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이 끝나간다, 복직 준비

2024.07.14 | 조회 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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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쿠 레터

IT 업계 10년 차 부부가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꾸려나가며 유용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오랜만에 하는 출근은 누구에게나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저는 아이가 태어난지 6개월이 된 무렵 복직을 했었는데요. 다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넘게 현업을 쉬다보니, 복직 후 내가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걱정만 하고 있을 순 없습니다. 출산 전에는 온전히 나에 집중하며 일을 했다면, 이제는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입혀가며 일을 해야 하니까요. 일과 가정이 모두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육아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파트너와 공동 육아 선언

  • 육아는 일종의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최소 20년 정도 진행될 예정인데요. 새로운 프로젝트가 열리고 Kick-off 미팅을 참여 인원이 함께 하듯이 이 여정을 함께 할 파트너와 프로젝트 방향성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합니다.
  • 특히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일회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주기적으로 회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 육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세세한 고민들은 파트너와 함께 계속 이야기를 나눌텐데요. 아무리 미리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출산 이전에는 식별할 수 없는 태스크가 많습니다. 새로운 변수가 생기더라도 유연하게 처리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2) 아이를 돌봐줄 사람 찾기

  • 복직 전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아이를 돌볼 사람 또는 기관을 알아보는 일입니다. 어린이집에 맡기거나, 이모님을 고용하거나, 부모님에게 부탁드리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

  • 어린이집은 크게 사내, 국공립, 민간으로 구분됩니다. 사내 어린이집은 회사 건물에 위치한 경우도 있고, 푸르니재단와 같이 위탁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부모와 같이 출퇴근할 수 있고, 보육 기간이 퇴근 시간까지 가능하며, 시설과 교육 환경이 좋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 하지만 출퇴근 동선이나 입소 시기 등,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했을 때 국공립, 민간 어린이집을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이 때에는 호갱노노 등 부동산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어린이집 등급와 원장님과의 상담을 통해 교육관을 확인한 후 선호 어린이집을 추립니다.  
  • 어린이집 대기는 아이사랑에서 3개까지 걸어놓을 수 있고, 대기를 걸면 몇 명이 대기중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먼저 신청한 사람이 대기열 앞 쪽에 위치하게 되지만, 다둥이, 맞벌이, 단지 내 거주 여부에 따라 우선순위가 높은 사람이 대기에 들어가게 되면 내 순서가 밀릴 수도 있습니다.
  • 대기 명수만 알고 대기 시간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언제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신청 시기가 신학기 직후라면 대기가 한 자리 수여도 1년 여 정도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사는 우리의 복직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옵션들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베이비시터

  •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지인 추천으로 채용하는 것입니다. 지인 추천은 중간에 낀 지인이 보증인으로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하지만 지인과 내가 원하는 베이비시터의 조건이 다를 경우, 서로 어색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으므로 추천하려는 베이비시터의 특성에 대해 자세히 여쭤보는 것이 좋습니다.
  • 또 다른 방법은 시터넷, 단디헬퍼 등 중개사이트에 원하는 조건의 채용공고를 작성해서 면접을 보는 것입니다. 만일 베이비시터를 구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데 해당 채용공고를 보고 연락오는 후보자가 별로 없다면, 중개사이트에서 열람권을 구매하여 본인이 직접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먼저 연락할 수도 있습니다.
  • 베이비시터의 가장 큰 장점은 이들이 육아전문가라는 점입니다. 파트너와 미쳐 고려하지 못한 태스크를 식별해줄 수 있고, 발달 단계를 이해하고 안정적으로 아이를 잘 돌볼 확률이 높습니다. 특정 육아템을 살지 말지도 같이 논의하고, 사용 방법도 문의드릴 수 있습니다.
  • 내 아이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고용 관계로 맺어졌으니 정도 없을 것 같고 안전 사고도 걱정될테구요. 그래서 면접 과정 등에서 상대방의 직업관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CCTV 설치 등을 사전 고지하고 상세한 업무 범위를 미리 계약서에 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 베이비시터를 고용할 때 가장 크리티컬한 단점은 고정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한국 국적의 풀타임 시터의 급여는 월 250~350만원, 파트타임 시터님은 시급 15,000원 내외입니다. 이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비용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어린이집을 보내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베이비시터를 8개월 정도 고용했고, 부모 급여가 월 50-100만원 정도 지원 받는 것을 적용하면 매월 180만원 정도의 고정 비용을 지출했습니다.

부모님

  • 가장 많은 부부가 선택하는 옵션이 바로 부모님께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사시는 동네로 이사하거나, 부모님이 이사를 오실만큼 본격적인 결정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이 아이를 돌봐주니 안심이 되고, 업무 범위를 세세하게 규정하지 않아도 알아서 돌봐주십니다. 또한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회사에서 일이 생겼을 때처럼 돌발 상황에 대해서도 대처가 쉽습니다.
  • 하지만 부모님은 그간 연세가 드시면서 제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모습보다 더 쉽게 지치시기도 합니다. 또한 부모님은 자기가 아이를 키운 경험이 있기 때문에 때때로 과거의 기억에 의존해서 의사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이 나의 가치관과 다르다면 내가 원하는 육아 방식을 고수하기 어렵게 됩니다.
  • 저 같은 경우는 부모님과 집이 멀기도 하고,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육아를 하고 싶어서 시터를 고용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족이 주변에 같이 살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는 것도 좋은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때에는 부모님과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부모님의 요구 사항과 부부의 요구 사항을 계속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3) 유연하고 빈틈없는 R&R 설정

