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주간 실리콘밸리는 경제, 테크, 스타트업, 부동산, 재정적 자유, 비지니스에 관한 정보들을 함께 토론하면서 제가 배워가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들도 함께 배워나가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본 커뮤니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투자에 대한 조언이 아닌 전반적인 트렌드와 그에 대한 의견들입니다.
평일 매일 실리콘밸리 시간으로 아침 6시 (서울 밤 11시)에 세계 각국에 계신 패널분들과 1시간동안 최신 뉴스를 읽고 녹음과 기사모음을 뉴스레터로 보내드립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트렌드와 VC 동향에 실밸과 한국에 계신 VC +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과 매주 서부시간 토요일 저녁 5시(서울 일요일 오전 10시) 에 정기세션을 갖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창업자분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고 다함께 대화할수있는 세션을 가지려고 합니다.
오픈채팅방: 기사 공유, 정보 (비번:2045, 1500명 가득찼는데 가끔 자리가 납니다)
도대체 어떤 VC가 좋은 VC일까, 좋은 VC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언제나 써보고 싶었는데 사실 스타트업에 관심있는 분들이 이 주제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으실 것 같아서 매번 다른 자극적인 주제로 써왔던것 같습니다.
근데 오늘은 "시장은 망한다!!!"와 ChatGPT에 지친 나머지 그냥 제가 쓰고싶은걸 쓰려고 합니다 (물론 다음주에는 또 ChatGPT 이야기 할거임...) 사실 이 주제에 대한 답은 너무나도 방대해서 앞으로도 시리즈로 써나갈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이 글은 VC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재미있을 것이고 스타트업입장에서는 잘하는 VC가 누구인지 알아야 그 VC들한테 투자를 유치할수있어서 재미있고, VC입장에서는 잘하는 VC가 누구인지 알아야 어떻게 하는지 배울테니까 재미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솔직히 재미없으면 스타트업/VC 오픈채팅방에서 재미없다고 알려주세요 ㅎㅎㅎ 재미있어도 알려주세요! 더 자주 쓰겠습니다.
너...정말 잘 맞추냐?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로 일하면서 미국전역의 100여곳에 넘는 VC들을 만나보았고 그들의 스타트업 찾는법, 실사하는법, 투자 철학, 팀 운영, 문화, 의사결정 방식, 전략, 데이터, 리크루팅(하나하나 전부 미래의 뉴스레터 주제...)등 감사하게도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미팅들 할때마다 제가 요즘 매번 물어보는게 하나있는데 "마켓 타이밍을 맞추려고 하는가"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이 정보와 속도의 불균형때문에 마켓타이밍을 맞춘다는건 쉽지않다고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분배를 통해 risk를 나눠서 투자하는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헤지펀드는 당연히 그 반대인 마켓타이밍의 예술에 그 존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렇다면 VC들은 이 스펙트럼속에 어디쯤 위치해는게 가장 좋을까요?
믿고 꾸준히 맡겨주세요~ 호구님 헤헤
VC들은 매년 2%의 management fee를 떼어가고 성과보수도 20%나 가져가는 우리가 주로 투자하는 인덱스 ETF보다 fee가 훨씬 비싼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VC들이 마켓 타이밍은 중요하지않고 꾸준히 매년 비슷한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하면 설득력도 없진 않지만 약간 얄미울수도 있죠. VC에 투자하는 이유는 꾸준한 수익이 아니라 5배, 10배씩 엄청난 수익을 기대하는 모험 자본이니까요.
동시에 그렇게 꾸준히 나눠서 투자할테니 나한테 돈이나 많이 맡겨라는 말로 들리고 대신 나는 맡은 돈이 커지는만큼 계속 많아지는 그 2%는 꼬박꼬박가져갈게 고마워 호구~라고 들리기도 하구요. 더군다나 맡기는 기간이 10년에서 15년이다보니 2~3년마다 "아직 성과가 J커브에 도달하지않았어! 좀만 기다려줘!" 라며 계속 투자를 받아내면 management fee는 10~15년간 꼬박꼬박 나오기때문에 VC들은 가능한한 돈을 빨리쓰면서 점점 더 큰 금액을 유치하면 미래가 보장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죠.
