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초기 스타트업 채용공고를 운영하고 있는 조이너리입니다. 국내에서 시작한 AI 스타트업으로 창업 1년 만에 수백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은 트웰브랩스를 인터뷰했어요.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에, 트웰브랩스는 어떤 회사죠?
● 동영상계의 Ctrl + F 기술을 만들고 있는 회사에요. '명함이 나온 동영상 장면을 찾아줘' 라고 검색하면, 자막이 없는 동영상에서도 정확히 명함이 나온 장면들을 찾아 줄 수 있는 기술인 거죠.
● 2021년 창업하고 1년 만에 Notion, Discord 등 90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기반 VC 인덱스 벤처스 주도로 약 60억 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고, 작년 말 후속 시드 투자로 약 160억원을 추가 유치했어요. 시드 투자로 받은 총 금액이 한화로 약 220억 원.
● 컴퓨터비전 분야 최고 권위의 학회 ICCV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글로벌 AI 영상인식 대회의 영상 검색 부문 우승을 했어요. 텐센트, 카카오브레인 등을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했어요.
● 화려한 스펙이라서 석박사 출신의 쟁쟁한 경력자 분들이 창업한 회사라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트웰브랩스의 공동창업자 분들은 모두 학부 출신이에요. 대표님은 13학번.
● 공동창업자 세 명은 국군 사이버작전사령부에서 부대원으로 처음 만났어요. 군대에서의 인연이 결국 창업까지 함께하게 된 거죠.
조이너리가 트웰브랩스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 어떻게 학부 출신의 국내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 VC, 세계적인 AI 석학에게 220억 원의 시드 투자를 받을 수 있었을까?
● 글로벌 탑티어 벤처 투자사에게 투자를 받는 비법은 무엇일까?
● 테크스타즈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어떠했을까?
● 트웰브랩스에 함께하고 있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
대표님은 어렸을 적에 어떤 학생이었나요?
운좋게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군인이었던 이모부가 미국에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러 가게 되셨는데, 따라 간 거죠. 이모부 전공이 통계였어요. 그래서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세상 정규 분포로 구성되어 있다는 걸 설명해 주시고, MATLAB도 보여 주시면서 군대식으로 통계를 가르쳐 주셨어요. 이모부 덕분에 초등학교 때부터 통계라는 세상을 알게 된 거죠. 그렇게 컴퓨터 사이언스를 대학에서 전공하게 되었고, 아마존에서 인턴도 했는데 군대 문제가 남아 있었죠. 일단 빨리 한국에 들어가 군 문제부터 해결하고 다음 스텝을 고민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들어간 군대에서 공동창업자 분들을 만나셨던 거죠?
맞아요. 육군 사이버작전사령부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어요. 지금 CTO를 맡고 있는 승준님이 제 맞후임이었고, Chief Architect 성준님은 저의 맞선임이셨어요. 군 생활을 하다 보면 자기 자신의 새로운 모습 뿐 아니라 서로의 정말 다양한 면모를 보게 되잖아요. 신기하게도 저희 셋은 21개월 동안 얼굴 한번 안 붉히고 재밌게 군 생활을 했어요. Y Combinator, Techstars 자료를 보면서 스타트업 공부를 시작했는데, 초기 스타트업의 70%가 공동창업자의 불화로 해보지도 못하고 깨진다고 그러더라고요. 저희는 21개월 동안이나 가족 보다 가까이에서 함께 하면서 같이 사업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셋이 당직사관실에서 도원결의 비슷한 걸 걸 맺었죠.
제가 군생활을 하던 2018년도에는 군에서 AI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던 시기였어요. 매일 같이 동료들과 수 많은 논문들을 보면서 공부했던 것 같아요. 성준님이 먼저 전역하시고 매주 주말에 노트북 3대를 가지고 국방부 면회실로 찾아오셨어요. 주말에 면회실에서 논문보고, 아이디어 발전시키고 했어요. 승주님 전역할 때까지 1년 동안 주말마다 면회실에서 만났던 것 같아요.
