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가 좁은 유리병 속에 알이 하나 있어. 알이 부화해 큰 새가 되었어. 병을 깨지 않고, 새를 꺼낼 방법은?"

정답은 있나?
도저히 답이 없을 것 같은 문제지만 의외로 새를 꺼내는 방법은 3가지나 존재한다. 다만 문제의 층위를 먼저 나눠야 한다.
1. 수수께끼
이 문제가 그저 시시껄렁한 수수께끼라면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답은 유리병을 들어 올린다.
왜냐하면 유리병 속에 새가 있다고 했지 그 유리병에 꼭 바닥이 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이 유리병에 바닥이 없다는 전제 하에 유리병을 위로 들어 올리면 새는 자유가 된다.
그러나 유리병이라는 정의에 반드시 바닥도 유리로 막혀있다는 전제가 있다면 이 수수께끼는 해결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수수께끼로 실패다.
2. 과학 문제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 유리병은 좁은 입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닫혀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이미 다 커버린 새가 요가를 익혀 자발적으로 빠져나오지 않는 다음에야 '온전히' 새를 꺼낼 방법은 없다.
다만 이 문제에는 '온전히'라는 말이 없으므로 새가 죽든 살든 상관없다는 허점이 있다. 그래서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나는 새를 죽이기로 했다. 강한 산성이 섞인 액체를 유리병 입구로 가득 부어 넣는 것이다. 그리고 기다리면 새는 강한 산성의 액체 속에 완전히 용해된다. 그다음 유리병을 거꾸로 들고 액체를 쏟아내면 예전에 '새였던 것'이 바깥으로 나온다.
3. 불교의 선문답
원래 이 질문은 중국 당나라 시대의 관료였던 육긍 대부와 남전보원 선사의 문답에서 시작됐다. 원래 질문은 이렇다.
"어떤 사람이 병 속에서 거위를 길렀는데, 거위가 커져서 나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병을 깨뜨리지도 않고 거위를 죽이지도 않으면서 꺼낼 수 있습니까?"
이때 남전보원 선사는 갑자기 "육긍!"하고 큰 소리로 불렀다. 육긍이 무의식 중에 "예!"하고 대답하자, 선사는 빙그레 웃으면 이렇게 말했다. "자, 거위가 나왔느니라."
이제 상황은 처음보다 더 복잡했다. 풀 수는 없었지만 질문 자체는 명료했던 것에 반해 남전보원 선사의 대답은 완전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원래 선문답이 알쏭달쏭한 말을 던져 상대를 깨달음으로 이끄는 프로세스라는 것을 감안하고 그 프레임에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어차피 병과 거위 모두 우리가 만들어낸 개념적 허구다. 거위를 어떻게 꺼내지, 고민하는 순간 우리는 허구 속에 빠져 절대 빠져나오지 못한다. 병 안에 갇힌 거위는 바로 그러한 인간의 인식을 빗댄 것이다. 그러나 남전보원 선사가 큰 소리로 이름을 불렀을 때 육긍은 잠시 정신을 차리고 병 속에 갇힌 거위라는 개념적 허구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른바 무념무상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거위도 허구요, 병도 허구라는 것을 깨닫고 나면 병 속에 갇힌 거위 때문에 괴로워할 일은 없다. 그래서 거위가 나왔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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