그 방식이 브랜드의 목적에 부합하고, ‘차’라는 제품의 속성을 반영하고 있거든요.
모던한 속도로 우려낸 차의 정수
징셩위는 2009년, ‘대만 차의 아름다움을 요즘 사람들의 삶에 더 가깝게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어요. 징셩위의 창립자 린 유청은 대학 시절 우연히 맛 본 대만의 리산 우롱차를 계기로 대만 차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린 유청은 대만 차가 이렇게 맛있는데, 대체 왜 맛 보려는 사람이 적은지 의아했어요.
그의 친구들 대부분이 차보다 커피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차를 즐기는 일을 번거롭게 여기고 있었거든요. 린 유청은 현대인들이 차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를 차를 즐기기 위한 과정에서 찾았어요. 차 맛을 알기 전까지가 문턱이 너무 높았던 거예요.
먼저 차의 종류를 이해하는 게 낯설고 어려운 면이 있어요. 게다가 차를 우리는 일은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죠. 특히 전통 다도에 따라 맛있는 차를 우리려면 다기를 데우는 것부터 시작해 물을 준비하고, 잔을 씻고, 차를 따르고, 향을 맡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맛있는 차를 마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린 유청은 젊은 세대의 미적 스타일과 삶의 속도에 맞는 새로운 차 문화를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느끼는 과정을 생략한다면, 차의 아름다움이 현대인의 삶과 더 가까워질 거라고 판단했던 거죠.
징셩위는 시간은 단축하되, 차의 맛은 지켜냈어요.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는 즉시 차를 우리기 시작하는데요. 완성까지 5분 정도의 시간이 걸려요.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차의 맛을 끌어 올리기 위해 필요한 과정을 빼놓지 않아요. 뜨거운 물로 찻주전자를 데우고, 저울로 찾잎의 무게를 재는 등 필수적인 과정을 모두 거치죠.
특히 냉차는 얼음으로 온차를 식혀서 만드는데, 얼음이 녹는 정도와 차의 농도를 정확히 계산해 최상의 맛을 구현해요. 그리고 고객이 원할 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냉차를 즐길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 잔이 아닌 징셩위에서 개발한 ‘포켓 보틀(Pocket Bottle)’이라는 이름의 페트병에 담아 줘요.
모던한 디자인의 포켓 보틀은 차의 휴대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차를 마시는 행위에 세련된 이미지를 부여하는 효과도 있어요. 차를 기꺼이 마시고 싶도록 냉차에 새로운 외모를 입혀주는 셈이에요.
#1. 차를 종류가 아닌 ‘맛’을 베이스로 분류한다
#1. 차를 종류가 아닌 ‘맛’을 베이스로 분류한다
징셩위는 차를 우리는 시간과 테이크아웃 용기만 모던하게 바꾼 게 아니에요. 그에 앞서 고객이 차를 구매하는 과정도 단순화했죠. 오리지널한 분류 체계를 개발해 차를 선택하는 단계부터 문턱을 낮추는 거예요.
징셩위는 차를 우롱차, 홍차 등 차의 종류로 구분하는 대신, 차에서 느낄 수 있는 풍미를 기준으로 차를 나눠요.
판매하는 20여 가지 차를 ‘신선한 시리즈(Refreshing series)’, ‘구운 시리즈(Roasted series)’, ‘과일과 꽃향(Special fragrance)’, ‘숙성(Aged)’ 등 4가지 향으로 분류했어요. 차의 종류는 잘 몰라도 차에서 느껴지는 풍미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기에 누구나 쉽게 차를 이해할 수 있죠.
그리고 이 분류 체계에 색을 매칭해 차의 종류를 시각화해요.
신선한 시리즈에는 청색을, 구운 시리즈에는 녹색을, 과일과 꽃향 계열에는 홍색을, 숙성 계열에는 갈색을 매칭했어요. 각 향을 연상시키는 컬러로 배정한 거예요. 징셩위만의 분류 및 컬러링 체계는 메뉴판과 차 패키징에서 두드러져요.
선호하는 풍미에 따라 후보군을 몇 가지 추리고, 각 차 맛에 대한 상세 설명을 읽으며 더 선호하는 차를 주문할 수 있어요.
컬러로 차의 맛을 시각화해 직관적으로 차의 맛을 전달하고자 하는 징셩위의 노력은 티백 제품인 ‘광지차’에서도 발견할 수 있어요. 징셩위는 21가지 티백 제품이 있는데, 티백이 담긴 패키지는 가로로 2분할 되어 2가지 색깔로 칠해져 있어요.
각 패키지의 색상은 곧 그 차의 맛을 상징해요. 차 맛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읽지 않고도, 컬러 블록이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차의 맛을 추측할 수 있죠.
이런 디자인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에요. 마크 로스코는 사각형의 색면으로 큰 화폭을 채우는 ‘색면 추상’의 거장이에요.
마크 로스코가 그린 컬러 블록에는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힘이 있어요. 징셩위도 이런 힘을 가진 패키지를 디자인해 차의 맛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시각적 매력도 무시할 수 없고요.
