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호 주간 공심 뉴스레터

마인드맵으로 머릿속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방법

2021.04.16 | 조회 8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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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의 심야서재 뉴스레터

오직 글로서만 승부하는 글쟁이의 뉴스레터, 주로 생산성 툴에 관련된 글을 보내드립니다.(가끔 소설도 씁니다.)

‘100명 직원 안 부러운 1인 기업가 되기’라는 주제로 강의와 프로그램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 생산성 및 글쓰기 툴 전문가 공심입니다. 오늘은 세 번째로 마인드맵으로 머릿속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마인드맵으로 머릿속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방법

첫 문장만 쓰면 다음 문장이 술술 써진다는데 첫 문장 쓰는 일 자체가 참 버겁습니다. 고민하다 첫 문장을 겨우 쓰긴 했는데, 그다음 문장을 이어붙이려니 또 숨이 턱 막히고 맙니다. 바람처럼 글이 술술 풀려나갔으면 좋으련만, 마음과 글은 늘 다르게 전개됩니다. 이럴 때는 대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그럴 때는, 먼저 글의 핵심 주제부터 다시 점검해봅니다. 문제는 글을 술술 전개하는 것보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 있습니다. 혹시 주제에 대해 깊이 고민은 해보셨나요?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눈을 감고 5분이라도 주제에 대해 머릿속에서 심도 있게 그림을 그리는 게 좋습니다. 머릿속에서 오고가는 것들, 상상하다 떠오른 모든 생각들을 모조리 끄집어내봅니다. 그렇게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잡힐 듯 말 듯 자꾸만 손가락에서 모래가 빠져나가듯 생각이 사라지는 편인가요? 도저히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고요?

생각은 스쳐 지나가는 벚꽃 같아서 기억에서 쉽게 지고 잊히고 맙니다. 그런 생각을 붙들 요긴한 방법이 필요하겠죠? 그렇다면 이번에는 ‘마인드맵’이라는 툴에게 도움을 받아봅시다. 마인드맵은 머릿속에 굴러다니는 생각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핵심 주제’ 하나를 중심으로 생각을 나뭇가지처럼 확장하는 게 마인드맵의 핵심 개념이에요. 핵심 주제, 부호, 가지치기, 연관 단어 모으기, 생각에 집중하기, 묶기가 마인드맵을 그리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마인드맵 그리는 거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겠죠? 그럴 때는 아날로그 감성을 활용해봅니다. 디지털 마인드맵 사용이 익숙하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아직까지 손으로 직접 사물을 감각해나가는 것이 생각을 자극하기 편한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 분은 A4 용지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마구 써 내려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설마 핵심 주제도 결정하지 않고 생각을 정리하려 드는 건 아니죠? 제가 그린 아날로그 낙서처럼 이제 여러분도 생각을 종이 한 장에 뽑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준비할 건, 순도 백 퍼센트의 종이 한 장과 매끄럽게 써지는 펜이면 충분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중심에 핵심 주제를 써놓고 주제와 관련되어 떠오른 모든 단어를 놓치지 말고 사방팔방 뻗어나가듯 종이에 씁니다. 마인드맵처럼 여러 개의 가지로 분류하지 않아도 됩니다. 규칙에 상관없이 떠오른 단어를 낙서하듯 적어내려갑니다. 예쁘게 그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두뇌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더 중요합니다. 다만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말도 안 되는 단어가 떠오르더라도 그냥 기록합니다. 조금밖에 못 써도 상관없습니다. 단 10분 동안 생각에 집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확인해봅니다. 얼마나 많은 단어가 기록됐나요? 여러분이 고민한 시간만큼 충분히 많은 단어들이 튀어나왔나요? 낙서하듯 써 내려간 단어를 이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갈 때가 됐습니다.

인터넷에서 XMind라는 디지털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무료 버전을 지원하는군요. 설치가 마무리됐다면 이제 XMind를 실행합니다. 그리고 핵심 주제를 중심 ‘범주’에 입력합니다. 종이에 낙서한 그러니까 분류되지 않은 단어를 가지치기하듯 XMind에 정리합니다. 하나의 범주는 여러 개의 범주를 가집니다. 모호한 단어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꿔봅니다. XMind 현재 범주에서 자식이 되는 범주를 추가하며 개념을 보다 구체화시킵니다. 그렇게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때까지 생각을 계속적으로 아래쪽으로 쪼개봅니다.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는 하나의 단어로 통합하고 미쳐 고려하지 못한 단어는 새롭게 범주를 만들어서 분류합니다. 위의 정리되지 못한 아날로그적인 생각은 아래처럼 분류가 잘 됐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식으로 생각이 정리됐나요? 움직이고 변해가는 생각을 위해 동사 위주로 정리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모호한 단어가 보인다면 구체적으로 바꿔봅니다. 몇 단계로 생각이 확장되었나요? 놀라운 경험이었나요? 여러분의 머릿속에 이렇게 복잡한 생각들이 흘러 다니고 있었다니 놀랍지 않나요? 이렇게 생각을 설계도처럼 구체화하고 구조화하다 보면 복잡한 생각이 정리됩니다. 이제 정리한 마인드맵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쓰면 됩니다. 보이지 않던 생각이 종이 한 장과 화면에 꽉 차게 정리가 되니 막연하게 취급받던 생각이 안개처럼 가셨습니다.

