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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gozigi newsletter_4호

인디 뮤지션과 플레이리스트 추천, 그리고 새로운 음악 지식까지

2022.09.22 | 조회 3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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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꼬지기

우리들의 인디 음악 잔치

   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훌쩍 다가온 가을 속, 갑작스러운 폭염에 다시 반팔을 입는 날씨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알 듯 모를 듯한 날씨 속에, 우리 또한 감정의 변화 속에서 헤엄치고 있기도 하죠. 마주한 불완전함 속 혼란을 느끼고 있다면, 잠시 그 감정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아요.

   구월 넷째 주, 『모꼬지기』 4호에는 불완전함에 대해 노래하는 인디밴드 위아더나잇, 최근 재유행하는 바이닐과 LP의 차이,그리고 나와 마주하는 시간 오전 두시에 듣고 싶은 구독자님을 위한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불완전함에 대하여, 위아더나잇

by 영

 

   조금은 추운 여름과 아직은 더운 가을 사이, 불완전한 계절이 있다. 소란한 밤과 고요한 새벽 사이, 불완전한 시간이 있다. 곁에 있는 불완전함 속에서, 나도 모르게 혼란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여기, 복잡하고 설명할 수 없는 불완전함을 노래하는 밴드가 있다.     

  뮤직스타뜰 네 번째 아티스트, '위아더나잇(We Are the Night)' 을 소개한다.

(▲ 위아더나잇 공식 페이스북)
(▲ 위아더나잇 공식 페이스북)

   위아더나잇(We Are the Night)은 함병선(보컬), 정원중(기타), 황성수(베이스), 김보람(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인디 팝 밴드이다. 2005년, 함병선, 정원중, 황성수, 함필립이 이모(Emo) 펑크 밴드 ‘로켓다이어리’를 결성한 것이 이들의 첫 행보였다. 멤버들의 군 입대로 잠시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전역 후 2013년 인디 팝 밴드 ‘위아더나잇’으로 탈바꿈하면서 그들만의 새로운 2막을 열었다. 2015년에는 김보람이 드러머로 영입되면서 5인조 밴드가 되었지만, 2020년에 키보디스트 함필립이 탈퇴하여 현재는 4인조 밴드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위아더나잇이라는 밴드 명의 탄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이들의 첫 정규 앨범의 첫 트랙 제목 ‘We Are the Night’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찾게 되었고, 이후 위아더나잇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우리는 밤이다, We Are the Night

   위아더나잇은 우리는 밤이다라고 외친다. 그들은 밤은 낮 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며, 비로소 나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누군가 보고 싶기도 하고, 지나간 열정이 아쉽기도 하고, 이 순간의 고요함에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는 그들은, 스스로가 밤이 되어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진솔하게 노래한다.

이토록 어두웠던 날이 있었나요

서로는 서로를 못 믿고

요즘 이상한 일들이 너무나 많죠

가끔은 참 외로워져

가로등 꺼진 밤거리도

거리낌 없이 걷고 싶어

위아더나잇의 <서로는 서로가>

 

   위아더나잇이 처음 노래했던 밤은 화려하고 신나는 축제 속에 존재한다. 젊은 날의 그들은 밤을 흥이 나는 시간이라 노래했고, 펑크록 사운드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하지만 오늘날 그들이 노래하는 밤은 전에 노래하던 화려한 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그들은 현재 신디 팝 사운드의 감성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고요하고 차분한 밤을 노래하며, 이 시간에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성찰한다

   그들에게 과거의 밤은 함께하는 시간이었지만, 현재의 밤은 혼자가 되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그들은 밤이 되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꿰뚫고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으며, 조금은 불완전한 형태로 남아 또 다른 밤을 찾아가고 있다. 비로소 밤이 된 그들은, 무언가로 정의되는 한 가지 감상이 아닌, 새롭게 마주하는 다양한 느낌이 되어 불완전한 그들의 시간을 노래하고 있다.

