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주간 실리콘밸리는 경제, 테크, 스타트업, 부동산, 재정적 자유, 비지니스에 관한 정보들을 함께 토론하면서 제가 배워가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들도 함께 배워나가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본 커뮤니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투자에 대한 조언이 아닌 전반적인 트렌드와 그에 대한 의견들입니다.
평일 매일 실리콘밸리 시간으로 아침 6시 (서울 밤 11시)에 세계 각국에 계신 패널분들과 1시간동안 최신 뉴스를 읽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평일 아침마다 최신 뉴스를 함께 읽고 뉴스레터는 큰 뉴스 위주로 주간으로 발송될 예정입니다.
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트렌드와 VC 동향에 실밸과 한국에 계신 VC나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과 매주 서부시간 토요일 저녁 8시(서울 오후 1시) 에 정기세션을 갖고 있습니다. 업계 트렌드와 루머들도 나누고 있어서 리플레이가 없고 아래 링크를 통해서 라이브로 들으시거나 카톡방에 들어오시면 공지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얼마전부터 뉴스를 매일 아침에 함께 읽고 토론하는 세션들은 진행하면서 주말 뉴스레터는 좀 더 깊이있게 한가지 토픽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주에는 Generative AI와 ChatGPT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Generative AI가 뭐야?
한마디로 창작하는 인공지능입니다. 주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하며 음악, 문장, 그림, 영상등을 딥러닝을 통해 생성하여 다양한 분야에 사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죠.
이전과는 뭐가 다른지 간단히 이야기해보면 우리가 봐온 여태까지의 AI는 분석하는 인공지능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과거의 패턴을 학습해서 현재의 결과를 유추하는게 대부분이었죠.
마치 학생들이 많은 양의 기출문제를 공부해서 시험을 치면서 답을 맞추는 방식이죠. 많은 동물 사진들을 학습시켜 그중 고양이를 찾게한다던지 아니면 유저가 본 유튜브 영상들을 학습시켜 다음 영상을 추천을 한다던지와 같이 말이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데이터와 명확한 목표만 주어진다면 이미 인공지능은 인간을 넘어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체스나 바둑과 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명확한 룰을 기반으로 한 문제에 대한 풀이능력은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었음을 연구뿐만아니라 알파고등 실제 사례들로 증명되었죠.
물론 한정된 공간이라는 전제를 벗어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글자나 사진을 인지한다던지 자율주행(!?)을 한다던지 체스나 바둑과 다르게 solution space가 제한되지 않은 문제들은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었다고 보긴 힘든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문제들이 정말 지금의 딥러닝기반 접근으로 풀릴수있는 문제인가에 약간 회의적이지만 이건 또 다른 긴 이야기가 될테니 다음번에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어떤 상황에서는 인간보다 뛰어난 분석력을 보여주는 인공지능이 그동안 못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창작이었죠. 창작만큼은 인공지능이 할수없는 영역이라고 믿어왔고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직업 10가지"같은 곳에는 창작이나 인간과의 교감등은 인공지능이 대체할수없으니 걱정마라고 끝없이 강조한게 불과 몇년 전입니다.
그런데 이 창작마저도 GPT3를 기점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굉장히 비슷하게 흉내내기 시작하면서 어느정도 위협을 받기시작했고 우리는 이렇게 창작을 해낼수있는 인공지능을 Generative AI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이 기술을 이용해서 지난 9월 미국 콜라라도 주의 미술대회에서 1등을 해서 논란이 된 케이스도 있었죠.
또한 요즘 VC들의 가장 사랑받는, Silicon valley's newest darling으로 불리고 있는게 바로 이 분야입니다. 아래는 최근 FTX사태로 체면을 구긴 Sequoia가 공개한 Generative AI 생태계입니다. 이 기술들은 앞으로 텍스트, 코드, 이미지, 스피치, 비디오, 3D등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 세일즈, 서포트, 글쓰기, 노트하기, 코드만들기, 그림 만들기, 소셜미디어, 비디오 만들기, 게임, 음악, 생물/화학등 많은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2. 아니 근데 ChatGPT 또 뭐야?
여기서 GPT3가 무엇인지 궁금하신분도 계실텐데 제가 그걸 ChatGPT에게 물어봤습니다.아래는 "GPT가 뭐야?" 라고 질문했을때 ChatGPT가 한 답변을 그대로 가져온 글입니다.
너무 그럴듯하죠? 기본적으로 GPT는 OpenAI가 만들어낸 대형 언어 모델들을 일컫는데 그 세번째 버전이 바로 GPT3 입니다. 2020년 6월에 발표된 이 모델은 역사상 가장 큰 모델이었고 GPT2에 비해서 엄청나게 큰 발전을 보여줬죠. 한국에서 논란이 많았던 이루다 챗봇도 같은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델은 생각보다 쓰기 불편했고 아직 어색했으며 비싸기까지 한 단점이 있었죠. 이를 보완한게, 특히 어색함을 잘 보완한게, ChatGPT 혹은 GPT3.5입니다. 근본적으로 ChatGPT는 새로운 버전이라기 보다는 기존 GPT3 모델을 좀 더 갈고 닦아서, fine-tuning 해서, 더욱 인간스러운 대화를 하게한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에 몇일만에 10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몰리는 등 온갖 매체에서 끝없이 찬양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죠.
3. 그래서 어쩌라고?
