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2번째 창업을 마치고 다시 한 번 인생을 탐험하고 있는 김진홍입니다. 스쿠버다이빙, 헬스를 사랑합니다.🙂
2. 진은 왜 살고 있으신가요?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살더라도 후회 없이 영원히 되풀이되어도 좋은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의 존재로 인해 세상에 더 많은 선한 임팩트가 생겨야 한다고 믿고, 그 소명 의식으로 살아갑니다.
3. 그 목적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나요?
최적화(Optimization)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세상엔 아직도 너무 많은 최적화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고, 그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며 최적화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이로써 세상의 더 많은 사람들이 이전보다 나아진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저 자신을 먼저 최적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똑바로 서지 못하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문제를 담을 수 있는 나의 그릇을 키워가며 살아갑니다.
4. 무엇을 최적화 하며 살아가나요?
인생은 나의 행복 함수를 알고 최적화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행복은 '일', '사랑', '나' 세 요소로 구성됩니다.
Happiness = Hw + Hl + Hi (w=일, l=사랑, i=나)
각 요소에는 내가 노력해서 변화시킬 수 있는 변수와 노력 없이도 항상 그대로인 상수가 있습니다. 제가 투입할 수 있는 값은 시간(T)입니다.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떤 행복을 만들어낼지 매 순간 선택할 수 있어요.
Happiness = (W×we+L×wl+I×wi)T + (a+b+c)
제가 최적화하고 있는 요소들
1. 변수 최적화: (W×we + L×wl + I×wi)
- 더 잘 일하고, 더 잘 사랑하고, 더 잘 나를 아는 법 최대화
- 지금 내가 어디에 어떻게 시간을 분배할지 고민
- 시간을 분배했다면 오롯이 그 시간에서의 배움과 감정을 위해 하나의 행복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현재에 집중
2. 상수 최대화: (a+b+c)
- 노력 없이도 일, 사랑, 나에서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정신적 습관과 시스템 설계
- 행복 = 결과/욕심. 욕심을 줄이고 현재 상황에 만족하는 정신적 여유를 만드는 습관
3. 시간 극대화: T
- 하루 24시간을 몰입도 높게 사용하는 방법 고민
- 건강하지 않으면 시간 투입량을 확보할 수 없으므로 정신적, 육체적 지구력과 근력 기르기
게임으로 비유한 나의 삶
저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제 삶을 게임에 비유하면 "세계 문제 최적화"라는 게임에서 "행복" 스코어를 높이는 "나"라는 캐릭터를 키우고 있어요. 위의 행복 함수는 이 게임의 공략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나"라는 캐릭터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게임 속 캐릭터이고 스탯 포인트가 있다면, 제 스탯은 '지덕체'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세 가지 스탯을 고르게 높이면 더 난이도 높은 던전(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서 사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부분은 최적화보다는 최대화를 고민하고 있어요.
캐릭터 스탯: '지덕체'
- 지: 지적 호기심과 겸손함 → 문제해결력(데미지) 향상
- 덕: 진정성과 포용력 → 동료와 동맹을 구할 확률 증가
- 체: 정신력과 체력 단련 → 문제 해결 지구력 향상
세 가지 스탯을 고르게 높이면 더 난이도 높은 던전(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서 사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최적화보다는 최대화를 고민하고 있어요.
5. 과거에 진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대학생 때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정말 엄청나게 놀고만 다녔습니다. 사실 현실에서 도망쳤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당시 제가 생각하는 수준보다 높은 대학에 들어왔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언제든 "김진홍 학생, 죄송하지만 전산 오류로 입학이 취소되었습니다"라는 연락이 올 것만 같았어요. 같은 대학 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을 피해서 놀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학점도 1점대를 받았고 2년간 1학년을 못 벗어났죠.
변화의 시작점
변화는 문제 해결을 통한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처음엔 그저 잘하는 걸 더 잘하고 싶은 성장에 목마른 사람이었어요.
군대를 졸업한 후 정신을 차리고 진지하게 공부해서 마케팅 원론 수업에서 1등을 했습니다. 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마케팅 학회에 들어가 밤새 구르면서 공모전에서 대상도 탔어요. 이제 실전이 궁금해져서 스타트업 마케터로 일하며 MAU를 10배 높이는 성과도 만들었습니다. 내 고민과 노력으로 만든 성과의 재미를 알게 되었어요.
