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디다가 우리 제품 알려야 돼요?”
제품을 어디다가 알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 창업자께서 막막함을 토로합니다.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창업자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3.5만으로 제법 많습니다. 신제품이 나왔을 때 자사 SNS에 올리면 오가닉 트래픽으로도 매출이 꽤 나옵니다. 여기에 더해 소액의 SNS 광고를 집행해서 스마트 스토어로 퍼널을 연결하면 신규 고객의 매출도 기대할 수 있어서 비즈니스가 되는 구조를 만들어 둔 상태였어요.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게시물의 도달 범위가 폭락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광고 예산을 올려봅니다. 한때 입니다. 광고를 끄면 트래픽이 사라집니다. Engagement가 안되거나 되더라도 오가닉 도달이 너무 낮아 마케팅 비용을 계속 태워야 합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관행처럼 했던 인플루언서 시딩도 소용이 없습니다. 10만 인플루언서가 포스팅을 한다고 해도 팔로워에게 도달되는 범위가 현저히 줄어든 건 매 한 가지입니다.
많은 초기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브랜드가 겪는 최근의 답답함입니다. 그래서 이번 레터에서는 이 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찾아보는 "우리 브랜드의 찐팬 모으기 전략"을 소개합니다.
우선 왜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거시적인(우리가 꼼짝할 수 없이 영향을 받는) 온라인 환경의 변화를 이해한 뒤에, 해결 방법을 제안해 볼게요. 끝까지 읽고 찐팬 1000명 모으는 비밀 노트를 꼭 받아가세요!
꼼짝없이 받아 들여야할 다섯 가지 변화
1. 서드파티 쿠키 제한, 쿠키리스의 시대
구글 크롬은 2024년 말까지 서드파티 쿠키를 완전히 제한할 예정입니다. 이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예요. 다른 주요 브라우저인 Safari와 Firefox도 이미 서드파티 쿠키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브라우저 뿐만 아니라 애플도 마찬가지예요. 쿠키리스 시대, 기존의 쿠키 기반 타겟팅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사용자 데이터 수집과 타겟팅 방식이 변화하면서, 브랜드는 이제 다른 형태의 데이터(예: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사용하여 타겟팅 전략을 새롭게 셋팅해야 합니다.
2. 경험기반 콘텐츠 신뢰, 오리지널리티
2023년, 구글은 새로운 검색 품질 평가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E-A-T의 개념을 E-E-A-T(Experience, Expertise, Authoritativeness, Trustworthiness)로 확장했어요. '경험Experience' 요소를 추가한 것인데요. 단순히 시간을 투입한 콘텐츠 보다는 경험에 기반한 독창적이고 새롭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를 더 높은 품질로 평가하고 검색 상위에 노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바이럴 대행사가 만들고 인플루언서가 퍼다 나르는 콘텐츠는 힘을 잃을 것입니다.
3. 이제 진짜 실생활로, AI
AI는 콘텐츠 생성 및 소비 방식에 큰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ChatGPT와 같은 AI 도구는 사용자의 질문에 즉각적이고 날카로운 답변을 제공해요. 구글 검색창에 검색어를 넣어 노출된 페이지를 일일이 들어가는 수고로움이 필요 없어진 것입니다. AI의 답변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는 차치하더라도 압도적인 편의성이 만들어지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검색창 대신 ChatGPT를 켜두고 일을 할 것입니다. 저 역시도 ChatGPT-4o와 Claude3을 모두 고용해서 업무를 점차 위임하고 있습니다. 월 4만원에 현재 제 업무의 30%는 덜었습니다.
4. 너도나도 SNS, 그리고 릴스 콘텐츠 범람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0억 명이에요. 전세계 인구의 1/4이 매일 인스타그램에 접속해서 콘텐츠를 보거나 배포해요. 가뜩이나 콘텐츠가 범람하는데 최근에는 릴스 콘텐츠가 폭발적 증가하면서 일반 게시물의 도달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내 목소리 내 얼굴의 노출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들이 한 발 앞서 뛰어들어 수 백만 조회수를 잠식해 나가고 있습니다.
5. 찰나의 경쟁, 47초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현대인의 평균 집중 시간은 "47초"라고 합니다. 물론 이 조차도 콘텐츠에 관심을 보였을 때 붙잡아 둘수 있는 시간이에요. 첫 이미지와 제목을 보고 스크롤 해버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찰나입니다. 다시말해, 제목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30초 정도에 설득을 마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현상 | 해석 | To do |
---|---|---|
서드파티 쿠키 제한 | 쿠키기반 타겟팅 광고의 효율 저하 | 나만의 가두리 양식을 해야 할 때 |
EEAT 가이드 발표 | 경험 기반의 독창적 원본 데이터 우위 | 내 경험을 내가 콘텐츠로 만들어야 할 때 |
AI 활용의 증가 | 검색이 아니라 질문의 시대 | AI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할 때 |
SNS 콘텐츠 증가 | 콘텐츠 노출 기회 제한 | 다양한 SNS에서 트래픽을 모아야 할 때 |
고객 주의력 감소 | 고객 설득의 기회 축소 & 시간 감소 | 설득 밀도를 점차 높여가는 퍼널 구조를 만들어야 할 때 |
한 마디로 하면, 이제 "내 꺼 내가" 해야 합니다.