1. 아직(아마 오랫동안) 인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제가 테스트해본 결과, 글의 자연스러움은 생각보다 만족스럽습니다. 한글도 영어도 저보다 글을 더 잘쓰고 형식이나 단어의 선택도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또한 제 질문을 좀 더 잘 이해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질문의 형태나 문장의 순서에도 GPT3에 대비해 더 잘 이해하는 느낌이라 앞으로 더 좋은 검색엔진을 만들수도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와 드디어 특이점이 왔다라고 느낄만 하지만 아직 이런 모델들에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내용의 정확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부분입니다. 이런 대형 모델들은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빠르게 학습하는데 특화되어 있지만 그 자료안에서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습니다. 또한 거짓정보를 퍼트리는걸 막기위해 보수적으로 모델을 튜닝한다면 아예 대답을 안해버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리고 질문할때마다 답변이 달리지기도 하구요.
그러다보니 결과값의 정확도는 보장되지 않으며 인간이 개입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각보다 많이 생길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가짜뉴스가 판치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이라는 부분이 점점 더 어려워져가고 있는 상황이라 이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쉽지않을 것이기 때문에 검색이나 정보의 전달을 위한 글 작성을 위해 상용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70%의 글을 GPT가 작성해주고 나머지를 인간이 올바른 정보로 수정하고 마무리하는 방식은 충분히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그저 창의성만 필요하고 내용의 정확성이 중요하지 않은 창작물 작성이 목적이라면 인간이 간단하게 결과를 리뷰하는 정도만으로도 좋은 아웃풋을 낼수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 결국 또 FOMO이자 Hype이며 VC들의 탈출구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GPT3보다 조금 더 자연스러워진 것 뿐인데 왜 이렇게 난리냐라는 생각이 들수 있습니다. 네 사실 제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최근의 GenAI hype을 보면서 2021년내내 모두를 괴롭혔던 FOMO(Fear Of Missing Out)가 생각나는 건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나빼고 모두가 다 돈을 버는데, 상대적으로 벼락거지는 되지않을까, 나만 또 놓치는거 아닐까라는 두려움에 비싸든, 별로든, 그저그렇든, 일단 투자를 하고 보는 거죠. 놓치기 싫으니까요.
걷잡을수 없는 양의 유동성으로 끝없이 올라가는 기업가치와 너무나도 치열했던 지난 3년간의 투자상황을 되돌아보면서 지금을 보면 아직도 그때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는 느낌도 듭니다. 여태껏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빛나던 크립토가 FTX사건을 기점으로 암흑기에 진입하자 최근 몇년간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가 늘어난 VC들은 또 다른 새로운 반짝이는 물건을 열심히 찾아야만 했고 그게 바로 Generative AI 그리고 ChatGPT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지금 VC들은 지난 3년간의 유동성 시장에서 역대급으로 많은 투자금을 유치해 가지고 있는 상황이고 이제는 여태껏 미뤄왔던 투자집행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고객들의 돈을 투자없이 가지고 있으면서 2.5%의 운용비용만 받기에는 눈치가 보이는 상황에 다다른거죠. 이럴때 인공지능+창작+자동화라는 새로운 반짝이는 물건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수있는 이런 좋은 아이템이 보이는데, VC들은 이런 기회를 놓칠리가 없죠. 당장 남들보다 빠르게 투자하고 어마어마한 스토리를 만들어서 미디어에 내고 본인들 컨텐츠에 찍어내는게 당연합니다. 어차피 FTX같은 사고가 나면 이런 찬양글들이야 슬쩍 지워버리면 그만이니까요.
3. 물론 근본적으로는 혁신적인 기술이고 지켜봐야하고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Generative AI도, GPT도 너무 기대되는 기술이고 이런 기술들이 우리 일상에 어떤식으로 적용될지 너무 궁금합니다. 당연히 앞으로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물론 몇번의 겨울을 거쳐야 할수있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그 특이점이 멀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 10년간의 세상을 바꾸고 인간들의 일자리를 모두 인공지능의 hype이 우리 일상을 얼마나 바꿨는지 한번 생각해볼까요? Siri는 아직도 제 말을 일정 방식으로만 알아듣고 오늘도 우리는 챗봇들에게 "상담원"만 외치고 있으며, 아이패드에 쓴 글씨는 글자로 생각보다 디지털화되지않고(물론 제가 악필...), 종이서류만 스캔하면 엑셀로 변환시켜준다는 스타트업은 동남아에서 사람들이 손수 리뷰해주지 않으면 쓰지도 못할 수준입니다. 아마존앱 카메라는 제가 아마존에서 산 물건들도 알아보지 못하고 페이스북 광고들은 여전히 저에게 엉뚱한 물건을 추천하고 있고 인공지능으로 모든걸 해결해준다던 소프트웨어들에는 여전히 사람의 손이 없으면 되는게 없습니다. 완전 자율주행요? 말도 꺼내지 마세요.
물론 유튜브나 틱톡같이 비교적 잘되는 케이스도 있지만 전 아직도 제가 약속받은 만큼의 인공지능이 바꿔놓은 세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발전과 혁신이고 좋고 기대가 되지만 아직 해낸것에 비해 과도한 관심을 받고있고 앞으로 갈길이 멀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OpenAI의 CEO인 Sam Altman도 ChatGPT가 "Incredibly limited"하고 사람이 충분히 관리해야한다고 말했으니까요.
아무튼 미래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멀리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흥분되고 기대되는건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FOMO에 당하지 않으면서 이 미래에 누구보다 먼저 함께할수있도록(=돈을 벌수있도록) 앞으로도 같이 열심히 트렌드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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