카카오벤처스에서는 사람에 대한 진정성을 배웠습니다. 성과와 성취만 쫓기보다는 삶에 진정성을 가지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정신아 대표님은 사람의 대화를 진심으로 듣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셨고, 장동욱 수석팀장님에게서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에 담긴 진심이 얼마나 울림 있는지를 배웠습니다.
6. 첫 창업은 왜 하게 되었나요?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고 앞으로도 못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이유는 보잘것없을 수 있지만 첫 창업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오퍼레이션의 재미를 발견하다
커머스 사업의 COO를 담당하며 6개월 만에 1억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1억을 만드는 것과 10억을 만드는 건 똑같은 방정식으로 풀 수 없는 문제였어요. 더 큰 스케일을 위해서는 시스템과 로직을 통해 오퍼레이션 코스트가 선형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했고, 휴먼 에러를 최소화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했습니다.
근데 해보니 정말 재밌더라고요! 늦깎이 적성을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오퍼레이션을 구성하는 레버를 정의하고 최적화하는 일, 무질서를 시스템을 통해 질서 있게 만드는 일. 재미난 퍼즐을 푸는 느낌이었어요.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
창업하면 정말 많이 흔들리는데, 그 과정을 스스로 이겨내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나 창업했어"라고 말할 때 도전을 응원하는 모습에 으쓱하기도 했고, 그럴듯한 플랜도 있었죠.
하지만 타이슨이 말한 것처럼 그럴듯한 계획과 자신감은 쳐맞기 시작하면 현실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은 아주 불안정한 직장을 가진 사람일 뿐이고, 멋진 사무실이나 빵빵한 복지와는 거리가 멀고, 내 삶을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삶을 살게 되죠.
이 모든 걸 이겨내게 해주는 건 기대되는 금전적 리턴이나 명성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달콤한 과실일 뿐이고, 진짜 이겨내야 하는 건 그 과실을 맺기까지의 과정이었어요. 그리고 그 과정은 온전히 나에게 달려 있었습니다.
내가 왜 이 일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 내가 정의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지금 이 시간을 쓰는 것이 내 평생의 행복에 어떻게 적용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 단단해진 나를 찾을 수 있었고, 말이 되고 기대되는 창업이 아니라 가슴 뛰고 즐거운 창업이 왜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어요.
첫 창업은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진짜 나를 만나고 그런 나를 내가 더 사랑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7. 두번째 창업은 어떠셨나요?
두 번째 창업의 이유는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깨닫게 되면서 하루라도 더 빨리 나만의 가치를 위한 일을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이전 경험들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첫 창업은 그린랩스에 액싯하며 5년 바인딩 조건으로 지분 스왑을 했지만, 그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29살의 5년을 제게 흥미 없고 풀고 싶지 않은 문제에 쓰는 것은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 퇴사를 선택했어요. 이후 쿼타북도 내부 체제 변화로 일을 스스로 선택해서 할 수 없게 되어 퇴사했습니다.
두 번의 경험에서 깨달은 것은, 자유롭게 선택하고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아온 줄 알았던 나는 사실 너무 커서 보이지 않던 큰 손이 제공하던 선택지에서 자유로운 줄 알았던 선택을 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이었어요. 이걸 깨달은 순간 하루라도 빨리 나가서 나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국밥 한 그릇을 만들어 파는 것이라도 그게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두 번째 회사는 카카오벤처스 인턴 시절의 사수, 덴과 함께 창업했어요. 어떤 회사를 만들지보다는 먼저 모여서 어떤 것들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공동창업자 4명이 약 80명의 회사원을 인터뷰했고 반복해서 나온 문제는 "슬랙, 노션, 지메일 등의 툴에 정보와 할 일이 흩어져 관리가 안 되는 문제"였어요. 그래서 여러 툴의 정보를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개인 할 일 관리 제품을 만들었죠.
