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 소개
- 페어리는 B2B 영업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 도구 세일즈 클루를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이에요.
- 작년 말 탑티어 VC인 스프링캠프와 스트롱벤처스에게 시드 투자를 유치했어요.
- 창업자인 허수빈 대표님은 서울대학교를 사회복지학과 졸업하고, 바로 창업에 뛰어들었어요.
- 페어리의 팀원은 6명이에요. 지금까지 한국의 B2B 영업은 소수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이 대부분이 이었어요. 스타트업들이 쏟아져 나오며 한 두명의 대기업 영업통에 의존했던 산업은 다른 방식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한두개의 대기업이 아닌 수 많은 고객사에게 닿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생긴거죠. 페어리는 이런 영업 구조의 변화 속에서 영업 활동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줄 도구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하고 있고요.
대학을 졸업하시고 바로 창업을 하셨어요. 대학교 때 어떤 학생이었나요?
대치동이랑 압구정만 계속 돌아다녔어요. 과외를 엄청 많이 했었거든요. 거기가 수요도 많고, 제가 나름 개발(?)한 특별한 과외 상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국제학교에 다니거나 입학을 준비하는 친구 대상으로 수학을 영어로 가르치는게 진짜 인기가 많았어요. 미국 수학이 우리나라보다 쉬워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덕분에 대학생 때 엄청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지금보다 훨씬 돈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때 모은 돈으로 교환학생 가서 열심히 여행 많이 다녔어요.
대학 졸업 이후 바로 창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뭔가요?
원래도 뭔가 만들어내는 걸 좋아해서, 대학교 4학년 때 막연하게 방송국 PD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포트폴리오 만드는 셈치고 영어 뉴스레터를 만들었어요. 하다 보니까 제가 글을 쓰는 것보다는 더 좋은 뉴스레터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을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하고, 이해 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어느 정도 뉴스레터가 큰 다음에는 수익화 할 방법은 없을까로 머리가 자연스레 굴러가더라고요. 그 뒤로 방송국 PD는 사실 적당히 타협한(?) 진로였고,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건 창업인거구나 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창업을 할거라면, 어렸을 때가 가장 창업에 헌신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어요. 가정도 없고, 체력도 좋고, 머리도 빨리 빨리 잘 돌아가는 시기이니까요.
커리어 시장에서 희소한 능력을 가진 레벨로 올라가려면 투자해야 하는 고통의 총합이 있다고 생각해요. 고통의 총합을 커리어 전체에 걸쳐서 균등하게 해치울 거냐, 아니면 20대 초반 빡세게 치울 거냐 이랬을 때 저는 20대 때 빡세게 치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그 일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비개발자 출신이다 보니까 혼자서는 프로덕트를 만들어서 파급력 있는 비즈니스를 하기는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때 같은 학교에서 공동창업자 준웅님을 만났어요. 준웅님은 디자이너인데 개발도 하는 사람이라 혼자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덕분에 저같은 비개발자도 IT 프로덕트를 만드는 비즈니스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분이랑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창업 동아리에서 공동 창업자 분을 만나 두분이서 정말 여러 아이템을 만들어 오셨잖아요. 피봇을 하는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계속 시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었나요?
"할 만큼 다 해봤으면 이제는 후회가 없다" 이런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그 이야기를 수험 생활하면서 정말 많이 느꼈거든요. 수능 시험장 딱 들어갈 때 이걸 다시 하기가 너무 싫은 거예요. 왜냐하면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이거 뭐 망쳐도 재수 안해야겠다 생각 하면서 수능 시험장 들어갔었어요.
창업을 할 때도, 실패해도 후회 없을 때까지 해보고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수능 시험장에서 제가 했던 그런 생각 같은 걸 다시 가져오는 것 같아요. 피봇을 했을 때는 아직 할 만큼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그 역치에 전혀 안 도달 했다고 생각한거죠. 에너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팀원들도 존경하는 분들로 잘 뽑았는데, 이런 상황과 조건을 내 인생에서 다시 한 번 만들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면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프로젝트가 잘 안되면 힘든 건 힘든 거지만 그래도 정말 감사한 상황에 있다고 생각했어서, 포기한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하는 것 같아요.
프로덕트 테스트를 하고 피봇으로 넘어갈 때 원칙이 있었나요?
무조건 모든 프로젝트는 3개월 해보고 판단하자는 원칙이 있었어요. 런웨이 때문에라도 3개월 이상 실험을 할 수가 없었어요. 3개월 안에 달성할 목표 지표를 설정하고, 3개월 해본 뒤에 쇼부를 보자는 원칙을 가지고 일을 했어요. 지금 만들고 있는 세일즈 클루는 가설이 검증되어서 3개월이 넘어간 프로젝트죠.