그럼 스타트업도 인덱스에 투자하면 되잖아?
이런 asset gatherer play를 보고 있으면 차라리 그럴바엔 내가 직접투자하고 말지라는 생각도 듭니다. 비슷한 예로 주식의 경우에는 마켓타이밍을 맞추려고 시도하는 active fund manager들의 90%가 지난 10년을 돌아봤을때 S&P500를 이기지 못했다는 리포트(20년을 기준으로 하면 95%가 인덱스에 패배)도 나오고 최근에는 passive하게 분배해서 인덱스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역대급으로 늘었기도 했죠.
하지만 주식시장과 달리 사모시장에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되어 있어 인덱스가 없기때문에 위와 같은 전략을 취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두에게 접근이 공개된 주식시장과 달린 사모시장에서의 거래를 비공개로 이루어지기때문에 공개된 시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VC들은 보통 창업자 출신이거나 네트워크가 좋은 경우가 많기때문에 스타트업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수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다 그런건 당연히 아닙니다). 이때문에 돈 뿐만 아니라 다른 value-add가 있는 VC들은 남들보다 좋은 스타트업에 더 낮은 가치평가로도 투자할수도 있고 아예 접근조차 힘든 스타트업들에도 투자가 가능해지는거죠.
그렇기때문에 인덱스는 존재하지않고 Plug and Play, Techstar, 500 Global, (요즘의) Y combinator 같은 엑셀러레이터들이 그나마 가장 인덱스와 비슷하지만 이마저도 매니저들의 pick이라는 부분이 있기때문에 완벽한 인덱스라고 보긴 힘듭니다. 아무리 Spray & Pray전략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많이 잘못뽑으면 망하니까요 (물론 다 잘못뽑는것도 쉽지않음).
그래서 어쩌라고?
자 그럼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스타트업시장에 투자를 하고싶으면 VC를 통할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고 그렇다면 마켓타이밍의 관점에서 볼때 과연 어떤 VC가 잘하는 걸까요? 분산투자하는 VC? 혹은 타이밍잡는 VC?
저는 역시 타이밍을 잘 잡는 VC들이 더 유능하고 좋은 수익을 낼수있다고 봅니다. 미래의 트렌드를 읽는다는 VC들이 지금 당장 세상의 트렌드를 보지않는다는게 저는 애초에 말이 안된다고도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타이밍을 잘보는 VC들은 그저 이들이 매크로를 잘봐서뿐만 아니라 본인들의 본업에 뛰어나서 그것이 가능하다고 볼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1. 스타트업 시장은 주식시장보다 반응이 느리다.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private market은 public market에 비해 변동성이 훨씬 적습니다. 가치 평가도 분기마다 이루어지며 이조차도 VC들의 손으로 이루어 집니다 (학생이 본인 시험지를 채점하고 선생님도 그 점수가 너무 낮길 바라지않는...). 그렇기때문에 그만큼 시장을 분석, 예측해볼수 있는 시간이 길고 대응할수있는 방법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타이밍을 잘 잡는 VC들은 이렇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을때 시장을 분석하고 트렌드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석이 가능합니다.
2. 전문성이 있고 좋은 네트워크를 가진 VC들은 변화를 일찍 캐치한다.
VC들의 특성상 본인의 분야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고 뛰어난 창업자들과 전문가들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면 업계 최신 소식을 다 알고 있을 것이고 이는 기술의 발전이나 회사의 탄생뿐만 아니라 최근 펀딩에 대한 소문도 포함될 것이라고 봅니다. 보통 펀딩의 경우 실제 펀딩 시점보다 짧으면 몇개월, 길면 일년까지도 뒤에 나오기때문에 뉴스나 피치북을 통해서 봤을때는 이미 한참 지난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타이밍을 잘잡는다는건 전문성과 네트워크의 깊이를 통한 정보의 비대칭성 확보를 보여줄수있다고 생각하고 이는 당연히 좋은 성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우리는 매크로따위는 보지않는다.