 

설익은 청춘의 들뜬 마음 가라앉히고

(▲ 위아더나잇 공식 페이스북)
(▲ 위아더나잇 공식 페이스북)

   위아더나잇의 [들뜬 마음 가라앉히고]는 그들의 네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불안과 희망이 뒤섞여 검은색을 닮은 이 앨범은, 설익은 청춘 속에 헤매는 우리네 시대적 감수성을 담고 있다

   이번 앨범은 닿지 않는 너에게 보내는 ‘No Thank You’, 청춘의 양면을 마주하는 깊은 우리 젊은 날’, 둘만의 언어를 속삭이는 있잖아’, 지난 너를 떠올리는 그 드라마처럼’, 청춘을 향해 달려가는 풍선껌’, 여름밤의 기억을 닮은그대야 안녕’, 어두운 방을 밝히는 ‘LCD’까지, 7개의 트랙으로 구성되었다.

“PM 10:40

서울 고속터미널로 향했다.

통영으로 가는 마지막 차를 타기 위해서다

누구에게나 각자 철저히 혼자가 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는 심야 버스를 탄다.

AM 2:00

사방이 깜깜하다.

소리들이 다시 날 서울로 데려다 놓았다.

진동이 재촉한다.

풍경이 부서지고 섞이며 음악이 되었다.

검은색이 완벽하다.”

위아더나잇의 [들뜬 마음 가라앉히고] 앨범 소개

 


🎵 음악주저리

레코드판으로의 회귀, 바이닐과 LP에 대하여

by 현

 

   최근, 디지털 음원 위주로 편향되어 있던 국내외 음악 시장에 아날로그 열풍이 돌고 있다. 음반 판매량 조사 회사 MRC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레코드판 판매는 약 2,700만 장으로 3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점차 인기가 사그라져가던 아날로그 음악 저장 매체인 ‘레코드판’의 부활을 보여 준다. 

   이러한 레코드판으로의 회귀는 미국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뉴트로(Newtro)’의 유행으로 노스탤지어 산업이 확대되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생활 이곳저곳에 새로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추억을 재생시키는 바이닐 또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바이닐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온라인 시대에 왜 대중들은 아날로그로 돌아가게 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자.

 

바이닐(Vinyl)’이란

   바이닐은 레코드의 소재인 염화비닐을 가리킨다. , ‘레코드판이라고 불리는 평평한 디스크를 의미한다. 2차 산업혁명인 19세기 중반, 바이닐이 출시되며 오랜 시간 동안 음악을 즐기는 표준 매체가 되었다. 하지만, 1980년대 CD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바이닐의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대부분의 음반 가게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LP? 바이닐? 뭐가 다른걸까

   기성세대들은 ‘LP’라 부르는데, MZ세대에겐 바이닐이라는 용어가 좀 더 익숙하다. LP와 바이닐이 같은 개념인지, 혹은 잘못된 혼용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사실, 바이닐과 LP는 같은 뜻이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이름을 달리 부르게 된 이유는 바이닐의 발전에 따른 종류의 차이에 있다.

   [SP, Standard Playing Record]

   SP 1920년대부터 널리 사용된 레코드판의 초기 형태로, ‘도나스판이라 불리기도 했다. 7인치( 17cm) 10인치( 25cm)로 제작되어 분당 78회 회전하며, 한 면에 3~4분 정도의 음악을 녹음한 싱글 음반이다. 수록할 수 있는 곡의 양이 적다 보니, 클래식 음악처럼 길이가 긴 음악은 SP로 제작되기 어려웠다. 그리고, LP EP와 다르게 셸락(Shellac, 천연 수지의 일종)을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충격에 약해서 금방 파손되었다고 한다.

