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이태민’ 외쳐도 티켓팅 실패한다

미션60🚩프리미엄 붙인 티켓 재판매를 규제하라

2024.04.29 | 조회 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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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100

한국 사회, 100가지만 바뀌어도 살 맛 날 걸요?🥳 지금 필요한 100가지 제도 변화를 이야기하는 미션100레터. 매주 월요일, 무겁고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어 전해드려요.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태민'을 세 번 외치고 티켓팅에 성공했다는 후일담이 유명하다. JTBC '아이돌룸' 방송 캡처.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태민'을 세 번 외치고 티켓팅에 성공했다는 후일담이 유명하다. JTBC '아이돌룸' 방송 캡처.  

 

최근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티켓이 무려 555만원에 재판매 되었다고 합니다. 정가의 30배가 훨씬 넘는 가격이었는데요, 약 한 달 전부터 시행된 개정 공연법이 무색해지는 모습이었어요. 개정 공연법은 매크로를 이용한 티켓 부정 판매를 차단하겠다며 만들어졌지만 법 통과 당시부터 실효성 논란이 컸어요. 대체 어떤 문제 때문에 암표 거래를 제대로 막지 못하는 걸까요?

 

① 매크로 금지? 티켓 2장만 팔면 벌금 커버된다

개정된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구매한 뒤 웃돈을 받고 재판매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어요. 관련 업계에선 이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고 지적해왔어요. 조직적인 암표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처벌의 리스크보다 크다는 거예요. 임영웅 콘서트 티켓 판매 사례를 보면,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상은 콘서트 티켓을 2장만 팔아도 이미 벌금 이상의 수익을 얻게 돼요.

 

② 매크로 사용 여부 밝혀내기 어렵다

매크로 금지 조항에 걸려 벌금 1,000만원이라도 내게 된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실제로는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티켓 판매책이 수사기관에 붙잡힌다고 해도, 매크로 사용여부를 밝혀내지 못하면 경범죄가 적용됩니다. 현행 경범죄 처벌법은 암표 매매를 2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어요. 정말 솜방망이 처벌이죠?

 

③ 온라인 거래는 처벌 안 된다

문제가 또 있어요. 솜방망이마저도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예요. 경범죄처벌법의 조항은 오프라인 거래에만 해당이 되거든요. 요즘 대부분의 티켓 재판매가 온라인을 통해 거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범죄로 처벌받는 경우도 거의 없겠죠. 공연장 주변에 티켓 재판매상이 들끓었던 수십년 전 과거에 제도가 머무르고 있어요.

 

이승진(2019). 공연 및 스포츠 관람 관련 소비자법제 개선방안 연구. 한국소비자원.
이승진(2019). 공연 및 스포츠 관람 관련 소비자법제 개선방안 연구. 한국소비자원.

 

해외는 정가보다 비싸게 팔면 ‘불법전매’

조직적인 매크로 티켓팅과 폭리를 취하는 재판매 문제에 다른 나라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일본과 벨기에는 행사주최자의 사전 동의를 얻지 않고 티켓을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재판매하면 처벌을 받아요. 프랑스도 승인을 받은 공식적인 판매업자만 재판매를 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요. 캐나다는 2차 판매가가 액면가의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이를 어기면 한화 약 5,000만원의 벌금형이나 1년 미만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어요. 대만은 규제가 더 강력한데요, 문화·예술공연의 입장권을 정가보다 비싼 금액으로 팔다가 적발되면 정가의 10~50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됩니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도 처벌돼요. 컴퓨터 조작 등의 부당한 방법을 사용했다면 한화 약 1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나 3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죠.

이 나라들처럼, 한국에도 프리미엄을 붙여 입장권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규제가 필요해요. 이미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티켓 암표상이 조직화, 기업화되어 있는데 매크로 자체를 단속할 수 없기 때문에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행위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티켓 싹쓸이 후 비싸게 되파는 암표상, 그냥 놔두면?

현재 공연 전체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예매가 50% 이상이라고 해요. 티켓 양도 플랫폼으로 알려진 티켓베이의 운영사는 지난해 순이익률 35%라는 좋은 실적을 내기도 했죠. 이 플랫폼은 온라인 암표상들이 활개를 치는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에요. 티켓을 정가의 몇배에서 수십배만큼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는 게시물이 계속 올라와요. 프리미엄이 붙은 티켓을 판매해주고 플랫폼은 10%의 수수료를 챙기죠.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류호정 의원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류호정 의원실

 

 

일반 국민의 관람기회 박탈,문화산업 성장 저해

암표 시장을 효과적으로 규제하지 못한다면 제 값 주고 공연을 즐기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암표 조직이 발달할수록 일반적인 사람들은 재판매 시장을 통해서만 티켓을 구할 수 있게 되고, 프리미엄이 붙은 티켓을 사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될테니까요. 원래는 티켓 가격만 부담하면 됐지만 이제 암표상과 거래 플랫폼에 추가적인 비용을 내야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공연 업계도 이 같은 상황을 굉장히 우려하고 있어요. 처벌 수준도 낮고,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은 현행법을 다시 손질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참고문헌 이승진. 2019. [공연 및 스포츠 관람 관련 소비자법제 개선방안 연구]. 한국소비자원. 정영훈. 2019. [입장권 재판매 시장과 소비자 이슈: 제97차 OECD CCP 등 국제 논의 사항을 중심으로].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2024. [암표 규제에 관한 조사 보고서]. 아이뉴스24. 24-04-16. ["'티켓베이' 호실적이지만"... '크림'의 고민, 왜?]. YTN. 24-04-20. [사기 걱정 없다고?...웃돈 티켓 공개 거래 플랫폼은 왜 처벌 못하나]. 뉴스토마토. 24-01-12. [(K콘서트 암표 해법②)공연법 개정에도 여전한 솜방망이]. 머니투데이. 24-03-21. ['매크로 암표상 처벌' 공연법 개정안 하루 앞…암표 근절 '글쎄']. 한겨레. 24-04-15. [임영웅 티켓 222만원...암표법 개정에도 속수무책]. 뉴스1. 24-01-06. ['피케팅'도 서글픈데...암표거래에 또 우는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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