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2022.06.08~09

이방인의 삶

2022.06.15 | 조회 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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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보내는 편지

경험주의자 독일 교환학생의 해외 생활 일지입니다.

외국에 가면 으레 이방인으로서의 이질감을 겪는다고들 한다. 다른 생김새와 다른 문화를 가졌으니 당연한 일이다. 거리를 걷다 보면 동양인인 나를 신기한  쳐다보는 사람을  명쯤은 만난다.  역시 전혀 다른 외모의 그들을 힐끗 쳐다볼때가 있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영어 사용률이 높은 나라라서 독일어가 서툴러도 영어로 소통할  있다. 그렇다고 영어만 사용해서는 독일의 문화를 백분 이해할  없는 노릇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 교환학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영어로 설명을 해주곤 한다. 하지만 수업의 대부분은 독일어로 진행되고, 내가 크리틱을 받는 때에만 영어를 듣게 된다. 짧은 독일어 실력으로 눈치껏  단어를 알아들을 뿐이다. 그들의 언어로  농담에 함께 웃을 수는 없다.

어느 곳에도 속해있지 않고   느낌. 그게 이방인의 기분이라면, 나는 그것을  순간 느끼고 있는  같다.

근데  어떤가. 외국인은 당연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 독일에 있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정도의 차이가 있을 . 고국인 한국에서도 스스로 이방인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지라  타격은 없다. 어디서든 이방인의 기분을 느낀다면, 차라리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방인이 되는  낫다.

한국에서는 특이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간혹 포장 없이 말하는 이들은 이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궁금해서 이유를 물어보면, 행동하고 생각하는  다르다는 말을 했다. 머리가 짧고 화장을  하는 여자라서 그렇게 생각한다는 말도 들었다.  문장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게 했고, 어느 날에는 이곳에 맞지 않는 사람인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있는 그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험이 쌓일수록 나를 숨기고 싶어졌다.

나는 한국에서나 독일에서나 똑같은 사람이었다. 그저 하고 싶은  했고, 호기심이 생기면 질문을 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화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진득하게 이야기를 나눴고, 이상한 일을 겪으면 이상하다고 말하면서 살았다. 여전히 나를 특이하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그게 뭐든 중요하지 않다. 어릴  사회에서 정한 일반적인 기준에서 벗어나면 큰일이 나는  알았다. 지금은 마음 편한 곳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살면 된다는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이방인이라서 힘들다는 느낌은  받지 못한다. 외로움은 수시로 찾아오지만 그건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일뿐이다. 외로움에 익숙해졌고 친해졌다. 한국인이 거의 없는 동네, 유일한 한국인 교환학생이었던 지난 학기.  시간들이 쌓이고 나니 이방인의 감각은 디폴트 값이 되어 버렸고, 저는 행복하게  살고있답니다? 


 

추신. 독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일을 궁금해하신 분이 있어서 써본 글이에요. 힘들었던 적이 크게 기억나지 않지만 동시에 매 순간 이방인이라는 감각을 지울 수 없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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