이 모든 환경의 변화가 향하고 있는 곳은 내 플랫폼, 내 경험, 내 질문, 내 시스템, 내 팬입니다. 결국 “내 꺼, Originality”가 지속가능한 우위를 만듭니다.
퍼스트 파티 데이터(찐팬) 1000명 만들기
변화의 배경을 이해했으니 이제 실행 전략을 세워야 할텐데요. 어디서부터 시작해볼 수 있을까요?
저 역시 꼼짝없이 쿠키리스와 Ai 시대를 경유하고 있습니다. 휩쓸리거나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한 가지 목표를 세웠어요. 퍼스트 파티 데이터(찐팬) 1000명 만들기 입니다. 3개월 목표로 하루 18시간 가량 시간 투자를 하며 가설/검증을 반복하고 있어요. 이는 비단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브랜드와 1인 크리에이터가 유사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오디언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
자, 소개할게요! 우선 프로세스는 이렇습니다.
- 1단계_제작 : 자체 콘텐츠 제작으로 경쟁력 갖추기
- 2단계_배포 : 광범위한 숏폼(짧은 콘텐츠) 배포를 통해 발견되기
- 3단계_관계맺기 : 롱폼(긴 호흡의 콘텐츠) 전환을 통해 찐팬 확보하기
- 4단계_제안 : 팬이 필요로 하는 프로덕트 제안하기
저는 브랜딩에 관한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서 숏폼은 스레드, 롱폼은 뉴스레터에 배포하고 있어요. 위 4단계 프로세스를 일주일 주기로 반복하고 있고 현재까지는 모두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 실행 기간 : 30일
- 콘텐츠 발행 수 : 숏폼 65개(일 평균 2.2개)/롱폼 4개(주당 1개)
- 총 조회수 : 111만
- 스레드 팔로워 수: 3,264명
- 뉴스레터 구독자 수: 370명
- 레터 평균 구독 전환율 : 22%
이는 매일 2개의 숏폼과 매주 1편의 롱폼을 써서 얻은 결과예요. 초기 한 달은 숏폼 채널로 스레드만 운영했고 이제 링크드인과 X(트위터)로 확장 배포하기 위해 자동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실행을 앞으로 2개월 간 매주 반복하면 제 레터를 구독해주시는 분은 1,000명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요. 스레드 팔로워는 연내 2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이 제 도전에 동참해주고 계셔요. 정말 감사합니다!!!)
일단 시작해요. 내 오디언스 모으기!
15년 간 제 브랜드를 운영하거나 대규모 회사의 브랜드 마케팅을 해본 경험에 한해서, 현재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마케팅 활동의 목적에 대해 저는 이런 생각 또는 감각 정도를 갖고 있어요. 개인적 경험들인데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흥미로웠습니다.
- 보도자료는 관공서에 잘 보여야할 일이 있을 때
- 인스타 광고는 무엇도 안하고 있어서 불안할 때
-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홍보가 잘 되는 느낌을 받고 싶을 때
- 블로그 바이럴은 그래도 네이버가 최고야 할 때
- 롱블랙은 회사의 있어빌리티를 높이고 싶을 때
- 케릿은 괜히 조금 젊어보이고 싶을 때
- 팝업스토어는 높은 분들 모시고 흐뭇해하는 모습을 봐야 할 때
- PPL은 광고 예산이 지나치게 많을 때
- TV광고는 임원 평균 연령이 55세 이상일 때
- 브랜드 쇼룸은 대표님이 어느날 젠틀몬스터/템버린즈 매장에서 뽕맞고 왔을 때
- 각각의 활동이 효과가 있으려면 이 모든 걸(IMC) 한해 내내 했을 때
스레드, 링크드인, X, 릴스, 쇼츠에 매일 1개 이상씩 콘텐츠를 올리는 것보다 좋은 ROI가 있을까 하는 정도의 감각이 조금씩 생기는 중입니다. 더군다나 현재 스레드는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대거 넘어와 정착하고 있어요. 그리고 태풍의 눈, 링크드인이 있습니다. 코로나를 경유하면서 퀀텀점프하며 현재 약 10억명이 링크드인을 사용하는데 국내는 아직 생소해서 가입해두고 눈팅만 합니다. 즉 콘텐츠가 돌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콘텐츠를 꾸준히 일관되게 생산하는 유저가 팔로워를 빠르게 모으는 상황입니다.
“이제 어디다가 우리 제품 알려야 돼요?” 바꿔서 질문해 볼게요. “언제 시작하면 돼요?”
찐팬 1,000명 만들기, 지금이 시도해 보기에 좋은 기회입니다.
제 경우는 이미지나 영상보다는 글쓰기에 더 장점이 있다고 봤어요. 뿐만 아니라 텍스트가 시간과 비용이 가장 적게 들어서 시작하기 좋은 것 같아요.
저의 540시간을 한번 따라가 보시면 어떨까요? 30일간 스레드 일지를 기록했어요. 모든 게시물의 획득 데이터, 인사이트, 하루의 레슨런 담은 “르코의 30일 글쓰기 노트”를 만들었어요.
시작해봐요! 브랜드의 찐팬 만들기를 계속 돕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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