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좌파"와 "인기영합 우파"의 정치에 변화가 오는가?

"브라민 좌파"와 "포퓰리즘 우파"의 정치에 도전하는 자유주의 정치인들

2023.08.23 | 조회 7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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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대한민국 이야기

글로벌 경제와 자유주의 한국 사회의 변혁을 이야기합니다.

미국의 주요 정당 민주당과 공화당이 자신들의 전통적 가치를 내팽개치고 "문화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현상에 대해 '미국 기업 경제 연구소'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펠로우이자, 미국의 자유주의 가치의 실종을 알리는 신간 "민주당은 어디로 갔는가?" (Where All the Democrats Gone?)의 공저자인 루이 테이쎄이라 (Ruy Teixeira)는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귀족 좌파" (Brahmin Left)이고 공화당은 "인기영합주의 우파" (Populist Right)화 하고 있다고 한다.  브라민은 잘 알다시피 인도의 최상위 계층이다.  브라민 좌파는 우리 나라의 정치 용어로 치환하면 '강남 좌파'라는 뜻과 유사하다.  우리는 민주당이 어려운 계층, 서민을 대변하고 공화당이 부자나 기업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최근의 뉴욕 타임즈의 여론 조사에 의하면 대졸 이상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트럼프에 비해 22% 앞서 있다.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서민 계층 (미국에서는 이들을  Working Class라는 순화된 언어로 지칭한다)에서는 트럼프가 13% 앞서 있다. 대졸 학력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에 지지율 격차가 35%나 벌어저 있는 것이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이 격차는 22%였는데 더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의 트럼프에 대한 패인도 바로 서민 계층의 철저한 외면이 주요 원인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의 서민 계층의 강한 지지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대졸 이하인 서민 계층에서는 트럼프는 50개 주 중에서 35개나 앞섰다.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주 이외에도 소위 민주당이 승리한 경합 주들에서도 서민 계층들은 트럼프를 더 많이 지지했다. 

대선만이 아니다.  오하이오의 서민 계층 (가난한) 선거구에서 21번째 하원의원을 역임하고 있는 마시 캡투 (Marcy Kaptur)는 선거구를 중위권 소득 순위별로 공화당, 민주당 중에 누가 하원 의원을 하고 있는지를 정리한 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소득이 높은 주는 앞도적으로 민주당이, 소득이 낮은 선거구는 공화당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 명확하다.  다른 통계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은 500개의 카운티에서 트럼프는 2,500개의 카운티에서 승리했다.  바이든은 인구 밀집 지역의 도시에서 트럼프는 인구가 적은 지역적으로 광범위한 시골에서 승리한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이 승리한 지역의 GDP는 미국 전체 GDP의 71%이고 트럼프의 승리 지역은 고작 2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소득이 크게 차이가 나는 지지 계층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통적 가치를 팽개처 버리고 있는 근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말과는 달리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큰 관심이 없어지고 있다.  사회의 다양성, 평등, 성소수자들의 보호, 낙태 등의 이슈가 지배한다.  낙태에 대한 미국 대중의 인식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국민은 완전한 금지도 완전한 자유 허용도 지지하지 않고 임신 초기에 제한된 성폭력에 의한 임신이나 낙태나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이 위험한 경우 등의 예외적 상황의 제한적 낙태를 지지한다.  하지만 이를 민주당은 여성의 자유의 문제로 공화당은 생명의 존엄성 이슈로 만들고 있다.  

공화당의 교육을 받지 못한 서민층에 영합하는 정책들도 전통적 가치에서 크게 일탈하고 있다. 일자리 부족을 글로벌화와 이민의 탓으로 돌리면서 자유무역과 관대한 이민 정책을 지지해온 전통과는 정반대의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국수주의 반이민 정책의 미우선주의가 미국을 위대하게 다시 만든다는 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이다.  트럼프의 공화당 정권이나 바이든의 민주당 정권이나 코로나 판데믹을 구실로 대규모 지원금을 살포하고 반중국 보호 무역주의의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는 것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경제적 정책의 차이가 없다 보니 점차 양당 정치는 서민의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문화 전쟁의 양상과 이념 전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미국 정치의 퇴행화는 미국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중국에 대한 투자나 기술 공여의 제한과 함께 제조업 공장의 유치를 위한 지원금 살포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에 의한 공급망 위험을 분산시키겠다는 명분과 국가 안보,  그리고 기후 변화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천문학적 정부 지원금 경쟁에 미국, EU나 중국과 같은 경제 규모가 큰 쪽이 아니면 대응하기에 역부족으로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들에게불리한 정책들이다.  이코노미스트 지는 최근 영국의 이러한 불리한 국제 정세의 흐림에 대해 개탄하고 있다.  영국보다 경제 규모가 적은 그리고 제조업 비중이 훨등이 큰 우리나라는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한미일 정상들은 대중국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합의를 했다.  중국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사드 배치를 구실로 중국이 보인 보복 조치는 오래전 일이 아니다.  그런대 한미일 합의가 과연 이러한 위험을 보상하는 구조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냉전시대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 공산권 협력 구조를 만들 때는 미국의 연합 세력에게 공산권에 대항하는 대가로 압도적 크기의 미국 시장을 개방하고 자유 무역의 보호와 금융의 국제적 지원 구조 등을 제공했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이 이러한 한국이 치루어야 할 중국과의 대결에서 오는 비용과 위험이 어떻게 보상되고 분산될지를 미국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또 하나는 한미일 합의가 불가역적인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지금의 대중국 공동전선의 한미일 밀월의 시대가 지속될 것인지는 트럼프 1기 정권은 그리 긍정적 예측을 하기 쉽지 않다. 

