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나책] 살아남은 자들, 선과 악에 대하여

안녕 👋 오늘의 책 소개로 돌아온 쉼표 ⏸️ 예요.

이번에 소개할 책은 백온유 작가님의 『유원』이라는 장편소설이에요.

“나는 엄마의 하나 남은 딸이자, 언니가 선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품이다.(p.119)”

주인공 유원이👩🏻는 어릴 적 집에 난 화재 사건 속에서 살아남은 아이예요. 부모님이 자리를 비우신 사이 벌어진 화재 사건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이죠. 유원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두 사람, 유원이를 창밖으로 던진 언니와 그런 유원이를 받아낸 아저씨 덕분이었어요. 화재 사건에서는 살아남았지만, 그 사건은 유원이의 삶을 계속 쫓아다녀요. 사람들의 관심👀과 다리를 다쳐버린 아저씨👨가요. 게다가 죽어버린 언니를 투영해서 보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유원이를 쫓아다녀요. 안 그래도 복잡한 유원이의 삶에 어느 날 수현👩‍이라는 친구가 나타나요. 둘은 순식간에 친해지며 많은 것을 공유하게 돼요. 수현이의 비밀이 밝혀지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유원』은 이런 여러 인물과 여러 사건을 겪어내는 유원이의 삶을 담고 있어요.

1️⃣ 사고 속 살아남은 사람들👥

이 책은 유원이의 시점으로 적혀 있어요. 비극 속에 살아남은 당사자의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죠. 따라서 사고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당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으로 살아가는지 알 수 있어요. 유원이가 고마움, 분노, 죄책감 등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또한, 살아남았다는 이유만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삶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요. 관심을 넘어선 기대가 유원이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악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유원이는 상처를 받아요. 이런 모습을 보며 무심코, 어쩌면 선한 마음으로 하는 언행이더라도 상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 선함👍과 악함👎

유원이 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해요. 이 등장인물은 상황과 대상에 따라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죠. 온몸을 바쳐 유원이를 받아낸 아저씨와 유원이네 집에 계속 찾아와 돈을 요구하는 아저씨는 같은 사람이듯 말이에요. 선한 면과 악한 면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유원이를 살린 선한 언니조차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등장인물을 선하다, 악하다고 판단하기가 어려워요. 결국 모두에게는 선한 면과 악한 면이 함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돼요. 더 나아가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선함과 악함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포인트인 선과 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소설을 읽는 내내 어떤 것이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 맴돌았거든요.

선한 마음으로 하는 언행이더라도 상대는 상처를 받을 수 있었어요.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에 유원이가 상처를 받았고, 수현이를 위한 유원이의 행동에 수현이는 오히려 상처를 받았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내 언행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보며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내가 나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좋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설 속 유원이, 아저씨, 수현이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명확한 답을 내리기가 어려워요.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둘 다 가지기 때문이겠죠. 이렇게 등장인물의 선과 악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듯, 현실 속 우리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게는 나쁜 사람이었어도, 다른 대상에게, 다른 상황에서는 선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자 미워했던 사람들에 대한 미움이 조금은 사라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