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러고 보면 참 무던~해, 응" 할머니가 언젠가 말했다.
"뭐 힘든 것도 없고 묵묵~하게 조용~하게 뚝딱뚝딱 해낸단 말이지. 무던이야 무던이."
나는 할머니 말씀대로 무던한 사람일까. 무던하다는 건 뭘까. 무던이도 스트레스도 받고 즐겁다가도 울고 화나고, 어지간한 인생의 굴곡과 쓴맛 단맛은 다 겪고 있다구? 무던이의 삶은 생각보다 그다지 무던하지가 않다. 다만 스스로도 무던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남들에 비해 그 굴곡을 천천~히 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겪는 오르막길 내리막길. 그 길을 천천히 오르내리면서 꽃도 구경하고~ 쭈그려 앉아서 개미도 구경하고~ 그렇게 걷다보니 산등성이 몇개 넘었더라~하는 것이 무던하다는 건가보다.
그런 무던이에게 할머니의 죽음은 느닷없이 눈 앞에 뚝 떨어진 높은 산과 같다. 할머니 첫 손녀 무던이 답게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글로 남기며 천천히 보내드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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