완전 국방부가 맺어준 인연이네요. 세 분이서 사업을 시작한 건가요?
저희 셋 모두 Geek한 성향의 세 명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데, 저희 세 사람만으로는 로망만 쓸어담은 예쁜 쓰레기를 만들다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술 개발 외에도 비즈니스 운영이나 세일즈 쪽을 함께 고민해줄 멤버가 필요했죠. CTO인 승준님의 고등학교 룸메이트였던 진우님과 저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소영님 두 분을 영입했어요. 당시 진우님은 연대 블록체인 학회장으로 넥스트 스텝을 고민하던 차에 저희 기술과 비전에 공감하시고 함께하기로 결정하셨어요. 소영님은 삼일 회계법인에서 일하고 계셨는데, 마침 그 무렵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엔터프라이즈 고객들과 만나 개발자 컨퍼런스를 주최하고 개발자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어요. 어려우실 수도 있을텐데 직접 개발 쪽 공부를 해가며 개발자 분들과 소통하는 일을 너무 재밌어 하시는 소영님이 인상적이었어요. 어쩌면 개발자한테 가장 좋은 셀러가 꼭 개발자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개발자를 이해하고 그 분들과 잘 이야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게다가 그게 즐거운 사람이면 되겠다 싶었죠. 그렇게 소영님을 세일즈 담당자로 모시게 모셨어요.
창업과 함께 Techstars Seattle Accelerator 프로그램에 합격하셨죠?
5명의 멤버로 테크스타즈 시애틀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들어갔어요. 팀원들과 어떻게 서로 간의 기대감을 맞춰야 하는지, 팀의 방향성과 목표를 정하는 부분 등 팀으로서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한 달 동안 거의 300명 넘는 분들을 만났어요. 매일 새로운 10명을 만난 셈이죠. 한국시간으로 밤 12시에 시작해서 새벽 5시가 좀 안돼서 끝나요. 한 명당 25분씩 두 시간 동안 5명과 미팅하고 30분 쉬고, 다시 2시간 동안 5명과 미팅을 해요. 마치 스피드 데이팅 하듯이 굉장히 빠르게 또 집중해서 이야기를 나눠야 해요.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분들로부터 수많은 인풋을 받게 되는데, 그 때 대표로서 멘탈 챙기는 것부터 팀의 중심을 잘 가져가는 게 참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저희는 초반부 인터뷰를 통해 저희 제품의 유저인 개발자분들이 저희 기술에 니즈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데 시간을 썼어요. 개발자분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시는 기술이라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는 빌드, 빌드, 빌드였죠.
세계 최고의 VC들로부터 투자 받을 수 있었던 비법은 뭐였나요?
컴퓨터비전 분야 최고 권위의 학회 ICCV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글로벌 AI 영상인식 대회에서 영상 검색 부문 우승을 하고 연락이 왔어요. 영상언어 Alignment Problem(자연어 쿼리를 집어넣었을 때, 딱 맞는 장면을 찾아주는 리서치)을 해결하는 문제였어요. 당시 대회를 나갈 때, 어떤 결과가 있더라도 저희는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운좋게 잘해서 결과가 좋다면 정말 좋은 일이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저희가 부족했던 부분을 분석해서 더 잘해나가자라는 마인드였죠. 그런데 실제로 저희가 텐센트, 카카오브레인 등을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했고, MS가 기록한 역대 최고 정확도를 앞질렀다는 평가까지 받은 거에요. 정말 기뻤어요. 마침 인덱스 벤처스도 그당시 AI 분야에 굉장히 많은 스터디를 하면서 투자처를 찾고 있던 상황이었던 터라, 저희에게 빠르게 연락주셨던 것 같아요.
트웰브랩스의 성장 과정과 팀에 대한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됩니다!
트웰브랩스는 현재 ML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백엔드 엔지니어,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QA 엔지니어, ML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어요!
https://www.joinery.kr/companies/twelvel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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