그리고 저는 현재의 지표를 통해 미래를 그리기 어렵다라고 생각이 들면, 감정적 애착 없이 빠르게 피봇하는 성향인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지금의 세일즈클루를 찾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될 수 있다는 시장의 반응과 미래를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3개월 이후에도 계속 할 수 있었죠.
Sales SaaS가 글로벌 관점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왜 영업용 SaaS가 많지 않았던 걸까요?
한국의 영업 환경은 B2C 위주로 많이 발전해 왔거든요. 보험, 카드, 자동차와 같은 개인 대상의 영업이요. B2C 영업에서는 사람들이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판매 하는 걸 생각하기보다는 화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상대를 매혹하는 것이죠. 실제로 그런 게 유효할 수 있어요. B2C는 감정으로부터 소비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리드 타임이 짧고 객단가도 낮기도 하고요.
이제 B2B 비즈니스로 가면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구매 팀이 따로 있고 굉장히 신중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요. 견적서도 보내야 하고, 리드타임이 길어서 오랜 시간 관리해야 하니 CRM 도구도 필요한 거죠.
한국에도 이런 영업이 없었던 건 아녜요. 그런데 지금까지 한국의 B2B 영업은 소수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이 대부분이 이었어요.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발전해 온 방식을 보면 현대,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엄청 많은 하청업체들을 살려주고 있어요. 그럼 이 하청업체들은 현대 하나만 보고 영업을 하면 되는 거죠. 그래서 B2B 세일즈 전문가라는 게 필요 없고, 현대 통 1명만 있으면 되는 거에요. 당연히 CRM같은 소프트웨어도 필요없죠.
옛날에는 대기업 중심의 영업 구조였다면, 지금은 스타트업들이 많아지고 플랫폼 사업자들도 크게 발전하고 있어요. 자연스레 B2B로 제휴하거나 B2B 세일즈를 해야 하는 케이스가 많아졌고요. 스타트업이 많아지면서 스타트업 대상 HR SaaS가 많아지는 게 하나의 예시에요. 기업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작은 기업들이 작은 기업을 대상으로 세일즈 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에서도 B2B 영업 도구에 대한 니즈가 커지는 것 같아요.
세일즈 클루가 만드는 솔루션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객군은 어디인가요?
역시 IT 스타트업입니다. 그 중에서도 B2B HR 서비스, B2B SaaS 하는 회사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세요.
고객사들이 저희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보면서 가설이 되게 수정이 많이 되었어요.
원래는 광고 대행사처럼 아웃 바운드 영업을 많이 하는 분들이 쓰는 프로덕트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정작 저희 프로덕트를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그런 E-Book이나 이런 백서 같은 콘텐츠 리포트 발간하는 분들이더라구요.
B2B에서는 백서 같은 잠재고객에게 유용할 수 있는 콘텐츠들로 리드를 많이 수집하고 또 전환을 시키는 노력을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성과를 추적하고 어떤 사람에게 더 컨택을 해봐야겠다는 전략을 세우는 용도로 저희를 쓰시는 분들의 리텐션이 훨씬 높더라고요. 그리고 실제로도 아웃바운드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들보다도 훨씬 빠르고 건실하게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 계시기도 하고요.
초기 프로덕트는 아웃바운드 이메일 도구였는데, 지금은 콘텐츠를 통해 인바운드 리드를 만드는 회사를 위한 도구로 변하고 있는 건가요?
저희 고객사들을 봐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은 더 이상 아웃바운드에만 의존하지 않아요. 아웃바운드는 Target Revenue가 늘 때마다 사람을 더 뽑아야 하잖아요.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기업을 키울 수 없는 방식이에요. 지난 2-3년 간 아웃바운드로 커왔던 회사들도 이제 인바운드 퍼널을 함께 개발하고, 그 퍼널의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잠재고객에게 소구할 수 있는 유용하고 진정성있는 콘텐츠를 쌓는 데에 많은 자원을 쓰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이 액션을 성공적으로 실행해본 b2b 회사들이 국내에 많지 않아요. 운이 좋게 세일즈클루 팀은 스스로 이 과정을 실행해서 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봤고, 세일즈클루 고객사 중에서도 국내에서 이 과정을 가장 성공적으로 하고 계신 분들을 지켜볼 수 있어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성공방정식을 전세계 b2b 비즈니스들이 복제할 수 있는 프로덕트 (세일즈클루 2.0) 를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B2B SaaS에게 컨텐츠 마케팅이 효과가 있나요?
