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약, 요한 테첼의 조상을 위한 면제부

성과를 검증하기 어려울 때 나타나는 사기들

2024.04.01 | 조회 6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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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대한민국 이야기

글로벌 경제와 자유주의 한국 사회의 변혁을 이야기합니다.

구독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머피의 법칙으로 컴퓨터 장애와 다른 이유들이 겹쳐서 제가 쓰고 있는 책의 원고 마감이 늦어져서 시간에 쫓기고 있었고, 또한 신문사 컬럼들과 외부 특강 등으로 시간 관리에 실패해서 그간 뉴스레터의 글을 보내 드리지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오늘은 지금 국회의원 선거를 보면서 여야가 쏟아내는 선심성 공약들이 만연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는 대학생들에게 천원 아침을 모두에게 제공하겠다, 청년 주택을 제공하겠다, 노인들의 점심을 매일 제공하겠다 등의 현수막들이 내걸리고 있습니다. 

"금궤 속의 동전이 울리자마자, 연옥에서 영혼이 솟아오른다."

이 말은 1465년경에 태어나 1519년에 사망했던 독일의 도미니크회 수사였던  요한 테첼 (Johann Tetzel) 죽은 자들을 위한 면죄부를 팔면서 했던 말입니다.  그는 죽은 친족이 죽은 후에 더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기 위해 경건한 사람들로부터 돈을 받는 중세 교회의 관습을 대중화하는 데 일조하였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세 기독교 (가톨릭)의 면죄부는 1517년에 마르틴 루터가 그러한 관습을 비판한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했음에도 즉시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죄에 대한 형벌의 전부 또는 부분적 사면을 주는 면죄부 판매는 여러 세기 동안 존재해 왔다. 그러나 15세기 말, 테첼과 다른 사업가들은 사후 세계의 다음 목적지를 앞두고 불쾌한 장소인 연옥에서 죽은 친척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돈을 지불하는 파괴적인 혁신에 해당하는 교회적 방법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과거에는 면죄부는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서만 팔렸으며, 살아 있는 사람은 면죄부를 통해 돈을 내고 죄를 사함을 받기 전에 먼저 문제의 죄에 대해 통회나 고백(고해 성사)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죽은 자를 위해 면죄부를 파는 것은 필연적으로 이 성가신 요구 조건을 없애는 것을 의미하였습니다. 테첼은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북을 크게 두드려 현지인들을 끌어들여, 타고난 재능을 타고난 세일즈맨이었던 그는 잠재적 구매자들이 죽은 친척들을 도울 기회를 잡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었고, 그들은 내세에서 천국으로 올라가는 길을 열기 위해 연옥에 있는 친척들이 자신들의 "도움을 청하고 있다"고 확신하도록 했습니다.

개발되지 않은 시장 기회를 포착하는 Tetzel의 재능은 놀라웠습니다. 그가 21세기에 살았다면, 그는 거의 틀림없이 소셜 미디어를 잘 이해해서 엄청난 수퍼챗을 받았을 것이고, 새롭고 그럴싸한 암호화폐를 만들어 세상 사람들을 현혹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시대에는 그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죽은 자들은 우리가 그들을 대신해 구매한 면죄부의 서비스를 받았는지 아닌지를 우리에게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구매자가 진위를 확신할 수 없는 것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테첼은 절망과 믿음의 위험한 결합을 능숙하게 이용하여, 유일하게 분명한 결과가 실제로 죽은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산 자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것을 팔았습니다.

우리가 지불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영수증이 진짜인지 확인할 수 없다면, 점점 더 사치스럽고 비현실적이며 배달할 수 없는 품목을 판매하는 사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매일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후보들은 검증이 불가능하고, 영수증도 발행하지 않는 가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사는 우리는 중세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불안감, 막연한 기대감, 죄책감, 공짜 심리 등 숱한 욕심과 심리적 불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요한 테챌들은 그 많은 희망과 약속을 자신들이 지불하는 아무런 비용 없이 우리들 돈을 빼앗고 훔쳐서 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옥의 친척들이 진짜 천국으로 갔는지 우리는 전혀 모르듯이, 국회를 세종시를 옮기면 정말 전근대적 "여의도 정치"가 끝나고 진정한 민주주의 시대가 되는지, 일인당 25만원의 "지역 화폐" (이게 화폐가 아니라는 것을 이재명은 알까요?)로 주면 경제가 돈이 돌아 살아나는 손쉬운 마법이 구현될까요?  
테첼이 면죄부로 받은 돈의 대가로 신에게 간구해서 연옥에 있는 불쌍한 친인척의 영혼을 천국에 보냈을 리 없듯이 국회를 세종시로 보낸다고 정치문화가 하루 아침에 달라질 리도 없고, 돈을 한 집에 100만원 일시금으로 준다고 경제가 팡팡 돌아갈 리는 더더욱 터무니없는 사기입니다.  경제가 그렇게 쉬우면 경제적 곤경에 처할 나라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단지 우리는 당하기 전까지 그 효과를 경험하지 않는 다는 것과 그런 결과가 판정 날 때에 정치인들이 책임을 질 일도 없기에 이런 현대판 면죄부판매가 판을 칩니다. 

면죄부에 속지 않는 길은 불안해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이 문맹이었고, 성경은 읽어보지도 않았고, 성직자들은 무한의 권위를 갖던 시절이기에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되물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어두운 미몽에 있는 국민들인지요?

테첼의 면죄부는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을 짖는 자금 조달에 기여했고, 그의 사기 행각은 마맅 투터가 95개조 반박문을 쓰며 종교 개혁의 방아쇠를 당기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그는 루터의 반박문에 대해 논쟁을 통해 신학 박사학위도 받았습니다. 

내 삶과 경제는 내가 책임진다는 자유인의 긍지가 있다면 정치인들의 사탕발림에 속지 않겠지요. 정부는 해결자가 아니라 문제의 근원이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정치인이 더 많은 물질적 약속을 할 때는 더 많은 문제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우리가 현명한 유권자라면 저 인기영합의 무책임한 공약이 정치 개혁의 방아쇠를 당기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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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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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너무

    0
    8 months 전

    그만둔건가 싶었는데 다시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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