이런 점들이 "브라민 좌파"와 "포퓰리스트 우파"의 미국 정치가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이유다. 

우리의 양당체제는 이런 미국의 정치의 퇴행화, 인기 영합주의 공존의 정치와 크게 다른가?  보수 지지자들의 일부는 한국 좌파가 교육을 받은 층과 고소득층에 지지 기반을 강하게 갖고 있다는 현실을 잘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의 박빙 승부와 이전 총선에서의 대패에 아직도 현실적 머리를 긁적이며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특히 부가 집중되고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대체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점이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현실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국힘당이 포퓰리즘을 벗어나서 작은 정부, 자유주의 전통적 보수 가치에 충실한 정당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갖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확실하게 문재인 정부의 극단적 좌편향성과는 다르지만 대통령의 자유주의 철학과는 괴리되는한국 과거 보수 정권들의 국가주의와 관료주의로 복귀했다는 편이 보다 냉정한 평가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퇴행적인 정치에 반대하고 전통적인 자유주의적 보수주의 정치인들이 미국과 남미에서 돌연 부상하면서 레이건, 대처의 자유주의에서 오랫동안 이탈해온 보수 정치에 새로운 변화가 생기고 있는지 주목된다.  

미국 공화당 후보 라마스와미아와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의 신데렐라  자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그들이다. 

미국보다 더 브라민 좌파와 인기영합과 독재의 우파가 나라를 망쳐온 나라가 아르헨티나이다.  페론주의 정치가 지배하고 지금도 100%가 넘는 인플레이션과 국가 부도를 반복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아르헨티나 화폐 페소의 폐지 후 미국 달러를 공식 화폐로 전환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한 경제학자 출신의 밀레이 후보는 정부와 정치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의 근원이라는 점을 들어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미국의 연준과 지원금 과대 살포한 미국 정치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발한 것만 보아도 그의 주장이 얼마나 타당한지 잘 말해주고 있다.   무책임한 통화정책을 잡지 않고는 아르헨티나의 경제 안정과 부흥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100년전 가장 부국 중 하나였던 아르헨티나의 파산의 지난 100년의 역사가 말해 주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예선에서 갑자기 프로리다 주지사 드산티스의 2위 자리를 빠르게 위협하고 치고 올라오는 후보가 인도 이민 2세, 비벡 라마스와미아 (Vivek Ramaswamy)다.  하버드 생물학과와 예일대학 법대 출신의 수재에다가 성공한 바이오 기업 창업자이자 투자 펀드사를 운영하는 금융인이다. 그에게 내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그의 펀드와 저서 때문이다. 그의 펀드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흔들고 있는 미국의 좌파의 '워크이즘' (Wokeism)을 추구하고 있는 ESG 광풍에 정면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펀드사는 ESG나 워크이즘을 표방하지 않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 바로 경제의 좌파 지배의 시도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  나 또한 ESG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고 가칭 "ESG에 속지 말자"는 책을 저술하고 있는 중이다. 

일부 언론은 내년 초에 공화당의 대선 후보들에서 초기 예선이 치루어지는 주들에서 약소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고 나면 반 트럼프 표들이 결집하면서 지금의 트럼프 우위가 흔들리면서 호감도가 매우 낮은 고령의 양당 후보에 비해 30대의 정치권 밖의 신선한 라미스와미아가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론들이 언급하고 있다.  

지금은 두 자유주의 경제를 들고 나온 아르헨티나와 미 공화당의 신인들의 가능성을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하지만 이 두 후보들이 인기 영합과 실용주의를 내평개치고 이념 대결, 진영대결로 사회 갈등만 증폭하고 인류가 풍요로운 자유주의 개방 경제를 외면하는 정치 흐름을 바꾸어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런 희망의 단초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이야말로 신자유주의의 희망이다. 이런 흐름이 한국 정치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우리 미래는 더 밝아질 것이다. 

 

P.S 이전 뉴스레터에서 인공지능의 특이점 진입에 대한 공포에 대해 쓰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려서 2-3일 내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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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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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주형

    0
    about 1 year 전

    교수님 신선한 뉴스 감사합니다 ~

    ㄴ 답글 (1)
  • 김치보이

    0
    about 1 year 전

    흑흑 정말로 감사합니다 sensei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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