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수제맥주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어떤 플랜을 세울까요?
액션플랜 A
설비 구축 → 레시피 연구 → 제품 기획 → 맥주 제조/생산 → 외형 디자인 → 마케팅/브랜딩 → 기도🙏🏻
양조장(공장)을 지어서 맥주 레시피를 연구/제조를 반복하며 출시일을 정합니다. 시장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좋아할만한 제품을 기획하여 생산하는 한편, 예쁜 캔 디자인을 뽑고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SNS에서 마케팅과 브랜딩을 시도할 것입니다. 이제 출시! 애지중지 세상에 내놓은 내 자식같은 제품을 보며 떨리는 마음으로 많이 팔리길 기도합니다. 판매가 일어나기까지 투자해야 하는 비용은 수 억원입니다. 근데 잘 안 팔린다면?
액션플랜 B
브랜드 스토리 구상 → SNS 바이럴 → 생산/판매
3D로 렌더링한 캔 이미지를 SNS에 올립니다. 브랜드 스토리도 곁들여서 말이죠. 매일 하나씩 올립니다. 팔로우/좋아요/댓글을 남기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반응이 괜찮으니 쇼츠 영상도 만들어 올립니다. 대체 어디서 살수 있냐고 묻기 시작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팔로워는 8만 명 조회수는 300만입니다. 잘 됐군요. 이제 적당한 공장을 찾아서 제조/생산을 의뢰(OEM)합니다. 생산되는 동안 실제 디자인을 하고 제품, 브랜드 스토리, 쇼츠는 계속 올립니다. 영상을 만드느라 200만원 든 것이 전부입니다. 생수 브랜드 "리퀴드 데스"의 창업 스토리입니다. (생수지만 내용물을 빼면 수제맥주 브랜드의 문법과 거의 같습니다. 이 레터는 내용물이 아니라 '외형'에 대해 다룹니다.)
A는 현재 수제맥주 시장의 모습이고
B는 리퀴드데스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둘을 놓고 비교하면 플랜 B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이지만 저도 그랬고 대부분의 창업가는 플랜 A를 가동합니다. 왜일까요? 1)B의 방법을 모르거나, 2)타당하지 않다고 믿거나, 3)내가 직접 만들고 싶은 마음과 업에 대한 로망 때문입니다. 1과 2의 범주에 있었다면 논리적인 플랜과 사례 데이터를 참고해서 실행하면 되고 3번에 신념을 가졌다면 초기 비용투자가 크기 때문에 (제품 제조보다)비즈니스 구조 설계에 더 큰 공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두 개 이미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1번은 리퀴드 데스가 2018년 페이스북에 올린 렌더링 이미지입니다.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죠. 2번은 현재 리퀴드 데스가 실제 판매하는 제품의 이미지입니다. 박스도 렌더링하면 되니 사실 차이가 없습니다. 1번을 업로드할 때 리퀴드데스는 회사도 없이 페이스북 페이지만 존재하는 상태입니다. 2번을 게시할 때 리퀴드데스는 기업가치 7억 달러의 회사가 되었습니다.
얼마전 스레드에 올라온 게시물입니다. 리퀴드 데스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은데(아마존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 틱톡으로 트래픽을 끌고 오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잘 모르거나 봐도 믿지 않습니다.
대중은 피땀눈물 성공 스토리를 원하기 때문에 레거시 미디어는 다소 짜쳐보이는 이러한 방법의 성공을 다루지 않으며 유튜브와 SNS에서는 날 것 그대로 공유되고 있지만 스캠이 많고 미디어 자체가 권력이 없기 때문에 일반 대중은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매출/비용의 문제이며 합리성을 따져 실행 여부를 결정하면 됩니다.
이건 100가지 마케팅 방법 중 하나가 아닙니다. 시장과 소비자의 구조적인 변화가 만든 현상이며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전세계 50억명이 8개 이상의 SNS에서 하루 4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이는 엔트로피 법칙처럼 예외없이 계속 증가합니다. 우리의 일상에 필요Needs한 제품은 이제 모두 채워졌습니다. 리퀴드 데스가 없어도 우리는 갈증을 느끼지 않습니다. 대체제가 너무 많습니다.
SNS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터치 몇번이면 내일 현관 앞에 제품이 도착하며 언박싱부터 사용기까지 다시 글/사진/영상 콘텐츠가 되어 SNS에 올라갑니다. 우리의 소비는 SNS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SNS를 위해 소비하기도 합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의 사람은 이 구조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비판하고 혐오하는 건 내게 도움이 되지 않으니 변화의 양상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1.미칠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구상하고
2.그걸 콘텐츠로 만들어 바이럴합니다.
3.반응이 오면 만들어서 팝니다/오지 않으면 다시 1번을 합니다.
초기 투자비용도, 실패에 따른 매몰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15년 전에 창업한 약간 고인물이라서 이 방법의 비즈니스가 가능한지 증명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마침 얼마전 증류주 브랜드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의 컨설팅 의뢰를 받았습니다. 만나보니 창업자는 (당연히도)액션플랜 A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저는 플랜 B에 대해 설명드린 후 초기 가설을 검증해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동의를 얻어 아래와 같이 실행을 시작했습니다.
1. 미칠정도인지는 매출이 나와야 공신력이 있을 것 같고 일단 내부에서 만족할만한 흥미로운 브랜드 스토리를 구상한 뒤에 스레드에 올려 1차 반응을 살폈습니다. 네이밍 반응이 특히 좋았습니다. Go하기로 하고
2. 데낄라 병 3D렌더링 이미지를 만드는 동시에 미드저니로 맥시코 풍경에서 갓쓴 조선 미남이 데낄라를 마시는 모습을 연출해보고 있습니다. 이런 콘텐츠를 몇개 만들어 SNS에 공유하면서 바이럴을 할 생각입니다.
3. 반응이 좋으면? 출시합니다. 출시가 되면 오프라인 시음 이벤트에 초대하거나 이벤트를 통해 선물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재밌을 것 같습니다.
르코레터를 구독하시면 "조선데낄라 프로젝트"를 계속 공유 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 조만간 완성되는 렌더링 이미지들을 공유할 예정이며 이 프로젝트가 론칭에 성공하면
1. 레슨런과 마케팅과 관련한 백데이터 공유하겠습니다.
2. 오프라인 시음회에 무료로 초대하겠습니다.
3. 10명 정도 선정해서 시음주도 보내드릴게요.
추가로,
30일만에 3300명을 모은 비법이 담긴 "스레드 마스터 플레이북"을 포함한 5종의 브랜딩 플레이북을 “르코의 아모브 클럽” 노션 페이지를 통해 배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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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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