#2. 매출을 올리는 ‘똑똑한’ 무료 시음
차를 분류하는 기준과 디자인으로 차와 요즘 세대 간의 간극을 줄인 징셩위는 창립한지 딱 10년이 되던 해에 또 한 번 고객에게 다가가요.
2019년, 타이베이 용캉제에 컨셉 스토어를 연 거예요. 징셩위의 컨셉 스토어는 차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징셩위라는 브랜드와 차, 그리고 고객 간의 간격을 줄이는 곳이에요.
컨셉 스토어가 위치한 융캉제는 흔히 서울의 명동에 비유돼요.
딘타이펑 본점, 스무시 하우스 본점 등 내로라하는 대만의 유명 맛집뿐만 아니라 각종 차, 퍼스널 케어 브랜드 등의 플래그십 매장이 모여 있는 동네예요.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 타이베이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 중 하나죠.
융캉제에 위치한 징셩위 매장에서는 방문하는 고객에게 차를 한 잔 무료로 대접해요. 아무 차나 내어주는 것도 아니예요. 실제로 판매하는 9가지 종류의 차 중 궁금한 차를 하나 선택할 수 있어요. 각 차의 향을 먼저 맡아볼 수 있도록 종류별로 찻잎 샘플도 마련되어 있고요.
시음을 원하는 차를 한 가지 고르면 자리를 안내해 줘요. 안내 받은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면 선택한 차가 트레이에 서빙되고요. 세련된 공간에서 무료로 이 정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환대가 느껴지죠.
그런데 무료 시음 서비스를 운영하는 방식이 영리해요.
먼저 이용 시간을 30분으로 제한했어요. 무료 시음을 핑계로 지나치게 오래 머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함이에요. 차를 우리는 시간도 있는데 30분이 짧지 않냐고요? 고객에게 제공되는 차는 우리는 시간과 인력이 들어가는 잎차가 아니라, 더 빠르게 서빙해 줄 수 있는 티백이에요.
고객이 차를 즐기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주고, 무료 시음에 들어가는 원가를 낮추는 효과도 있어요.
정석대로 우려낸 차를 맛 보고 싶다면 차를 유료로 주문할 수도 있어요. 이 때 차의 맛과 컬러링 체계를 활용해 디자인한 메뉴판이 제 역할을 해내요. 직관적인 메뉴판을 보고 짧은 고민의 과정을 거쳐 차를 돈내고 주문하면 매장 직원이 고객이 보는 앞에서 차를 정성스럽게 우려줘요.
차를 우리는 공간은 마치 레스토랑의 오픈 키친처럼 디자인되어 있어 능숙하게 차를 우리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어요.
이처럼 고객은 매장 안에서 추가 주문을 할 수도 있고, 나가면서 티백이나 잎차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어요. 포켓 보틀에 냉차를 테이크아웃할 수도 있고요. 징셩위의 매장에 머물며 차를 무료로 경험한 고객이 어떤 방식으로든 지갑을 열 확률은 높아져요.
환대로 무장한 매장 경험에 더해 남다른 품질, 문턱을 낮춘 제품 분류 체계, 갖고 싶은 디자인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덕분이에요. 이처럼 촘촘하게 설계된 경쟁력은 무료 시음 서비스의 구매 전환 효과를 극대화해요.
#3. 차를 라이프스타일에 우려낸다
징셩위는 차의 세계로 사람들을 초대하기도 하지만 기꺼이 사람들의 삶 속으로 찾아가기도 해요. 대만 차와 요즘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목표니까요.
차 브랜드로서의 한계를 넘어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징셩위가 선택한 건 영역을 넘나드는 콜라보예요.
가장 직관적이고 상상 가능한 영역에서의 협업은 다른 음료 브랜드와의 만남이에요. 대만의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인 ‘타이완 헤드 브루어스(Taiwan Head Brewers)’와 콜라보해 징셩위의 철관음 차가 들어간 맥주를 개발하기도 했고, 콤부차 브랜드인 ‘카이 콤부차(Kai Kombucha)’와는 페코 자스민 녹차가 들어간 콤부차를 출시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징셩위의 콜라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아요. 패션, 잡지, 서점, 음악 등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걸쳐 있는 영역이라면 콜라보에 제한을 두지 않았어요. 결과물의 형태도 창의적이에요.
예를 들어 볼게요. 2022년, SPA 패션 브랜드인 유니클로와는 징셩위의 포켓 보틀을 파는 자판기를 개발했어요. 유니클로 타이베이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4층에는 사람들이 책도 읽고 차도 마실 수 있는 ‘생활 미학 휴식 공간’이라는 라운지가 있는데요.
여기에 징셩위와 함께 개발한 자판기를 설치해 사람들이 징셩위 차를 맛볼 수 있게 했어요.
그렇다면 유니클로와 징셩위의 공통분모는 무엇일까요?
유니클로는 심플함, 퀄리티, 내구성을 바탕으로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라이프웨어(LifeWear)’를 만들어요.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는 실용적인 미의식과 사려깊은 디테일로 더 많은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향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옷이에요.