물론 우리는 국한된 분야에서 우리 기준에 맞는 딜에 꾸준히 투자할뿐이다라는 전략도 충분히 통할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국제 정세가 변해서 공급망이 영구적으로 변화하고 애플때문에 온라인 광고 효율이 급락했는데 이커머스 회사들의 가치가 본인들이 지난 10년간 투자해온 기준으로 저렴하다고 투자를 지속하는건 당연히 좋은 방법이 아니겠죠. 미래의 트렌드에 투자하는 VC가 지금의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과연 그들에게 내 돈의 미래를 맡길수있을까요?
데이터...데이터를 다오
거창하게 왜 VC들이 마켓타이밍을 봐야하는게 길게 써놨지만 사실 여기까지는 제가 만든 재미있는 자료를 보여드리기위한 빌드업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타이밍을 잘보는 VC는 어디인지 한번 알아볼까요?
얼마전에 나온 피치북의 2022 Global league tables(링크)를 보다가 밸류에이션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에 타이밍을 잘본 VC는 어디일까?라는 질문이 생겼습니다. 모두가 FOMO에 시달리던 그때 가장 적게 투자를 하면서 가장 많은 Exit을 VC들이 가장 타이밍을 잘 맞춘 투자자라고 할수있지 않을까요?
위의 자료는 2021년에 가장 많이 투자한 20개의 VC와 exit이 20개가 넘는 VC들을 합친 리스트 입니다. Ratio는 투자 나누기 엑싯으로 계산했구요. 개인적으로는 2021년에 exit은 주식 고점에서 수익 실현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래의 가치가 어마어마 하기때문에 존버야! 라고 할수도있지만 그래도 팔면 단기간에 수익실현을 IRR도 오를테니 엑싯하는것도 아주 좋은 전략이었겠죠.
재미있는 것들은
- 액셀러레이터중에서는 플러그앤 플레이가 가장 투자대비 엑싯이 많다. 그중 YC가 최악의 성적을 보여주면서 batch를 너무 키우는게 아니냐는 우려에 기름을 들이붓는 상황
- Andreessen, Sequoia를 비롯한 유명 VC들의 비율이 별로다. 펀드사이즈를 너무 키우면서 리세션을 겪어보지 못한 주니어들의 어떤 딜이던 투자만 하던 오르던 시절의 모멘텀이 장기적으로 펀드성과에 악영향을 미치는건 아닌지...
- 타이거류에 속하는 Coatue가 최악에 속하는건 어찌보면 당연
- Soma나 Tribe같은 펀드들은 젊은 시드펀드라 빠른 엑싯이 힘들수도 있다고 위로해본다. 혹은 역시 어떤딜이든 투자하면 오르던 시절에 젖은걸까? 같은 시드펀드인 First Round Capital은 수치상 압도적 탑급이라서 더 비교됨. 물론 FRC는 20년 가까이 되어서 백전노장.
- 유명 대형펀드중에는 NEA가 좋은 비율을 보여줬고 더불어 Kleiner Perkins, Battery, Greylock, NEA 같은 노장들의 노련미가 아주 돋보이는 부분. KP의 부활 신호탄인가???
말씀드렸다시피 데이터를 나름 정리한다고 했는데 꼼꼼히 하지않았기때문에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directionally correct한 느낌적인 느낌으로 예능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인사이트도 있으시면 스타트업/VC카톡방에 공유해주세요!
다음주에는 다시 ChatGPT이야기나 스타트업 시장이 어떻게 될지 이야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주제가 떨어질때마다 좋은 VC란 무엇인가? 시리즈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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