오프라이트 창업은 참 "정석적으로" 초기 스타트업을 다 경험해본 것 같아요. 예창패, VC 투자, 정주영창업경진대회 대상, 아산나눔재단 MARU, 초창패, 글로벌 R&D... 나라에서 하는 건 대부분 다 붙어본 것 같습니다. 정말 좋은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찰나의 즐거움은 주었지만 진짜 제가 창업을 하는 이유, "내가 만든 것으로 유의미한 세상 임팩트를 만들고, 그 임팩트로 내가 자유로워지는 것"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 창업에서 배운것
1. 누군가를 잘 알고 창업하더라도, 창업을 함께 한다는 건 아예 다르다.
연애하다가 결혼하면 다른 것과 비슷해요. 연애할 때는 각자의 삶과 의사결정권이 분리되어 있지만, 결혼하면 가정을 어떻게 만들지, 아이는 어떻게 할지 등 공동의 책임과 의사결정 주제가 생깁니다. 창업도 마찬가지였어요. 함께 일해봤고 성격과 스타일을 잘 알더라도, 하나의 회사를 만들고 방향성을 고민할 때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2. 생각의 방식은 같더라도 추구하는 가치와 성향이 정말 다르다.
덴과 저는 생각하는 방식이 많이 닮았습니다. 생각을 전개하는 방법과 방향이 비슷해서 효율적으로 대화할 수 있었어요.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곳, 제품의 목적지를 생각하는 것은 항상 동일했습니다. 하지만 그 목적지로 어떻게 갈지에 대한 생각은 너무 달랐어요. 치열하게 많이 싸웠지만 결국 저는 덴의 의사결정에 따랐습니다. 대표로 믿고 따르기로 했다면 팔로우해야 하는 게 맞으니까.
3. 나는 생각 이상으로 의사결정권이 중요한 사람이다.
방식의 차이가 쌓이고 쌓이니 힘들었습니다. 회사 지표가 잘 나왔다면, 대표의 방식이 잘 통했다면 힘들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성과가 안 나오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망하더라도 내 방식대로 사업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 저는 제 방식을 증명하기 위해 의사결정권을 가지는 것이 정말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창업도 덴과 잘 얘기해서 "내 사업을 하러 이제는 나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퇴사했습니다.
8. 앞으로는 어떤 도전을 준비 중이신가요?
퇴사를 하기전 미국 출장을 떠나며 14가지 질문을 선별해 가져가서 공들여 답을 내려봤습니다. 그 시간이 제게 준 답은:
1. 내가 한 2번의 창업은 회피성 창업이었다.
진정한 자유와 삶의 주인이 되고자 했던 사람이 언제나 2인자가 되어 나보다 뛰어난 사람의 에셋을 레버리지해서 기회를 얻으려 했습니다.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했을 것 같아요. 내 그릇은 그 정도였다는 걸 받아들이되, 나의 선택이 회피였다는 건 인정하자고 생각했습니다.
2.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유, 책임, 사랑, 성장이다.
온전히 자유로워지려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가 끝까지 해봐야 합니다. 내가 의사결정의 주인이 되어야 해요. 다음 창업은 반드시 내가 가장 큰 책임자가 되어야 합니다.
3. 그럼 어떤 사랑하는 것을 하며 성장해나갈 것인가?
...... 글쎄..?
33살 중반을 지난 나이에도 여전히 20살 대학생때 처럼 진짜 사랑하고 성장해나갈 것을 찾지 못했습니다. 아마 제 앞의 두번의 창업이 말이되는 창업을 선택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진짜 사랑하는 것도, 진짜 자신 있는 것도 아니라면 누군가와 함께 사업하자고 제안하는 건 무책임합니다. 누군가의 가장 소중한 시간을 요청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이번엔 먼저 솔로프리너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작은 걸음을 한 발짝씩 제 속도와 방식으로 나아가며 내가 좋아할 것 같은 것들을 하나씩 시도하고 만들어가 보려고요.
첫 번째 도전은 스쿠버다이빙 관련 사업입니다. 최근 사람들을 만나며 가장 많이 한 말이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제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탐험하며 진짜를 만났으면 좋겠다"였거든요. 이게 지금 저를 움직이는 미션이 될 것 같아 여기서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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