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66만 발효빵 덕후들, Sourdough Geek을 아시나요?

바보야! 시장이 아니라 커뮤니티고, 크기가 아니라 밀도야.

2024.04.29 | 조회 60 |

르코의 아모브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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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예비 창업자로부터 약 3,000자 분량의 브랜드 컨설팅 의뢰 메일을 받았다. 제품 개요, 사업 진척 현황, 의뢰 하고 싶은 내용 등 궁금할 법한 내용이 빠짐없이 눌러 담겨 있었다. 6,000자를 반으로 줄인 것에 감사했다. IR자료까지 첨부되어 있어, 사실상 외부인에게 공유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회사 정보를 일면식도 없는 내게 넘긴 셈이다.     

'꽤 흥미로운 시장인데 마켓 사이즈가 너무 작지 않나...' 

이 팀이 발견한 시장은 '사워도우 긱 Sourdough Geek'이다. 이는 천연 발효종으로 빵을 만드는 홈베이커 커뮤니티의 명칭이기도 하다. 시장이 곧 단일대오 커뮤니티인 셈. 전혀 모르는 시장이라 간단히 리서치를 해보기로 했다. 국내는 전무했다. 구글에서 검색하자 뉴욕타임즈에서 2달 전 발행한 흥미로운 아티클이 하나 걸렸다.   

Sourdough 관련 뉴욕타임스 기사의 표지
Sourdough 관련 뉴욕타임스 기사의 표지

"우리 주변의 세상이 이치에 맞지 않을 때, 나는 빵에서 편안함과 명료함을 발견합니다."

제빵사이자 글을 쓰는 Lexie Smith는 코로나 시기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Barthelme라 이름 붙인 천연 발효 빵에 대한 콘텐츠를 올렸고 몇몇 팔로워가 사워도우 스타터(발효종)를 나눠 줄 수 있는지 DM을 보내왔다고 한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 사워도우 스타터 무료 나눔을 시작했고 하루 만에 수 백건의 요청이 쇄도 한다. 그녀는 이듬해 자원봉사자까지 동원하여 연간 1,700여 건의 스타터를 배송했다. 이 무렵, "사워도우(sourdough)"라는 단어에 대한 온라인 검색이 500% 이상 급증한다.  

약 2,000명에 달하는 Barthelme의 아이들이 분열되고 절망적인 지구에 흩어져 있다는 생각이 주는 아늑한 느낌을 거부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미생물이 우리의 몸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Lexie Smith의 말
Lexie Smith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Lexie Smith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bread_on_earth"

컨설팅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시장과 창업자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확인하기 위해 커피챗을 제안했고 며칠 뒤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창업자를 만났다. 사워도우 긱 커뮤니티의 멤버이기도 한 그녀와 2시간 반 가량 대화를 나눴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구석구석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아 생긴 나의 편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나 빠르게 커질지는 알수 없으나 작아질 시장은 아니다.
천연발효종 홈베이킹은 코로나 시기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타난 트렌드로 'Sourdough Pendemic'이라 불린다. 그럼 코로나 펜데믹 종식으로 사그라들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 엔데믹 전환 후에 커뮤니티 회원 수가 30만명 대에서 66만 명으로 뛰었다. 천연 발효종 빵과 유기농 통밀빵만 거의 매일 먹는 나는, 특유의 시큼한 맛과 속이 말도 안되게 편한 이 빵에 발을 들이면(?) 되돌아 가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스스로 전도사가 된다. 되돌아갈 생각없는 30만명이 66만명을 만든 것이다. 

시장의 크기는 작지만 한 덩어리는 크다.
사워도우 긱은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초기 시장이다. 66만이라는 숫자는 작지만 이들의 입문 동기 및 과정, 페인포인트, 경험의 양과 종류, 관련 지식과 정보의 양이 유사하고 커뮤니티 내 공유하는 정서가 유사한, 하나의 덩어리 그룹이다. 반대로 말하면 핵심 Pain Point 하나를 발굴하면 66만 명으로 거의 일관되게 확장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 

시장의 크기는 작지만 로열티가 매우 높다.
이들의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1,000여건의 새글이 올라온다. 자신이 만든 발효빵을 자랑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회원 중 누군가 발효 과정의 Pain Point를 해결한 조악한 기계를 만들어 올리면 가격이 얼마든 팔수 있겠냐고 묻고 실제 거래가 일어난다고 한다.
Barthelme를 받은 전 세계 사람들이 Lexie Smith에게 보낸 감사 메일에는 천사, 축복, 명예, 겸손과 같은 단어가 가득했다.

사워도우 긱은 달고나 커피나 슬라임 만들기와 같은 엔터테인먼트형 커뮤니티가 아니다. 박테리아로부터 시작된 인류의 위기를 또 다른 박테리아로 극복해 온 이들의 커뮤니티에는 자연에 대한 경배, 인류애와 같은 일종의 숭고함의 정서가 있다. 덕후 커뮤니티가 숭고해지면 종교가 되고 종교는 로열티 비즈니스(브랜드)의 최정점이다.  

오늘날의 변화된 사회를 인문학자는 '핵개인의 시대', 경제 전문가는 '초세분화 시장'이라고 규정한다. 핵가족을 쪼개 핵개인, 세분화 시장을 쪼개 초세분화로 표현한 것으로 대단위 정의에 기반한 명명법이다. 새롭게 규정된 단어가 전달하고자 하는 행간의 의미와는 반대로 여전히 탑다운의 사고 방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초 세분화 시장을 바텀업 관점에서 바꿔 말하면 '특수한 취향이 집단화된 것'이라고 할수 있다. 취향 집단을 우리는 커뮤니티라 부른다. 그렇다. "마켓 사이즈가 얼마인가?"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로열티가 얼마나 높은가?"를 물어야 하겠다.       

"꽤 흥미로운 시장인데 마켓 사이즈가 너무 작지 않나..."
"바보야 ! 마켓이 아니라 커뮤니티, 크기가 아니라 밀도(로열티)야."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무차별 난사를 할 폭격기가 필요했고(돈이 많이 든다)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딩은 한 놈씩 팰 저격수가 필요했고(시간이 많이 든다)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딩은 덕력 충만한 밀정이 필요하다(돈도 시간도 적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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