   [EP, Extended Plying Record]

   EP 7인치( 17cm) 10인치( 25cm) 크기로, 분당 45회 정도 회전하여 1949년 출시 당시에는 ‘45’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보통 2~3곡 정도를 녹음할 수 있어서 OST나 신곡 발표에 최적화된 음반이었으며,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LP, Long Playing Record]

   LP 12인치( 30cm) 크기로 분당 33+1/3회 회전으로 재생되며, 한 면당 40~50분 정도의 음악을 녹음할 수 있다. 드물게 분당 45회전으로 재생되는 LP가 있기도 하다. 또한, 신소재 ‘PVC’로 레코드판을 만들게 되면서 잘 깨지지도 않았다. SP EP가 보편적이었던 음반 시장에서 이러한 LP의 출현은 혁신적이었고, 오늘날에는 LP의 의미가 확장되면서 정규앨범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다. 비교적 적은 분량의 EP SP가 점차 자취를 감춰가며, LP가 주류를 이루게 되자 바이닐과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정리하면, 바이닐은 SP EP, LP를 포함한 상위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판 형태의 레코드를 바이닐이라 부를 수 있는 반면에, LP는 정규앨범 분량의 레코드를 칭하는 것이다. 드문 경우로, 12인치 레코드판에 1~2곡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 레코드판은 정규앨범 분량이 아니기 때문에 LP라 칭하면 안 된다.

 

바이닐의 부활

   턴테이블에서 카세트테이프로, 카세트테이프에서 CD플레이어로, CD플레이어에서 MP3. 지난 짧은 시간 동안 오디오 기기는 급진적인 발전을 이뤘다. MP3조차 스마트폰으로 대체되며 자취를 감춰가는 중, 우리는 왜 다시 바이닐로 회귀하는 걸까.

   일단, 현재 바이닐 열풍은 바이닐을 즐겨 듣던 7080세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지금 이 현상의 주역은 인디 음악을 즐기는  MZ세대이다. 최근, 노스탤지어 마케팅이 MZ세대 사이에 유행하면서, 바이닐 고유의 오래된 사운드 또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바이닐은 비교적 음질이 깨끗한 CD와 디지털 음원과 다르게 녹음 당시의 잡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때, 지지직거리는 바이닐 고유의 소리가 음악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현재에 와서는 오히려 음악에 친근함을 더하는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왔다.

   하지만, 바이닐의 인기는 단순히 옛것을 그리워하는 향수 때문만은 아니다. 바이닐의 매력은 예스러움을 새롭게 해석하는 신선함에 있다. 최근 발매되는 바이닐은 그저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기존의 검정색이던 레코드판에 컬러와 디자인, 사진 등 독특한 요소를 더했고, 이를 통해 바이닐 자체를 한정판 굿즈로 탈바꿈시켰다. 이렇게 음악 컨셉에 맞는 물리적 패키지 상품은 소비자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켰으며 포스터나 책, 티셔츠같은 머천다이즈 역할을 하게 됐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일상은 차갑게 변했다. 간단하고 편리해졌지만, ‘느림의 미학이 없어지면서 감성 또한 간소화되어버렸다. 하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현재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느림의 빛은 여전히 존재한다. 무분별하게 재생되던 스트리밍 시장에서 노래 하나하나에 고민을 더해 바이닐을 천천히 고르게 되는 경험은, 우리에게 번거로운 과정이 아닌 새로운 체험을 선물해준다.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으로,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으로 다가오는 바이닐. 이러한 레코드판으로의 회귀는 국내 음반 시장을 새롭게 성장시킬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 둠칫두둠칫

나를 마주하는 시간, 오전 두시

by 영

“너저분한 마음이

하늘에 떠있어

우리 다치지 않게

유영하자"

2단지의 <내가 잠에서 깨면 구워 먹어줘>    

 

   째깍째깍. 소란하던 세상이 고요해지고, 조용하던 시계 소리가 뚜렷해지면, 하루 내 나의 감정들 또한 함께 선명해집니다. 오늘따라 이상했던 내가 후회되고, 숨겼던 감정들이 터져 나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정들은 내 머릿속에 끝없는 우주를 만듭니다. 이렇게 온전히 나를 마주할 때면, 우주 속을 끝없이 유영하며 쉽사리 잠자리에 들지 못해요. 오늘 새벽엔, 나만의 유영을 즐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새벽 두시, 구독자님 만의 우주를 만나보세요.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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