그럼요. 저희는 대기업 고객사도 전부 블로그를 통해 만들었어요. 당연히 아무도 세일즈클루 라고 검색을 하지 않잖아요. 우리는 아직 듣보잡이니까.. 예를 들어 저희가 타겟 했던 키워드가 협업 제안 메일, 콜드 메일 작성법, 소개 자료 만드는 법과 같이 몇 개가 있었어요. 그런 키워드를 실무자분들이 검색을 하고 넘어오는 거죠.
이런 콘텐츠를 읽고 유입되면, 우리 팀이 본인들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전문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객들과 대화를 진행해나가고 여러 계약을 진행할 때도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진행할 수 있어요. 무작정 문을 두드려서 “사주세요!” 하는 방식으로 시작되는 세일즈와는 속도 면에서나, 계약 조건 면에서나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게 되죠.
컨텐츠 마케팅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주의할 건, 콘텐츠를 찍어낸다고 갑자기 잡히는 미팅의 수가 우수수 늘어나는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그렇게 되려면 콘텐츠를 둘러보던 방문자가 자연스럽게 리드로 전환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대부분 그냥 블로그 글에 “데모 신청 하세요” 같은 버튼을 박아버리시는 경우가 많은데, 별로 좋지 않은 방식이에요. 블로그 글 하나 읽은 사람이 바로 가입하거나 미팅을 신청할 확률은 정말 낮습니다.
그래서 인바운드 퍼널을 설계할 때는 바로 전환으로 넘겨버리는 걸 목표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읽은 콘텐츠보다 조금 더 제품 연관도가 높은 콘텐츠로 이동하게 하는 걸 목표로 해야 해요. 예를 들어, “지금 가장 핫한 인사관리용 소프트웨어 top 10” 같은 블로그 글 읽은 사람을 “HR 소식지” 뉴스레터의 구독시키고, 그 뉴스레터를 타고 우리 제품의 “고객 성공 사례”를 읽게 하고, 마침내 “데모 영상” 시청까지 나아가게 하는 것이죠.
구글 검색하다 우연히 “지금 가장 핫한 업무용 소프트웨어 top 10” 읽은 사람한테 갑자기 우리 제품 데모 영상 시청하라고 해봤자 시청 안하니까요.
저희는 이런 퍼널을 설계하고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을 글로벌 마켓을 타깃으로 만들고 있어요. 이를 위해 다양한 국내 1위 및 글로벌 기업들과 유료 PoC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팀원은 몇명인가요?
팀원은 총 6명이에요. 저희 팀은 성향이 반대인 사람들이 한 5대 5 정도 비율로 있거든요. 그래서 생기는 좀 미묘한 긴장 관계 같은 게 있어요. 예를 들면 T랑 F, J 랑 P 이렇게 반반이 있어요. 그 안에서 오는 건강한 역동이 있다고 생각해요.
팀원들의 직제가 하나로 뾰족하게 정해져있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관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마케터님은 블로그 컨텐츠를 쓰는 UX 라이터면서 프로덕트의 UX 라이터 역할도 해주세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명료한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탤런트가 콘텐츠 마케터로만 제한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프론트엔드 개발자 분 역시 기획과 UX/UI 디자인에 함께 참여해주시고 있고요. 프론트 개발자 분들은 사용자 친화적인 UI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은 사람들인데, 어떤 것을 만들지 기획하는 단계부터 같이 논의하는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에서 팀원을 더 키우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받는데, 그런 고민보단 앞으로도 계속 작은 팀을 유지하려면 뭐가 필요하지? 이런 걸 고민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사용해요. 팀은 작을 수록 좋은 거 같아요. 인재 밀도 방어에도 유리하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낮추면서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인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이 팀에 함께 해주셨으면 하나요?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명확하고, 그에 맞춰 의사결정 하는 분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상대방이 원하는 게 뭔지를 알아야 그걸 줄 수 있잖아요. 성인과 성인끼리 만나가지고 어른답게 일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여기서 무엇을 얻고 나가고 싶다라는 게 명확히 있어야 즐겁게 할 수 있는 업무를 같이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페어리 채용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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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너리에는 슈퍼스타 창업자, 최고의 VC가 투자한 초기 스타트업의 채용공고가 모여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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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규
조이너리 사이트는 더이상 운영하지 않는 걸까요? 종종 챙겨보고 주변에 공유했었는데 아쉽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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