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후 다섯시쯤 되었을 거다. 싱크대 뒤편으로 난 작은 창을 누군가 톡, 톡, 두드렸다. 우리 집은 아파트. 누가 창밖을 두드리기에는 확실히 높은 편이다. 두드리다 못해 뒤흔드는 이가 누구인가, 하고 서서 보았다. 예상이 맞았다. 오후에 찾아온 가을비였다. 종일 하늘이 흐리고 습하더니 무거운 비가 후드득 쏟아졌다. 꾸물거리는 하늘 보기가 영 근질거리던 차였다. 속이 다 시원했다. 비 온다고 답답한 마음이 다 사라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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