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작곡가 토마스 멘데스(Tomás Méndez)가 작곡한 Cucurrucucú paloma는 한 여인을 사랑했던 남자가 결국 살아 생전 인연을 맺지 못하고, 죽은 뒤에 비둘기가 되어 여자의 창가에 날아와 구구 울어댄다는 이야기를 담은 노래이다.
이 곡은 멕시코 전통음악 특유의 경쾌한 스타일로 작곡되어, 1955년 코미디 <부랑자들의 학교(Escuela de vagabundos)>에서 당시 스타였던 페드로 인판테(Pedro Infante)에 의해, 그리고 롤라 벨트란(Lola Beltrán)에 의해 불려 많은 발매 당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브라질의 국민 뮤지션 카에타노 벨로주가 직접 리메이크한 버전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영화의 OST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왕가위 감독의 <해피 투게더>에서 이과수 폭포의 웅장한 모습과 함께 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장면은, 보영(장국영)과 아휘(양조위)의 관계를 더욱 애틋하게 만들며 영화의 초반부를 아름답게 장식한다. 해피투게더를 비롯한 왕가위 감독의 영화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은 배리 젠킨스의 <문라이트>에서도 이 노래가 고스란히 사용되었다.
심지어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에서는 카에타노 벨로주가 직접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영화에 한 장면으로 등장한다. 알모도바르는 브라질의 상파울루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 노래를 듣고는 깊은 감명을 받아 반드시 자기 영화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영상 처음에 ¡Acción!을 외치는 남자가 바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다)
Today's Curation
- 스페인의 싱어송라이터 Sílvia Pérez Cruz의 버전을 소개한다.
- 죽음과 이별에 대한 노래를 부를 때에도 그녀의 표정은 천진할 때가 많은데, 그것이 오히려 더 많은 감정을 전하는 듯하다.
- 정말로 신기하게도 이 글을 쓰는 마침 오늘 NPR Music에 그녀의 Tiny Desk Concert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Today's Question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환생할 수 있다면, 무엇이 되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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