패션과 차라는 영역만 다를 뿐,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차를 마시기를 바라는 징셩위와 같은 지향점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또다른 대표적인 콜라보 프로젝트는 대만의 문화 잡지 ‘벌스(VERSE)’와 함께 만든 차 선물 세트예요. 세로형 박스 패키지 안에 징셩위의 6가지 티백을 담은 제품으로, 박스의 외관을 벌스의 표지와 비슷하게 디자인했어요.
언뜻 보면 잡지로 착각할 정도라 잡지와 함께 책장에 꽂아두어도 위화감이 없어요. 1년에 6개의 매거진을 발간하는 벌스의 특성을 반영해 티백의 갯수도 6개로 구성했어요.
티백 디자인도 벌스 매거진 1~6호의 주제를 반영했고요. 독서에서 차 시음까지 대만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제품이에요.
이 밖에도 징셩위는 차향이 나는 차향 디퓨저, 징셩위 차를 마시며 들으면 좋은 플레이리스트 등을 선보였어요.
각 분야에서 뜻을 함께 하는 파트너들과 경계를 넘나드는 콜라보를 통해서요. 징셩위는 꼭 차를 마시는 시간이 아니더라도 일상 곳곳에서 차와의 접점을 마련해 고객의 일상에 스며들고자 하는 거예요.
고객으로부터 다시 한 번 나아갈 힘을 얻다
시티호퍼스가 징셩위를 처음 알게 된 건 2018년의 일이에요. 타이베이로 출장을 갔는데 우연히 들른 백화점에 매장이 있더라고요. 고풍스럽고 진중한 다른 차 매장들과는 달리, 현대적인 외관과 컬러 패키지가 눈길을 사로 잡았어요.
징셩위의 컬러 플레이는 차 문화가 낯선 외국인의 눈에도 낯설지 않게 다가왔죠. 매장 이름 옆 ‘영원한 차의 혁명(Permanent revolution of tea)’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고요.
그 길로 징셩위 매장에 들어가 정성스럽지만 빠르게 우린 차를 한 잔 맛보았어요. 징셩위의 의도대로 대만 차의 아름다움이 어렵지 않게 다가왔어요.
매장을 떠나기 전, 포켓 보틀에 냉차를 테이크아웃해 타이베이에 머무는 내내 마셨고요. 브랜드를 한 번 인지하자, 이후 징셩위의 매장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타이베이 내 징셩위 매장은 융캉제에 있는 컨셉 스토어뿐이에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기세가 기울었나 싶었지만, 그렇다고 단언하기에는 제품 가짓 수도 늘어 났고 활기가 있었어요. 국경이 봉쇄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징셩위는 어떤 변화를 겪었던 걸까요?
분명 코로나19 팬데믹은 징셩위에게도 전례없는 위기였어요. 징셩위의 대표 린 유청의 이야기에 따르면 매장 문을 닫을 당시 급격한 실적 하락과 적자를 겪었죠. 당시 6개였던 매장도 2개까지 줄였고요. 뼈를 깎는 아픔이 있었겠지만, 징셩위는 새로운 형태의 고객 접점을 모색했어요.
공식 웹사이트에서 차에 대한 칼럼과 아티클을 꾸준히 발행하고, 대표가 직접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등 고객과의 또다른 커뮤니케이션을 꾀하는 식이었죠.
동시에 린 유청은 징셩위가 마주한 위기를 반성과 검토의 계기로 삼았어요.
그는 징셩위에서 공식 라인(LINE) 계정으로 고객들에게 너무 많은 뉴스레터와 광고 목적의 비즈니스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물론 이런 광고성 메시지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만 차의 아름다움을 고객의 삶에 더 가깝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징셩위가 지향해야 하는 마케팅 방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불어 지난 날을 돌이켜보며 어려운 시기에 징셩위 제품을 구매해 준 고객들의 고마움을 새삼스레 되새겼어요.
이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성 스팸 정보를 자주 보낸 데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했고요. 그리고 그는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선배에게 들은 조언을 떠올렸어요.
“친구로부터 커리어를 찾지 말고, 커리어로부터 친구를 찾아라.”
징셩위에게 고객은 진정한 친구였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간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던 방식에 변화를 주기로 결심했죠. ‘한 달에 한 번’이라는 단순한 원칙 하에 라인 채널을 운영하기로 한 거예요.
진정한 친구는 자주 볼 필요는 없지만, 마음 속으로는 항상 서로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믿으면서요. 대신 징셩위를 찾아온 고객에게 최고의 차 한 잔을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접객을 하고요.
이런 노력 덕분일까요?
징셩위는 조금씩 제 페이스를 찾고 있어요.
매장을 2개까지 줄였으나, 현재는 타이베이의 컨셉 스토어를 비롯해 신주와 지룽에 각각 1개씩 총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호주 멜버른에도 매장을 준비 중이에요.
징셩위의 첫 번째 해외 진출이기도 해요. 대만 차의 아름다움을 품은 징셩위의 첫 걸음에는 진정한 친구들의 응원이 함께 하지 않을까요.
징셩위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