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괴짜의 에세이

연애는 불닭볶음면이다.

연애가 고통스러운 당신에게

2024.05.19 | 조회 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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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괴짜의 기록소

쓸데없는 생각, 쓸모있게 만들기

> 연애는 초콜릿이 아니다.

 

수많은 노랫말과 드라마, 시들은 연애를 예찬하기 바쁘다.

심지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적힌 고전들마저도 연애의 아름다움을 더더욱 치켜세우지 못해 안 달나 있다.

그렇게 유구한 전통을 가진, 매체 속 이상적 연애를 보며 우리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자리 잡는다.

"아 연애는 달콤하구나"

연애를 솜사탕처럼 무조건 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보통 연애를 달콤함 그 끝에 쓴맛이 있는 것, 말하자면 '초콜릿'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의 (세뇌 비슷한) 생각과는 다르게, 연애는 초콜릿과 거리가 멀며, 솜사탕과는 더더욱 멀다.

연애가 초콜릿이라기엔 연애는 매우 쓰다.

심지어 끝맛만 쓴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아프도록 쓴 연애도 있다.

사실, 연애는 대부분 그다지 달지 않다. 

 

연애는 초콜릿이 아니다.

 

> 연애는 탕후루 꼬치다.

 

"잠깐, 연애가 그다지 달지 않다고? 그럼 내가 지금까지 겪은 감정들은 뭐지?"

"누구누구는 예쁜 연애 하던데?"

"다들 연애가 달콤하다고 하던데?"

아마도 당신 머릿속에 떠올랐을지 모르는 이와 같은 질문들은 연애와 사랑을 동일시함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연애는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매개 중 일부이다.

연애 속에 사랑이 있으며, 사랑 속에 연애가 있다.

쉽게 말해 연애는 사랑이라는 매우 달콤한 탕후루를 꽂은, 탕후루 꼬치인 것이다.

연애는 사랑을 전달하는 수단이지, 사랑 그 자체가 아니다.

달콤함은 사랑 속에 존재하지, 연애 그 자체는 그다지 달콤하지 않다.

탕후루를 먹고, 탕후루 꼬치를 잘근잘근 씹어먹어 보라. 달달한가?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다시 말하자면, 

연애가 때론 달달한 이유는 연애 속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연애가 달달하기만 하다는 사람들은 연애 속에 사랑만 있기 때문이다.

각종 매체의 이상적 연애 또한 마찬가지다. 

사실상 매체의 이상적 연애 안에는 사랑만 가득하다.

설탕시럽 한 사발을 원샷하는 것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애 속에 사랑'도' 있는 것이지, 사랑'만' 있지 않다.

고통'도' 있다. 또한 안타깝게도 고통만 가득한 연애도 존재한다.

 

그래, 연애는 탕후루 꼬치다.

 

> 연애는 불닭볶음면이다.

  

사실 연애는 초콜릿이나 솜사탕보단, 탕후루 꼬치나 불닭볶음면과 많은 공통점을 공유한다.

때로는 과시적 목적으로,

때로는 의무적 이유로,

때로는 주변 사람들이 다 해서,

때로는 그냥,

우리는 연애를 찾는다.

그러나 연애를 찾은 모두가 연애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고통스러우며,

때로는 경험이 부족해 힘들어하며,

때로는 내 생각과 다른 것.

그것이 연애이다.

연애와 불닭의 공통점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연애를 소화하는 과정도 불닭의 그것과 닮아있다.

불닭볶음면을 처음 입에 넣으면, 그다지 맵지 않다. 오히려 감칠맛이 돌고 맛있다.

시간이 지나면, 불닭은 조금씩 쓰다. 우리의 혀는 얼얼해지고, 불닭의 매움을 체감하게 된다.

삼키고 난 이후에도, 불닭의 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불닭의 매움은, 우리가 불닭을 소화시키고 있을 때 더 커진다.

연애도 똑같지 않은가.

연애를 시작할 땐, 연애는 쓰지 않다. 오히려 너무 달콤하다.

시간이 지나면, 연애는 조금씩 쓰다. 우리 마음은 얼얼해지고, 연애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게 된다.

헤어지고 난 이후에도, 연애의 쓴맛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연애의 쓴 맛은, 우리가 연애에 관련된 기억을 소화시키고 있을 때 더 써진다.

그래, 연애는 불닭볶음면이다.

> 연애 요리법

그럼, 우린 이 연애라는 것을 어떻게 요리해야 할까?

우선 우리는 연애가 무엇인지 인지해야 한다.

연애가 무조건 단 것이 아님을, 때론 그 무엇보다 맵고 쓴 것이 연애임을, 우린 알아야 한다.

우리가 먹을 것이 불닭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우린 서로에게 느끼는 사랑이 고통보다 더 큰 연애를 해야 한다.

항상 달지는 않아도, 달콤함이 쓴맛보단 큰 연애를 해야 한다.

당연한 말 아니냐고?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애는 행복한 것, 나는 행복해"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고통뿐인 연애를 지속한다. 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았으며 나 또한 그들 중 하나였다. 

초콜릿이라고 생각하며, 불닭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매운맛을 단 맛으로 착각하며 말이다.

또한 서로를 존중하고 믿어주는, 서로를 기대에 가두지 않는 연애를 해야 한다.

비싼 음식이 생각보다 맛이 없는 이유는 '기대' 때문이다.

연애하며 싸우는 이유도 대부분 '기대' 때문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기대하지 않으며, 내 머릿속의 상대방이 아니라 실제 상대방을 사랑하려 노력하면, 연애에서 싸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애가 끝난 이후의 고통이 당신이 그 연애에 대한 기억을 잘 소화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연애가 끝난 이후 고통스러운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연애는 원래 쓰다. 원래 맵다.

연애 도중, 연애 이후 겪는 고통도,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성장통일 뿐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이별을 경험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면,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을 칭찬해 줘라.

그건 당신이 이별과 추억을 잘 소화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글을 마치며 미천한 필력과 지식이지만 이 글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긴 글을 끝까지 읽어준 당신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기억하라, 

연애는 솜사탕이 아니다.

연애는 초콜릿이 아니다.

연애는 불닭볶음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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