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갈 때마다 똥이 마려운 이유 🥸

E02. 마리코 아오키는 서점에 갈 때마다 배변 욕구가 생긴다, 성향숙

2024.07.03 | 조회 345 |
0
|

nbsp

사사로운 이야기와 함께 콘텐츠를 큐레이팅합니다.

1985년 4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마리코 아오키씨는 일본의 유명 잡지 책의 잡지(本の雑誌)에 다음의 질문을 담은 편지를 보낸다.

서점에 가면 왠지 모를 변의를 느낍니다. 이유가 뭔가요?

- 마리코 아오키•회사원
<i>“지금 서점계를 뒤흔드는 ‘아오키 마리코 현상’의 수수께끼와 진실을 쫓다!!”</i>
“지금 서점계를 뒤흔드는 ‘아오키 마리코 현상’의 수수께끼와 진실을 쫓다!!”

이 질문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면서 유명해졌고, 당시 일본에서는 여러 교수들이 서점과 변의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한 가설을 세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나왔던 가설은 다음과 같다.

  • 쪼그리는 자세가 장운동을 촉진해 변의를 일으키는 것이다.
  • 서점의 엄숙한 분위기와 필요한 책을 찾아야 한다는 긴장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
  • 평소 화장실에서 책을 읽는 습관 때문에 책을 보면 조건반사적으로 변의를 느끼는 것이다.
  • 인쇄된 잉크 등이 섞인 서점 특유의 냄새가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어 변의를 일으킨다.

심지어 네 번째 가설을 주장한 일본의 노무라 마사토 교수는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쾌변을 위한 서점 향기 스프레이'까지 개발했으나, 효과는 미미했다고 한다.


Today's Curation

  • 성향숙 시인의 시집 <염소가 아니어서 다행이야>에 수록된 시
  • 이 한 편의 시가 위의 네 가지 가설보다 더 그럴듯한 이유처럼 들린다.
서점의 책들은 날것이다 책들이 풀처럼 일어선다 나는 낯선 글자들에 민감하다 신선한 제목들 앞에선 야생의 짐승으로 돌변한다 눈에 띄는 대로 뺐다 도로 끼웠다 날것의 글자들은 날것인 채로 서점의 시간은 풋것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의 원형 식탁 중심은 비어 있고 마리코 아오키가 은밀한 체위를 꿈꾸듯 절름발이 늑대가 있는 동물원에도 경건한 목례를 표하며 상상은 식물성일까? 하루를 꺼내 들고 백 년의 변기에 앉으면 부지런히 시간을 세는 초침을 이해하고 정착지를 잃은 상상들을 외롭지 않게 다독였다 끈질기게 씹어 삼킨 살코기를 생각한다 관념이 풍기는 따위의 고소한 맛에 대해 한 권의 들소를 해독하는데 천만 평 초원이 필요하다 원형 식탁의 즐거운 추억일지라도 초원은 침묵으로 배설될 것이다 - 「마리코 아오키는 서점에 갈 때마다 배변 욕구가 생긴다」, 성향숙

Today's Question

서점에 가면 어떤 곳을 가장 먼저 둘러 보나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nbsp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nbsp

사사로운 이야기와 함께 콘텐츠를 큐레이팅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