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목요일 오후, 연세 암병원에 위치한 병원학교 교실 내에서 선생님 두 분을 만나 뵈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실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과 병원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만든 작품들로 가득했다. 마치 초등학교 돌봄교실같은 느낌이 들었다. 즐거움과 포근함이 들어있는 곳 같았다.



먼저 선생님들이 준비해 주신 자료로 병원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들었다. 소개해 주신 내용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건강장애학생
병원학교는 건강장애학생들이 학업을 유지하기 위한 공간이다. 건강장애학생은 그 학생이 다니는 학교를 담당하는 교육지원청에서 선정한다. 만성질환으로 인해 3개월 이상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이 건강장애학생이 될 수 있다. 학령 전 유아, 자퇴, 유학 등을 이유로 한국의 학교에 소속 되어있지 않은 학생들은 건강장애학생으로 선정되지 않는다. 건강장애학생은 병원학교나 원격 수업을 통해 출석을 인정받아 학업을 인정받을 수 있다.
2. 병원학교
병원학교는 건강장애학생을 위한 일상 유지와 치료 이후의 학업적 지원을 위한 교육을 제공한다. 병원학교는 초등학생은 하루 1시간,중고등학생은 하루 2시간 이상 수업을 이수하면 1일 출석이 인정된다. 건강장애학생의 경우 병원학교와 원격수업 모두 이용할 수 있다.

3. 병원학교 교육과정
3-1. 출석인정수업 및 정서지원 프로그램
병원학교에서는 특정 학년만을 대상으로 수업을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아(건강장애학생에 해당하지 않음), 초등학생, 청소년으로 구분하여 통합 연령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아이들의 컨디션을 고려하여 범교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의 개별적인 학업 성취 욕구에 따라 국영수 과목의 개별 수업과 병원학교 홈페이지를 통한 동영상 강의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치료와 학업의 계속적인 동기를 얻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집단 음악치료, 미술치료, 쿠킹클래스 등 정서적인 완화를 도울 수 있는 정서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3-2. 비교과 영역 지원
비교과 영역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치료 중에도 지속적으로 교과 외 다양한 교육적 경험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교육 활동이다. 봉사 활동, 독서동아리 활동, 명사 특강, 진로 체험, 대입 지원 프로그램 등이 이에 해당한다.
3-3. 학교 복귀 프로그램
학교 복귀를 앞둔 건강장애학생의 학급 친구들을 대상으로 주치의 교수님께서 해당 학생의 병명, 치료과정, 치료 경과 및 학급친구들이 도와야 할 점 등을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교육한다. 한 학기에 1~2번 정도 운영되고, 학생이 원하거나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진행한다. 또한 학생이 홈페이지 가입을 할 때 학부모와 담임교사도 함께 가입하게 하여 홈페이지 내에 마련된 학교 복귀 안내 책자(e-book)와 영상을 볼 수 있게끔 하였다. 이를 통해 별도의 교육 없이도 학부모와 담임교사가 필요한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특히 담임 교사의 경우 학생용 홈페이지 영상을 활용하여 직접 학급 학생들을 교육할 수도 있다.
3-4. 기타 교육 행사
제일 성실히 병원학교를 이용한 학생들에게 모범상을 시상한다. 부모님들과 의료진분들이 함께 참여하여 아이들이 성취감, 격려, 축하를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병원의 특정 장소에서 비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운영하기도 한다.

4. 병원학교 교육자
병원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은 선생님, 외부 강사, 자원봉사자가 있다.

