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학도에서 살아남기] 섬에서 살아남기 part.1 (섬을 떠난 사람들)

숲 🌲 : 이곳에 있으면서 국문학도를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어. 우리와 함께 이곳에 남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하거나 질타하려는 것이 아니야. 세상의 모든 배움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자신의 인생을 더 즐겁고 유익한 곳으로 이끄는 것은 각자의 몫이잖아? 그저, 국문학도를 떠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편견 어린 시선이 조금 속상할 뿐이야. 나는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대학은 더 폭넓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현실 속의 대학은 그저 좋은 곳에 취업하기 위한 준비 과정 중 하나일 뿐이더라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국어국문학과는 타 학과들에 비해 대우가 그리 좋지 않았어. (같은 대학 안에서도 말이야.) 학과 내에 정교수님이 두 분밖에 안 계신다든지, 말만 전공선택과목이지 열리는 강의가 많지 않아서 거의 모든 강의를 필수로 들어야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특히 그랬어. (사실 나는 이게 이상하다고도 생각지 못했는데, 나중에 보니 다른 학과들은 우리와 상황이 전혀 다르더라고.) 심지어 배우는 내용이 전혀 다른 과와 통폐합될 위기에도 처했었지. 🤯

쉼표 ⏸️ : 숲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도 국어국문학과에 대한 편견을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나. (물론 어느 과나 과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있기 마련이겠지만 말이야.) 나는 신문방송학과를 복수전공 했었는데 내가 국어국문학과니까 보고서를 잘 쓸 것 같다는 농담을 들었었어. 국어국문학과 하면 아무래도 취직과 관련된 편견을 빼놓을 수 없겠지.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해봐야 쓸모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거든! 그래서 국어국문학과 전공을 한다고 하면 나중에 선생님이 될 거냐고 많이 물어보고, 그런 과가 아니라고 하면 걱정스러운 시선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 😢 그래서인지 대학 생활 동안 아예 전과해버리는 학생들도 있었고, 취직을 할 때는 국어국문학과랑은 관련 없는 다른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었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직무로 취업을 한다든지 말이야. (물론 꼭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론 취직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기술을 배우는 학과는 아니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주는 학과인 것은 분명해. 이곳에서 배운 지식을 통해 세상을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여러 문학 작품 속에서 다양한 힘을 얻기도 했거든. 또한, 오히려 보고서 같은 작업이 많은 곳이라면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한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도 하더라고! (결코 쓸모없지 않다는 말씀! 😤)

아라 🌷 : 다들 등단은 언제 할 거냐는 농담 들어본 적 있지 않아? 그리고 우리가 머무는 섬 이름도 생각해보면 씁쓸한 웃음이 나오는 게 현실이지. 😂 우리 숲이랑 쉼표가 잘 이야기해준 대로 학교 내부적으로도, 사람들 인식도 그렇다 보니 나조차도 내 전공에 자신이 없어지는 기분이 종종 들었어.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국문학과 졸업하면 뭐 먹고 살아요?’라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굶어 죽기 딱 좋죠.’라고 자조적인 대답을 하고 있더라고.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네.) 그래서 나도 신문방송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어. 아무리 생각해도 인문학은 정말 세상에 꼭 필요한 학문이지만, 어딘가 현재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과는 거리가 있어 보여서 고민이 많았거든. 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었어. 그건 바로 우리 뉴스레터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말이야...