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와 막걸리

프롤로그

2022.09.26 | 조회 1.4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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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와 막걸리

시인 허은실 모녀의 시시소소수수 밤편지

우리는 젤리와 막걸리

띠동갑 토끼띠입니다

젤리와 막걸리는 제주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평화로운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제주로 이주한 지 5년째이고요. 저녁이면 가끔 학교 운동장에서 친절한 런데이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달리기를 하고 있답니다.

지난해 봄쯤이었을 거예요, 일주일에 세 번 달리기를 끝낼 때마다 보상으로 각자에게 젤리 한 봉지와 막걸리 한 병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그때 얘기했죠. 있지, 우리가 나중에 뭔가를 함께 하게 되면 이름을 젤리와 막걸리로 하자!

나중을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뭔가를 해보려고 합니다. 젤리와 막걸리의 이야기를 뉴스레터의 형식으로 여러분과 나누어 보려고요.

리 리 리 자로 끝나는 말은 

개나리 보따리 문소리 이효리 젤리 막걸리

젤리는 초긍정낙관주의자이고 막걸리는 매사비관염세주의자입니다. 그래서 젤리는 막걸리에게 늘 괜찮아, 안 죽어라고 말하고, 막걸리는 젤리에게 조심해, 어떡해라고 자주 얘기합니다.                                    

젤리는 열두 살. 자신의 표현으로는 어림에서 젊음으로한 걸음 나아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막걸리는요? 마흔 여덟. ‘늙음에서 더늙음으로 나아가고 있지요.

열두 살은 젤리와 같이 형형색색 탱글쫀득 알록달록합니다. 마흔 여덟은 막걸리처럼 탁하고 희부옇고 시큼하고... (아무튼 그래. 내얘기몬말인지알지)

젤리는 올여름 마지막 유치를 뺐습니다. 주니어 브라를 착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경을 기다리며 생리팬티도 샀습니다. 젤리는 이제 사춘기로 접어들겠지요.

막걸리는 얼마 전 시린 이 때문에 어금니 신경 하나를 죽였습니다. 브라는 헐렁하고 어쩐 일인지 옆구리로 가슴살이 비어져 나옵니다(니가왜거기서나와). 생리주기가 짧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막걸리는 갱년기로 들어서려나 봅니다.

여러분은 삶의 어떤 구간을 지나고 계신가요

그러니까 젤리와 막걸리는 이렇게 서로 교차하며 각자 생의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구간으로 진입한 셈이지요. 여러분도 누구나 그 지점을 지나왔거나 통과하고 있거나 기다리고 있을 거고요.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예민하게 떨게 될 마음의 나침반 때문에, 그때만의 감정과 감각으로 느끼고 생각하게 될 것들이 있지 않을까요. 그것들을 글에 담아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시시-소소-수수
시시-소소-수수

어떤 컨셉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까부터, 어떤 플랫폼을 이용할지, 무료로 할지 유료로 할지, 메일링 주기는 얼마로 할지 등등 고민하고 선택해야 할 것이 많았는데요. 일단 주된 내용은 생애전환기의 막걸리가 새로운 배움을 통해 느낀 것, 깨우친 것들이 될 것 같고요. 젤리와 함께 제주의 작은 마을에 살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소소한 이야기가 그 배후에 자리잡을 것 같습니다. 

소소하고 수수한, 때로는 시시詩詩

첫 주와 셋째 주는 일반 에세이, 둘째 주는 제주의 풍광을 담은 짤막하고 시적인 사진 에세이를 써보려 해요. 무어든 일주일에 한 편 막걸리가 에세이를 보내드리고, 마지막 주에는 젤리가 그림일기를 제작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구독자들은 한 달에 기본 4편의 글(과 어쩌면술김에시한편)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이런구성다시없습니다여러분!)

처음엔 우선 무료로 구독자를 모으고 반응을 보라는 충고도 있었습니다만, 고심 끝에 소정의 구독료를 받기로 했어요. 정당한 대가를 받고 창작을 하는 일의 필요성과 더불어 창작자로서 받은 페이에 값하는 책임을 어린이 예술가가 느끼고 배울 수 있었으면 해서입니다. 구독료는 한 달에 3500. O보 젤리 한 봉(편의점가 2천 원)과 제주막걸리 한 병(편의점가 15백 원) 가격입니다(젤리가왜더비싸!)

젤리가 그린 '젤리'와 '막걸리' 캐릭터 (엄마,술좀고만마셔!)
젤리가 그린 '젤리'와 '막걸리' 캐릭터 (엄마,술좀고만마셔!)

누군가에겐 젤리가 필요하고 어떤 이에겐 막걸리가 필요할 것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 보내드리게 될 이야기가 여러분께 때론 젤라틴 같은 글, 때론 알코올 같은 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_()_

캘리그라피 by 강숙   
캘리그라피 by 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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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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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바람

    0
    over 1 year 전

    저 구독했어요. ^^ 소소하고 수수하고 시시한 얘기 엄청 기대됩니다.

    ㄴ 답글 (3)
  • 오경석

    0
    over 1 year 전

    구독했습니다~좋은글 기대할께요^^

    ㄴ 답글 (1)
  • 소주소녀

    0
    over 1 year 전

    너무 즐거워요! 으앗! 사랑스러워

    ㄴ 답글 (1)
  • 녕수

    0
    over 1 year 전

    으하하! 넘 기대돼요

    ㄴ 답글 (1)
  • 창현삼춘

    0
    over 1 year 전

    연회원 등록 영원한 팬이 될께요

    ㄴ 답글 (1)
  • 요정3호

    0
    over 1 year 전

    구완🖤 (구독 완료를 멋대로 줄여봤어요)

    ㄴ 답글 (1)
  • 풀꽃

    0
    over 1 year 전

    연간 멤버십으로 밤편지 기다립니다. 새로운 책이 만들어지겠네요. 멋집니다!

    ㄴ 답글 (1)
  • 케이

    0
    over 1 year 전

    구독하는 과정 내내 제 입가가 절로 올라가네요. 이것으로 만족이지만...젤리와 막걸리의 합이 어떻게 펼쳐질지 무척 기대됩니다.

    ㄴ 답글 (1)
  • 씨네리

    0
    over 1 year 전

    젤리도 좋아하고, 막걸리도 좋아하고, 냉큼 구독할 수밖에 없었어요. :-)

    ㄴ 답글 (1)
  • 모모

    0
    over 1 year 전

    구독 완

    ㄴ 답글 (1)
  • 모과꽃

    0
    over 1 year 전

    보고 싶어 구독했어요. 젤리와 막걸리 기대기대!

    ㄴ 답글 (1)
  • gogo7274

    0
    over 1 year 전

    와니도 응원합니다 ^^ 구독완료!

    ㄴ 답글 (1)
  • 장관

    0
    over 1 year 전

    젤리와 막걸리 넘좋아요 면맛에 막걸리생각이 나네요 축하드립니다 사랑합니다

    ㄴ 답글 (1)
  • 수산따이~^^

    0
    over 1 year 전

    구독완료! 아지트서 막걸리 한잔해요~~ ㅋ 좋은글 부탁합니다~^^

    ㄴ 답글 (1)
  • 세상만사

    0
    over 1 year 전

    어느날 맥빙에서 구독

    ㄴ 답글 (1)
  • 1010

    0
    over 1 year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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