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단평

2024.09.02 | 조회 320 |
0
|
1인분 영화의 프로필 이미지

1인분 영화

영화에 관한 리뷰와 에세이를 발행합니다.

1. <에이리언: 로물루스>

 

<에이리언: 로물루스>(2024)는 부제와 작중 배경이 되는 공간이 넌지시 지시하는 것처럼 스페이스 호러의 고전 혹은 신화의 반열에 오른 <에이리언>(1979)으로 되돌아가 전작들의 흔적들을 이스터에그 삼으면서 계승하려 한다. 한편으로 극장 관람에 최적화된, 연출자의 필모그래피를 생각하면 끄덕여지는 능숙한 연출이 더해졌다. 리들리 스콧이 직접 연출한 <프로메테우스>(2012)나 <에이리언: 커버넌트>(2017)도 충분히 괜찮은 작품이었음에도 고개를 조금씩 갸웃하게 만들었던 반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넘쳐나는 프리퀄, 시퀄, 리부트 속에서도 마치 시리즈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음향과 음악 사용 면에서나 세계관 내 빌런들을 활용하는 방식 면에서도 크게 나무랄 데 없고,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도 식민지 출신의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행동에 나름의 당위성을 충실히 부여한다. 특히 케일리 스패니와 데이비드 존슨이라는 두 배우의 이름도 기억하게 된다. (2024.08.17.)

 

2.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2023) - (국내 개봉판 기준) 96분 안에 재난과 인물을 골고루 담는 연출과 편집은 스튜디오가 갖춘 일정한 기획력을 보여주기는 충분하다. 다만 주, 조연 각 캐릭터들의 구성이 거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을 만큼 전형적이고 생존을 위한 분투를 그려내는 데 충실하기 위함임을 짐작하더라도 작중 묘사되는 군견 실험 프로젝트는 공항대교 붕괴에 재난을 한 겹 더 입히기 위한 배경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기 직전 마지막 컷도 사족에 가깝게 여겨진다. 보다 넓은 이야기를 다룰 것처럼 그려지던 상황의 전개도 영화 속 일종의 흑막이 밝혀지고 난 뒤에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고립된 인물이 극 중심에 서는데, 문제는 기억에 남는 매력적인 캐릭터도 부재한다는 점이다. (2024.07.13.)

 

3. <존 오브 인터레스트>

 

소설가 정세랑의 산문에서 이런 문장을 읽은 적 있다. "나는 23세기 사람들이 21세기 사람들을 역겨워할까 봐 두렵다. 지금의 우리가 19세기와 20세기의 폭력을 역겨워하듯이 말이다."(『목소리를 드릴게요』, 아작, 2021)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2023)가 배경으로 삼는 1940년대보다 지금은 훨씬 더 국내와 세계 정세에 민감해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한두 뼘의 담장 너머에서 일어나는 일조차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은 나약하거나 제 주변의 안위에(만) 충실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럴수록 '우리'가 우리이기 위해 기울여야 할 노력은 저 너머의 냄새, 저 너머의 하늘빛, 저 너머의 소음을 경시하지 않는 것. 문득 이질감을 주는 몇 개의 신들이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진정 강조하고 싶었던 장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2024.06.10.)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1인분 영화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1인분 영화

영화에 관한 리뷰와 에세이를 발행합니다.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