이렇게 병원학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추가적인 질문을 하였다.
Q1. 건강장애학생들이 듣는 원격 수업의 경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교육에 있어 한계점이 있을 수 있을까요?
A1. 먼저 원격 수업의 장점은 아이들의 시간과 장소를 특정하지 않고 각자 가능한 시간에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경우에는 선생님,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요. 단점이라 하면 보통 녹화 방송을 수강할 때 생기는 것 같아요. 첫 번째로, 모두가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그냥 틀어만 놓을 수 있어 학업에 실질적으로 기여를 못 할 수도 있어요.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업 후 퀴즈를 제출해서 일정 수준 이상 성취해야 수강이 인정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곳도 있어요. 혹은 아이가 강의를 틀어만 놓고 다른 것을 할 때 수업이 멈추도록 설정해 놓은 시스템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녹화된 강의를 수강할 때 수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인 경험에 제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Q2. 병원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의 경우 특별히 요구되는 지식이나 자격 등이 있을까요?
A2. 건강장애 자체는 특수교육의 범주에 있기 때문에 이론적인 바탕이나 제도의 바탕은 특수교육에 있어요. 그러나 건강장애학생들은 대부분 일반 학교의 일반 학급에 소속되어 있어 학교로 복귀할 경우 일반 학급으로 복귀하게 돼요. 따라서 대체로 실제적인 교육의 내용은 일반 학교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살펴본다면 건강장애학생의 인지적인 이해도 부분은 일반적인 교육의 범주에 있고, 교육 과정, 건강으로 인한 특별한 상황과 교육 공간 면에서는 일반 학교를 벗어난 특수한 지점에 있다고 봐야합니다.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독특성을 복합적으로 갖기 때문에 (교사자격증 소지, 교직 관련 학문 및 특수교육 이론을 알고 있다면 분명히 도움은 되지만) 병원학교 교사에게 특별히 요구되는 특정한 학문이나 자격증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고, 일을 하면서 여러 경험을 통해 필요한 부분들을 습득하게 된다는 게 더 부합되는 말일 것 같습니다. 의료적 지식이나 기술도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병원학교’라는 공간이 사실상 ‘병원’ 안에 있고 의료진들이 항상 있으니 아이들의 건강 문제가 발생해도 저희의 부담이 많이 가중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치료 중이더라도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컨디션을 어느 정도 갖춘 경우에 오기 때문에 병원 학교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하는 가능성은 조금 낮습니다.
Q3. 병원 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일까요?
A3. 전체 재적 학생 수는 많지만 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입원해 있는 학생들의 일부기 때문에, 일반 학급에 비한다면 적은 인원이고 특수학급과 비슷하거나 좀 더 많은 수준입니다. 건강장애학생의 출석 제도를 고려해 수업도 일일 2~4교시로 운영되기 때문에 현재 우리 병원학교 인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 여겨집니다. 행정 업무가 비교적 많긴 하지만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토로할 만큼 어려운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Q4. 아이들이 학생으로서 정체성을 지킬 수 있도록 병원학교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신경 쓰시는 부분이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A4. 병원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가 환자가 아닌 학생으로서 평범한 일상을 경험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학생들에게 해주는 특별한 것이 있다기 보다는 수업 자체를 통해서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내가 학생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5. 아이들이 병원학교를 다니면서 어떤 변화를 겪는지도 궁금합니다.
A5. 치료 과정이 힘들기 때문에 아이들이 병원에 가야 할 때 부담을 느낍니다. 그러나 병원학교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입원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제한이 생긴 상황에서 병원학교를 통해 수업을 받고,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병원 생활에 대한 아이들의 사고를 긍정적으로 전환해주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Q6. 아이들에게는 병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좋은지 비유나 회피를 통해 숨기는 것이 좋은지 궁금합니다. 어떤 것이 아동에게 도움이 될까요?
A6. 조금씩 다를 것 같아요. 청소년의 경우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숨기지는 않습니다. 힘들더라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가야 하는 게 맞아요.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인지적인 한계 때문에 고민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어떤 것이 옳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어느 지점이 되면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서, 이러한 상황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게 필요해요.
Q7. 아이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수업이나 활동이 있을까요?
A7. 저희가 진행하는 수업보다는 외부 강사분이 오시는 쿠킹클래스, 이론 설명 없이 활동만으로 채워진 슈링클스 수업을 좋아합니다. (웃음)
Q8. 수업을 진행할 때 특별히 병원학교 아이들에게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A8. 병원학교 아이들은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어 일반 사람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접촉으로도 감염이나 건강상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부 강사나 자원봉사자 분들이 감염성 있는 질환이 있다면 병원학교 출입에 제한이 있고요, 쿠킹클래스 요리 재료, 생화 접촉 등 수업 교구 준비에 각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습니다.
Q9. 자원봉사를 신청한다고 할 때 특별히 수요가 있을 법한 수업이나 활동이 있을까요?
A9. 수업에 들어간다면 50분 정도 고정적으로 진행하는 수업을 합니다. 수업 내용이 교과와 연계되어 있는 동시에,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내용으로 기획해 주시면 좋아요. 중고등학생의 경우 개별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어요. 특히 국어를 지원해 주실 수 있는 대학생 선생님들은 많지 않으세요. 학생이 수업을 듣고 싶다고 신청한다면 매칭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건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화상(비대면)으로 진행이 됩니다.
Q10. 아이들 사이에서 상호작용이나 관계 형성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A10. 아이들이 입원하면서 같이 있잖아요. 병원학교에서 서로 처음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미 병실에서 알고 있는 친구들이 함께 병원학교에 오기도 해요. 또 아이들이 학년이 같지 않더라도 비슷한 또래끼리 만나 잘 통하면 퇴원해서도 계속 연락하고 만나더라고요. 그리고 보통 가족 단위로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보호자들이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서로 친해지는 거죠.
Q11.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학생들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11. 학생들이 모두 소중하기 때문에 특정 학생만 꼽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미소) 치료 중에 저희들을 보고 반갑게 인사해 주거나 치료 후에 저희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줄 때 너무 감사해요.
인터뷰를 통해 어떤 학생들이 병원학교를 다닐 수 있는지부터 병원학교의 역할 및 의의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선생님들의 입을 통해 정보를 얻으니 더욱 자세하고 현실적인 부분들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직접 병원학교를 방문함으로써 현장의 공기와 분위기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귀한 기회를 주신 병원학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연세암병원 병원학교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https://sev-school.org/sc/main/main.do
인터뷰 진행 | 이서연
촬영 | 홍희서
아티클 작성 | 이서연, 홍희서
인터뷰지 작성 및 섭외 | 문혜림
총괄 | 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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