마인드맵으로 여러분의 중심 생각을 여러 개의 생각으로 가지치기를 해봤습니다. 말하자면 윤곽, 개요를 쓴 것입니다. 개요에 이제 살을 붙여 봅니다. 여러분은 이제 여러 개의 첫 문장을 완성했습니다. 한 개의 첫 문장을 완성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여러 개의 첫 문장을 완성하고 나니 이제 그것들을 연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글을 쓰기 어려울 때, 생각이 좀체 전개되지 않을 때 마인드맵을 활용해보세요. 여러분을 믿고 집중하다 보면 생각들을 지도 그리듯 천천히 완성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크림빵

중학교 3학년 어느 날의 기억이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4교시를 마치면 교실에서 두어 블록 떨어진 매점으로 헐레벌떡 뛰쳐나가곤 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우린 왜 경쟁하듯 매점으로 폭주족처럼 질주해야 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겨우 ‘크림빵’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얀 크림이 가득 든 야들야들한 속살, 솜처럼 푹신푹신하며 통통하게 동그란 크림빵을 획득하기 위해서.

하얀 크림이 꽉 찬 크림빵이란 것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철저하게 선택당하는 편이었다. 군대 선착순 뺑뺑이를 우린 이미 15살에 체험했달까. 한 여름 햇살이 가득한 대낮,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느티나무 사이로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한 가운데서,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끝끝내 순위권 안에 들었다는 안도감 탓에 한숨을 겨우 내쉬다가도, 뒤에 늘어선 그러니까 경쟁에서 패배한 녀석들의 안타까운 표정을 보며 우월감에 가득 찬 나머지, 뒤처진 녀석들을 비웃기나 했으니까. 그깟 50원?쯤 하는 자그마한 빵 하나를 조그만 손에 감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충분히 벅찼던 시절. 그 시절에 우린 늘 맹목적이기만 했다.

그 시절엔 이유도 심지어 목적도 없이 폭주했더랬다. 하기 싫은 공부에 미친 척 연기하던 짓거리도, 쉬는 시간마다 농구 골대 밑에서 죽어라 뜀박질하던 짓거리도, 크림빵 하나를 사기 위해 동전 하나를 들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질주하던 짓거리도, 모두 맹목적이었고 무의식적이었고 과도하기만 행위였다.

그런 모자람이라고는 전혀 없는, 무엇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한가득 충전된 상태, 그러니까 그때는 항상 과부하 상태였지만, 그 원인에 대해 굳이 진단하지 않아도 어떤 일이든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한참 세월이 지나서, 어쩌면 세월의 반 바퀴쯤을 돌아서 과거 속의 과거, 훨씬 머나먼 대과거쯤으로 묻혀둘 법한, 그때는 의미심장했지만 지금은 아무런 의미 없는, 말하자면 그저 그런 일이라고 취급당해도 마땅한 일에 다시 집착하는 것은 어쩌면 이 글쓰기라는 진중한 작업 때문일지도.

크림빵과 글쓰기, 지나치게 달거나, 지나치게 밋밋한 두 가지 단어. 아무런 연관성 없는 단어 몇 개를 엮어대는 나는 지금껏 얼마나 무용한 짓거리를 벌이고 있는지 여전히 짐작할 수 없지만, 그때는 크림빵에 지금은 글쓰기에 빠져있으니, 무엇이든 놓지 않았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하지만, 삶을 강력하게 방어하는 수단이 되지 못하는 크림빵과 글쓰기는 묘하게 내가 쓰러지지 않도록 보태어주는 비타민 같은 역할은 되어줄 수 있다는 것, 그것 한 가지는 적어도 명확하다. 그러니 나는 이유가 부재한 상태에서도 이유 없이 글을 쓰리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는 그때처럼 열심히 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 정도겠다. 의기양양하게 맨 앞쪽에 서서 뒤를 돌아보며 늦어버린 녀석들을 비웃던, 그 시절의 건방진 태도에서 멀어졌다는 것도 한편으론 다행이랄까.

이미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또 다른 나,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나 역시 언젠가 은막 뒤로 사라져가겠지. 주연이라 믿었던 과거 속의 인식, 지금도 내 의식은 하루에 백 개 혹은 천 개씩 사라져가겠지만, 그 인식 속에 잠든 나의 수많은 조연들은 얼마나 편하게 잠들어 있을까. 인식이 아닌 안식을 얻어서, 의미를 보강하지 않아도 될 만큼 현재의 나를 지탱하는 모든 과거들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 되살아날 수 있을까.

나의 현재, 조금씩 흩어져 가는 내 과거의 바다에 척 달라붙은 범주들, 그 모래조각을 송두리째 살려내려는 나는 신의 영역으로 접근하려드는 건 아닌지, 끝없이 쓰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나의 존재는 인식이 가능할 때까지 확장되다, 약간이나마 신의 기술을 발휘하게 될지도.

그러니 나에겐 많은 온전한 과거가 따라다녀야 한다. 이렇게 쓸만한 재료가 뚝 떨어질 때, 크림빵 같은 유통기한이 만료된 것이나마 소재로 변신하여 내가 작성하는 모든 장면에서 어떤 중요한 촉매제 같은 역할을 맡아줄 테니. 그러니 보잘것없어 보이고, 하찮아 보이는 기억일지라도 절대 옷장 서랍 밑에 깔아둔 신문지 취급은 하지 말자. 몇 년, 몇 월, 며칠인지 분간할 수 없는 순간들의 원성을 곧 감당해야 할지도 모를 테니.


이번 주의 음악과 책

1976년 발표한 Chicago의 If You Leave Me Now입니다.

 

커버지만 원곡을 뛰어넘은 버전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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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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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ca

    0
    about 3 years 전

    크림빵과 글쓰기의 미묘한 연결이 자연스럽네요^^ 학창시절 매점이 생각나구요. 공심님 미션덕분에 신글1기에 Xmind 처음 이용해봤어요. 여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주간공심 Animo!!!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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