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레터 2.0 - 창문 너머로 전세계를 여행하는 법을 아시나요?

매달 새로운 주제의 에세이를 보내드리는 에피레터의 6월 주제는 “여행”입니다.

창문 너머로 전세계를 여행하는 법을 아시나요?

여행의 설렘은 무엇으로 이루어질까요? 익숙한 공간을 벗어난다는 긴장감과 해방감, 새로운 환경과 마주하게 된다는 기대감, 그리고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만남까지도 여행을 설레게 해주는 요소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여행의 설렘을 더해주는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 계속 뛰어들기란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언어도, 인종도, 바깥 풍경도, 음식도, 심지어 운전석과 조수석의 위치마저도 전혀 다른 이국적인 환경이라면 더욱 어렵지요. 그만큼 낯선 장소로 여행을 떠나려면 일단 마음도 굳게 먹어야 하고, 우리를 완벽히 낯선 장소로 보낼 수 있을 만큼 돈과 시간의 여유도 마련되어야 하니 말이에요.

그런데 큰맘 먹고 먼 여정을 떠나지 않아도 전 세계의 풍경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그곳에 실제로 살고 있는 현지인들이 보는 현장감 있는 풍경을 말이에요.

특히 여행을 떠날 때 호텔보다는 현지인들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에어비엔비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이 사이트를 무척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전 세계의 사람들이 직접 촬영한 ‘창문 밖 풍경’을 무작위로 보여주는 window-swap이라는 사이트입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자마자 보이는 가운데 버튼을 클릭하면 전 세계의 사용자들이 직접 촬영한 창문 밖 풍경이 무작위로 등장해요.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여행지로 익숙한 지역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낯선 지역의 창문 밖 풍경을 볼 수도 있어요.

어떤 풍경은 3분 내외로 짧게 등장하기도 하고, 어떤 풍경에는 카메라 앞을 계속 오가는 고양이가 함께 찍히기도 하고, 또 어떤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우리에 갇힌 염소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치기도 합니다. 또 어떤 풍경은 현지 이동 수단을 타고 가며 운전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등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다양한 모습이 등장합니다.

여행이란 흔히 ‘틀에 박힌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로 인식되곤 합니다. 여행지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상황과 마주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먼 거리를 떠나지 않고도 전 세계의 창문 밖 풍경을 보여주는 웹사이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나의 평범한 창문 밖 풍경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끌어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저도 이 사이트에서 무작위로 재생되는 다양한 국가의 영상을 보면서 저라면 어떤 창문 밖 풍경을 공유할 수 있을지를 상상해 보았어요. 자주 가는 카페의 창문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퇴근길의 8차선 도로, 다양한 물고기와 오리, 새를 만날 수 있는 하천 집 근처 산책로, 시골에 있는 할머니네 집 창문을 통해 볼 수 있는 자연환경. 모두 다 저에게는 너무 익숙하고 뻔한 풍경이지만 저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모습이지 않을까요. 특히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매우 밀접하고 친밀하게 맞닿은 풍경이라는 점에서 말이에요.

유명한 식당의 멋진 음식, 오래전에 지어진 웅장한 건축물, 현지에서만 볼 수 있는 감탄스러운 자연환경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그렇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 비친 평범한 창문 밖 길거리의 풍경 또한 그와 마찬가지로 색다른 설렘을 안겨준다는 걸 다른 사람의 창문을 바라보면서 알게 되었어요.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잠시 내어보고 싶다면, 여러분도 잠시 타인의 창문 밖 풍경을 감상해 보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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