  • 저희 부부는 온전히 예측할 수 없는 육아에 대응하고자 각자 주양육 시간을 맡아 운영 중입니다. 이는 아이가 신생아일 때부터 한 명이라도 편히 자야한다는 원칙이 그대로 반영된 것인데요. 각각 육아의 새벽 타임과 오후 타임을 담당합니다.
  • 평일에는 오전 10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아내는 오전 6:30부터 9:00까지 어린이집 등원 전까지를 담당합니다. 비교적 업무 시간이 자유로운 남편은 오후 4:00부터 오후 8:00까지 하원 후 시간을 담당합니다. 주말에는 명확하게 담당 시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아침 잠이 적은 아내가 주로 아침에, 아침 잠이 많은 남편은 주로 오후 시간을 담당합니다.
  • 집안일도 각 단위 태스크의 주담당자가 있고, 다른 사람이 주담당자의 방식을 따르는 방식입니다. 주담당자는 해당 태스크의 완성도에 조금 더 예민한 사람이 담당합니다. 태스크의 방식과 절차 등은 주담당자가 정하고, 주양육 시간에 태스크를 해야 하는 사람은 정한대로 업무를 실행합니다. 예를 들어, 세탁 담당자가 남편이고 세탁을 오전 타임에 해야한다면, 오전 육아 담당인 아내가 남편이 정한 규칙에 따라 세탁을 합니다.
주양육시간 시간표 예시
주양육시간 시간표 예시

(4)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 깃든다, 체력 증진

  • 육아를 하다가 뚜렷한 이유 없이 짜증이 난다면 당신은 건강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럴 때는 운동이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출산 전으로 외적인 몸 상태를 되돌리려는 것 뿐만 아니라, 9 to 6로 근무할 수 있는 체력을 형성하는 것에 있습니다.
  • 저는 아이가 생후 3개월일 때부터 6개월 간 일주일에 2번씩 필라테스를 했었는데요. 임신 기간부터 출산 이후 육아하면서 어깨와 허리가 말려 근육통이 심했습니다. 운동을 해서 다시 척추기립근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만성적인 요통도 사라지고 숨도 잘 쉬어져서 일상이 한결 산뜻해지는 효과를 봤습니다.
  • 복직 이후에는 점심 시간에 맞춰서 PT, 필라테스를 받기도 했는데 유지하기 어려워서 최근에는 아이가 잠들고 난 뒤 집 근처에서 5km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바디프로필 같은 어마어마한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자신에게 잘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을 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몸의 상태에 대해서 자각하고 자신감을 가진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5) 새로워진 나(?)에 맞는 출근룩 쇼핑

  • 출산 시점으로부터 복직 시점까지의 기간이 얼마냐에 따라 기존에 입던 오피스룩이 더 이상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출산을 하지 않은 남편도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살이 많이 찌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복부 지방..)
  • 저 같은 경우는 복직 시점의 몸무게가 출산 전 몸무게보다 5kg 정도 더 많이 나갔는데, 평소 회사에 입고 다녔던 바지 중에서 단 2개만 들어가더군요. 곧 살이 빠질 것 같아서 새로 옷을 사기 주저했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출근하다보니 불편한 것 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줄어들면서 스트레스를 계속 받더라구요.
  •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새로워진 나를 받아들이고 현재 사이즈에 맞는 오피스룩 1-2개를 구매해서 업무에 복귀할 때 편안하게 복귀하면 좋겠습니다. 골반이 커지는 등 체형이 살짝 바뀌었다면 체형을 보완할 수 있는 스타일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꼭 입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6)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

  • 막상 복귀를 하면 적응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업무는 금방 다시 손에 익습니다. 업무가 손에 다시 익다보면 또 다시 일 욕심이 날 때가 있는데요. 업무에 집중해서 무리하다 보면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때가 있습니다. 상황을 예로 들자면, 조금만 더 하면 3가지 기획안에 대해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녁 늦게까지 무리 하면, 다음 날 아침 육아 시간에 시체처럼 누워만 있게 된다던지..
  • 이 때마다 이전의 나는 현재의 나와 다르다는 것을 되뇌이고, 진짜 해야 하는 업무를 식별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이 시점에 진짜 저 3가지 기획안에 대한 프로토타입이 필요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대부분의 경우는 훨씬 더 간단한 방식으로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이렇게 일 자체를 줄이는 것도 팁이겠지만, 정말 3가지 안의 프로토타입을 다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 온다면 빠르게 만들어야겠죠. 이 때를 대비해서 업무 자동화 툴에 평소 관심을 기울이고 이에 대한 이야기도 앞으로 공유드릴게요.
  • 복직 10개월차인 현재 시점 육아를 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조퇴를 하거나 업무 시간의 조정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이 때를 대비해 평소 8시간동안 6시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업무 효율성을 개선해나가는 과정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3줄 요약

  • 누구나 떨리는 복직 전, 완벽보다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듭시다.
  • 우리는 이제 막 최소 20년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한 체력을 기르고,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을 잘 선택해서 집중하며 삽시다.
  • 근데 그 마라톤이 사실은 2인 3각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수행 기간동안 파트너와 발맞추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회고를 하고 R&R을 재점검 해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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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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