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사한 도서관 공간 브랜딩,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개포하늘꿈도서관 - 공간 브랜딩 

 강남구의 20번째 구립도서관, 

 개포하늘꿈도서관 

2023년 3월 23일, 강남구의 20번째 구립도서관 ‘개포하늘꿈도서관’이 따끈따끈한 개관소식을 전했어요. 무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에 달하는 규모로 강남구 최초 ‘단독 도서관’이자,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도서관’이었죠.

‘꿈이 모이는 도시, 미래를 그리는 강남구’라는 슬로건답게 일반적으로 ‘도서관’ 하면 생각하는 공간 이미지와 성격을 탈피하고자 노력한 모습이 보였어요.  

 공립 도서관이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하는 방법 

보드게임을 대여해 줄 정도로 파격적인 도서관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개포하늘꿈도서관은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하며 MZ세대와 알파세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직접 방문했을 때 가장 눈에 띄던 포인트들을 꼽아보자면… 👀

✅ LP 감상실 있는 도서관 봤어?

MZ세대 LP 구매 증가율이 1년 새 2.5배일 정도로 LP가 인기라는 거 아시나요? 아이돌들도 LP판을 발매할 정도죠. 이유는 7080 시티 팝 감성과 힙한 무드를 소환한다는 점에서 그 매력을 느끼는 것인데요. 다만 보관과 관리가 어려워, LP 바나 LP 카페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수원 스타필드의 ‘바이닐 수원’ LP 카페에서 별마당도서관 뷰를 감상하는 것은 수원 스타필드를 방문한 사람들이 꼭 찍는 인증샷 중 하나이죠.  

개포하늘꿈도서관은 이런 MZ세대의 LP 사랑을 일찍이 파악해 LP를 감상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었어요. LP판을 포함해 다양한 LP를 구비하여 원하는 음악을 듣고 감상할 수 있어요. 이렇게 힙한 도서관, 본 적 있으신가요?

✅ 공감각적으로 느껴보세요, 미디어전시실!

모든 것을 영상으로 ‘듣고’, ‘보는’ 시대죠. MZ세대 다음 세대인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한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이미지와 영상을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학습조차도 디지털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이들에게 도서관에서 독서란 ‘굳이?’라는 생각을 들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개포하늘꿈도서관에는 미디어전시실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로 유명 작가들의 독서 명언 등을 포함한 영상을 즐길 수 있어요.

✅ 이런 것까지 신경 썼어? 디스플레이란 이렇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방문했을 때 정말 꼼꼼하게 신경 썼다는 게 느껴지는 건 디스플레이 방식이었어요. 

일반적인 도서관은 빽빽하게 꽂혀있는 책들 때문에 책에 ‘압도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요. 개포하늘꿈도서관의 디스플레이 방식은 책들과 책들 사이에 여유 공간을 9cm 이상 두는 방식이었어요. 이런 ‘비움의 원칙’은 인간의 신체 구조를 기반으로 쉽게 보고 만질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인데요. 직접 책을 꺼내보고, 그 자리에서 펴볼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넉넉하게 만든 것이에요.

도서를 추천하는 공간에는 왼쪽에 도서, 오른쪽에 책에 대한 소개가 있는데 이 방식도 시선이 더 오래 머무는 곳이 오른쪽인 것을 고려한 배치였다고 생각해요. 이용자의 시선에서 내부를 설계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이런 사소한 디스플레이들이 ‘경험’을 중요시하는 MZ세대와 알파세대를 겨냥하였다고 생각돼요!

 공간 변화의 필요성을 마주한 도서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휴관 등으로 운영이 제한되며 도서관 방문자 수가 급감했습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관일 수는 회복되었으나, 방문자 수는 2019년처럼 회복되지 않았어요.

이러한 이유 중 하나는 MZ세대의 도서관 이용률이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서울시에서 조사한 ‘도서관 이용 실태 조사’에 의거하면 20대의 공공도서관 인지율과 1회 체류시간 3시간 이상 비율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지만, 공공도서관을 꾸준히 이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가장 낮았어요. 즉, 공공도서관에 ‘한 번’ 이상은 가본 적 있지만, 도서관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얻지 못해 더 이상 찾지 않는 20대가 많다는 것이죠.

20대가 도서관 이용 목적으로 꼽은 가장 큰 두 가지는 ‘정보 취득 및 문제 해결’, 그리고 ‘공간 활용’인데요. 이에 20대가 여러 번 방문하고 싶어지는 도서관의 존재가 필요한 것으로 느껴져요.

 공공도서관 브랜딩의 정석을 알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개포하늘꿈도서관을 이용하며 아쉬웠던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조명’과 관련된 부분이었어요. MZ세대나 알파세대를 겨냥해 여러 공간을 기획하고, 디스플레이 하나하나 신경 썼다는 게 느껴졌지만, 조명의 색을 다양하게 사용해 공간을 구성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조명의 색’은 ‘조도(밝기)’와는 다른 개념인데요. 일반적으로 카페나 백화점의 조명은 2500K~3000K 정도입니다. 이러한 색의 온도는 편하게 만들어요. 반면, 집중과 긴장을 시키는 강의실의 조명은 5000K~6000K 정도입니다.

개포하늘꿈도서관은 직접 조도와 조명의 색을 측정해 봤는데요. 도서관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모두 4000K 이상에, 대부분은 5000K 정도 조명의 색이 있는 공간이었어요. LP 감상실 등의 공간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3000K~3500K 정도거나, 자유로운 분위기의 공간도 조명의 색이 더 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러한 아쉬운 점을 해소한 공공도서관 브랜딩의 정석인 의정부 도서관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하고자 해요.

✅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의정부 도서관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국내 최초의 미술 전문 공공도서관으로 미술과 책이 융합한 복합문화공간이에요. 해외 예술원서 등 다양한 종류의 미술 전문 자료를 비치했어요.

‘개포하늘꿈도서관에서 조금 아쉽다고 생각한 조명 부분도 해소되었는데요. 일반 열람실, 커뮤니티 존, 스테이지A 등의 공간들에 조명의 색 차이를 두어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나, 집중하고 싶을 때 등 상황별로 다양한 공간을 공감각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어요. 조명으로 분위기를 변주한 덕에 폐쇄된 공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분리된 다른 공간인 것처럼 구현했어요. ‘미술도서관’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내기 위해 많은 곡선을 활용한 것도 눈에 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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